(유럽) 유럽에서 1년 5개 월간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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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 있을 때 터키로 넘어가는 페리를 알아봤으나 더 이상 운항을 하지 않았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스페인까지 편도 요금이 보통 400$를 넘어갔었는데 사우디아라비아를 경유해 가면 267$밖에 들지 않아서 한참을 돌아가기로 했다. 어차피 비행기 타는 거 좋아하니 내게 있어서는 어쩌면 더 잘 된 일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23kg 가방 두 개가 무료이기도 했다!!

카이로에서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갔는데 하필 차 바퀴에 펑크가 났었다. 불행중 다행인게 내가 굉장히 일찍 출발했었다는 거다. 다행중 불행인게 운전기사는 금방 고친다고 하더니, 한참을 기다려도 못 고쳤다. 결국은 다른 택시를 잡아서 겨우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한숨좀 돌리려 했으나 창구직원이 리턴티켓이 없다며 표를 안 줬다. 스페인은 한국인에게 리턴티켓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매니저를 설득했고, 매니저는 결국 이리 저리 전화하더니 표를 줬다. 내 자전거 여행은, 내 인생은 시트콤 그 자체다. 쉽게 가면 재미 없지. 이렇게 자그마한 일들이 있어줘야 재밌는거지. 아프리카를 벗어나서 유럽에 간다 한들 시트콤은 계속 이어지겠지?

비행기 이륙은 12월 30일에 했지만 스페인에 착륙한 시간은 12월 31일이었다. 새해는 유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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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공항에 나와서 감격의 환호성을 질렀다. 스페인 땅을 밟은 이상 한가지 사실은 확실해졌다.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은 성공적이었다는 것!! (내 기준에 의하면) 여행의 성공 = 별 탈 없이 살아서 여행을 끝마침.

마드리드에서 머물곳을 찾는 게 쉽지가 않았다. 문화 교류의 형태로 외국인을 자기네 집에 재워주는 웜샤워 (warmshowers.org) 회원들에게 많은 쪽지를 보내봤지만 새해라서 다들 바빠서 호스팅을(초대) 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사실 그 나라의 연휴날에는 여행하는 게 굉장히 힘들다.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고, 현지인들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휴가를 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운 좋게도 한 스페인 가족으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마음 따뜻한 현지 가족 덕분에 즐거운 새해를 함께 보낼 수 있었다. 시작부터 뭔가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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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자전거를 타는 건 감동 그 자체였다.

무엇에 감동을 받았냐면..
-사람들이 나한테 소리를 안 지른다!!!!!!!!!!!!!!!!!
-차들이 나한테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차들이 내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 준다!!!!!!!!!!!!!!!
-도로에 쓰레기가 거의 없다 (아프리카에 비하면)!!!!!!!!!!!!!!!!
-포장도로가 잘 깔렸다!!!!!!!!!!!!!!!!!!!!
우아!!!!!!!!!!!!!!!!!!!!!!!!!!!!!!!!!!!!!

이렇게 편하게 자전거 탈 수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아프리카에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에 유럽에서 자전거 타는 건 천국과 마찬가지였다.

2년 반 넘게 자전거 여행하면서 GPS 및 핸드폰 없이 다녔었는데, 지인분이 중고 같은 새거 아이폰4 를 택배로 보내줬다. 덕분에 정말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중남미나 아프리카에서는 길이 별로 복잡하지 않고, 길을 헤매면 물어보면 되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이게 거의 불가능했다. 아이폰의 GPS 기능 없었다면 유럽에서 어떻게 자전거 여행을 했을지 상상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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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음식을 참으로 좋아 했었다. 스페인 사람들은 돼지 훈제 (햄)을 무척 좋아해서 엄청나게 큰 훈제 돼지를 부엌에 놓고 틈날 때마다 칼로 썰어 먹는다.
전세계 술집이 본 받아야 할 스페인 술 문화가 하나 있는데 맥주를 시키면 조그마한 안주를 공짜로 주는 거다. (맨 위 사진 오른쪽) 심지어 콜라를 시켜도 공짜 안주를 주기도 한다.
스페인에서 좋아했던 것 중 하나가 샹그리아라는 술이다. (맨 위 왼쪽) 과일과 레드와인 브랜디를 섞어 마시는데 도수가 높지 않고 달달해서 여성들에게 특히나 인기가 많다.
맨 위에서 두번째 줄에 있는 음식은 빠에야 라고 불리는 건데 내가 정말 사랑했던 음식 중 하나다!!!!
스페인 친구에게 초대 받아서 레스토랑을 간 적이 있는데 신기한 달팽이 요리를 먹을 수 있었다. 소스가 잘 베어서 맛이 좋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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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셀로나에 가서는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웅잠함에 깜짝 놀랐었다. 단 한 번도 티비나 인터넷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실내를 본적이 없었기에 들어가자마자 충격 그 자체였다. 건축물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사그리다 파밀리아를 본 후에 건축물이 이렇게 멋질 수도 있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외관은 유령의 집 같이 생겼는데 실내는 정말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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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있을 때 메일을 주고 받은 이가 있다. 내 여행기를 오랫동안 봐왔다면서 바르셀로나에 오면 자기네 집에 꼭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 친구, 이름은 빅토르. 빅토르네 집에 머물면서 한달치 분량의 밀린 여행기를 다 올렸다. 나중에 빅토르의 가족과 가까이 지내게 되어서 헤어질 때는 꽤나 슬펐다.

유럽여행을 하면서 좋았던 점은 이렇게 인터넷으로 연락을 주고 받은 이들의 집에 실제로 초대를 받을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행기를 한글뿐만이 아니라 영어로도 쓰다 보니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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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프랑스로 국경을 넘은 뒤 약간 충격을 받은 게 프랑스 도로의 포장 상태가 좋지가 않았다. 또한 쓰레기가 너무 길거리에 많아서 선진국 중 하나인 프랑스가 왜 이런 모습을 보이나 궁금했다.

프랑스에 넘어 간 이후 대형슈퍼마켓에서 재밌는 걸 보았다. 1+1 같은 와인 세일을 하는 모습인데, 와인이라고 하면 고급스러운 진열을 생각하게 되는데 여기는 그냥 아무렇지 않게 마구 엉켜 있었다.

프랑스는 음식 문화가 상당히 달랐었다. 샐러드를 먼저 먹은 후 메인 코스와 요구르트 치즈를 등을 순서대로 먹는 경우를 자주 접했다. 프랑스 현지인 집에 몇 번 지내면서 여러 종류의 치즈를 먹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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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마을에서 라디오 방송을 한적이 있었다. 영어로 진행을 했었는데 진행하는 이와 농담하며 엄청 웃었었다. 그런데 이 방송을 들을 기회는 없었다. 아무튼 재밌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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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에서 정말 인상 깊었던 곳중 하나를 꼽으라면 카르카손 (Carcassonne) 성이다. 프랑스 동남쪽에 위치해 있는데, 마치 동화속에나 나올법한 그런 장면을 연출했다. 중세시대로 돌아가서 성을 걷는 느낌이 들어서 신비하고 좋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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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인상 깊었던 곳은 툴루즈(Toulouse)에 있는 우주박물관(Cite de l’espace)이다. 우주여행을 꿈꾸는 나로서 이런 곳을 방문한다는 건 굉장히 뜻 깊은 일이었다. 거금 입장료 20유로 (2만 7천원)을 주고 방문했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박물관은 야외, 실내, 영화관으로 나뉘어서 볼게 굉장히 많았다. 아침 일찍부터 와야 했는데 조금 늦게 와서 모든 걸 다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꿈에 대한 동기부여를 다지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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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는 마을들이 예쁘서 관광지로 유명한데, 자전거를 타면서 모든 마을을 계속 지나치다 보니까 그들의 동네가 그렇게 크게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아기자기한 그런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프랑스에서 놀란게 있는데 예상외로 사람들이 매우 상냥했다는 거다.  마치 북미권의 사람들을 보는 것 같다랄까나? 눈이 마주치면 ‘봉쥬르’ 하며 웃으면서 지나간다. 북미에 있을 때 모르는 사람들과 헬로우 하이 인사하며 다닌 걸 좋아했던 나로서는 프랑스는 천국과 같은 평온한 느낌을 줬다.

밥을 먹으려고 길 한편에서 앉아서 식량을 꺼내 먹으면 “보나베띠 (Bon appetit)-맛있게 드세요’라며 인사를 해주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거만하다고 알려져서 불친절 할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나긋나긋 상냥해서 정말 좋았다.

또한 영어를 쓸 줄 아는 사람도 종종 있어서 크게 어려움을 느끼진 않았다. 영어를 못해서 쑥쓰러워 하는 이들도 여럿 만났었는데, 일부러 불어만 고집하는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란 것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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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오기 전에 가장 크게 걱정한 게 물가였다. 유럽의 살인물가를 어떻게 버텨낼지 감히 상상도 못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오히려 유럽에서 더 잘먹고 다녔다. 그이유는 단 하나, 바로 대형마트때문이다! 한국 뉴스에서 시장 상인들이 프랑스와 한국 마트를 비교하면서 유럽의 마트는 도시와 멀리 떨어졌다며 한국 대형 마트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걸 봤는데, 막상 유럽에 와서 보니 온동네 방네 대형 마트 천국이었다.

이왕이면은 동네 상점을 이용해주고 싶지만, 유럽에선 가격이 너무 크게 차이나서 대형마트에서만 식량을 구매했다.  빵, 햄, 치즈 등을 사려고 보면 가격대가 천차 만별인데 1유로짜리도 굉장히 많았다. 아프리카에서는 싸구려 비스켓만 주구장창 먹었었는데 유럽에 와서는 가방에 식량을 항상 가득 차게 다녔다. 풍경 멋진 곳에서 이렇게 가방에 있는 모든 식량을 꺼내 점식을 먹는 경우가 많았었다. 생각해보면 대형마트 덕분에 유럽에서  편안하게 잘 먹고 다녔다.

다른 한국 여행자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식료품비는 유럽이 좀 더 싸다고 하다. 그런데 유럽에 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얘기하다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는데 유럽인들의 월급이 생각만큼 높지가 않다. GNI(1인당 국민소득)은 높아 보일지 몰라도 예로들어 1200 유로~ 1400 유로를 월급으로 받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던 거 같다. 연봉 천 9백만원~ 2천 2백만원정도 받고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랄까나? (물론 직종이 다양한만큼 월급도 다양하지만, 보편적인 기준에서 봤을 때를 얘기하는거다.)

식료품비는 한국이 조금 비싸긴 한데 서비스비는 유럽이 훨 비싸다. 예로들어 머리를 자른다거나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 등의 서비스 비용은 좀 높다. 월급과 생활 물가를 따져봤을 때 실질적으로 한국과 유럽의 생활 수준은 은근 비슷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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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열정적인 나라로 알려져서 사람들 또한 굉장히 친절할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사람들이 굉장히 차갑게 느껴졌다. 스페인이나 프랑스에서 현지인 마당에 허락 받고 텐트를 친적도 있고 심지어 집 안에 초대받은 적도 있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는 사람들이 굉장히 차가워서 그들의 집 앞마당에 텐트 치는 걸 허락받기가 어려웠다. 마치 브라질에서 겪었던 그런 차가움을 다시 겪은 느낌이랄까나?

하루는 여러 현지인에게 거절 받은 뒤, 한 현지인이 농장을 알려주더니 거기에다 텐트를 치라고 했다. 길 끝 부분이고 주변이 허허벌판이라 은근 좀 무서웠다. 본의아니게 유럽에서 첫 와일드캠핑을 하게 되었다.

다른 여행자와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북 이탈리아 사람들이 차가워서 여행하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다른이가 얘기해준 바로는 북부 이탈리아는 사람들이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다고 한다. 남부이탈리아에서 자전거 여행을 했다면 어땠을지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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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자전거 애호가가 상당히 많다는 거였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장비를 싹 갖춰서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 많았다. 색깔도 굉장히 중시하는 거 같았다. ㅎ

프랑스와 달리 이탈리아에서는 눈이 마주치더라도 인사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다만 나에게 인사를 해주는 딱 한 부류가 있었는데 바로 이렇게 장비를 셋트로 맞춰서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었다. (사실 유럽에서 눈 마주쳤을 때 인사해주는 나라는 프랑스밖에 없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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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재밌는 점은 소형차가 굉장히 많았다는 것이다. 사실 이탈리아뿐만이 아니라 프랑스에도 굉장히 많은 소형차를 볼 수 있었다. 월급이 높지 않아서 소형차를 사는 경우일지도 모르겠으나, 내눈엔 소박하게 사는 그들의 모습이 반영 된 게 아닐까 싶어서 좋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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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이런 풍경은 처음 봤다. 밀라노 근처 외곽길에는 굉장히 많은 성매매 여성이 길에 서있다. 생각해보면 길거리에 성매매 여성이 서 있는 걸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넘어가는 국경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서 있는 건 정말이지 처음봤다. 차안에는 어른만 있는 게 아니라 아이 및 청소년도 있을 수 있다. 아이들도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점은 좋지 않아 보였다.

이탈리아에선 법적으론 성매매가 합법이다. (사창가, 매춘알선업자는 불법이다.) 법적으로 길거리 성매매가 합법으로 났으나 시행이 아직 안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보다시피 길거리 성매매는 굉장히 활성화 되어 있었다. 이탈리아는 인신매매의 희생자가 높은 나라 중 하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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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하다는 밀라노에 왔는데 사실은 조금 실망을 했다. 그닥 특별해 보이는 관광지가 없었다. 광장에 있는 성당이 다였다랄까나? 하지만 밀라노는 내게 있어 특별한 장소로 기억 된다. 왜냐면 아프리카에서 만났던 친구를 밀라노에서 다시 만났기 때문이다. 그 친구가 다른 도시에 주말 아파트를 소유했었는데, 그곳에서 일주일이나 혼자 머물게 해줬었다. 덕분에 혼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혜택을 누리며 자유로움을 만끾하기도 했었다.  그 친구를 밀라노에서 재회한 건 크나큰 기쁨이었다.

또한 밀라노에서 미국인 친구를 알게 되었는데 그 친구와도 자주 연락하며 지내는 사이가 되어서 밀라노는 좋은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기억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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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장풍 고수가 모인다는 그곳 피사의 사탑에 들러서 쓰러져 가는 피사를 받들어 보았다. 피사의 사탑 꼭대기에 오르려면 18유로를 내야 했는데 호기심 때문에 올라가봤다. 기울어진 사탑을 올라가는 재미가 있었고 호기심을 해결했기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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쉥겐조약 3개월이 얼마 안남아서 원래는 이탈리아 북쪽으로 빠르게 지나가려고 했는데, 아름다운 피렌체를 안 가는 게 아쉬웠다. 피렌체 방문 이후 매일같이 자전거를 열심히 타는 걸로 계획을 바꿨다. 피렌체에는 3일정도 머물렀는데 자전거를 고치느냐고 시내 구경은 하루이틀밖에 못 했다. 시간이 한정적이니까 머무는 시간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졌던 거 같다. 피렌체는 내가 가본 유럽 관광지 중에 가장 인상 깊은 곳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언제 다시 방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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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만큼 유명한 관광지 베니스에도 들렀다. 베니스에서는 숙소 찾는 게 불가능해서 베니스에서 한참 떨어진 도시에 숙소를 잡고 다음날 기차를 타고 와서 베니스 관광을 했다. 밀라노에서 만났던 프랑스 자전거 여행자와 또 다른 호주 자전거 여행자와 같이 다녀서 더 재밌었다. 베니스는 기대한만큼이나 정말 멋져서 역시나 이곳도 인상깊었던 관광지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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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부터 일정이 같은 프랑스 자전거 여행자와 3~4일 정도 같이 자전거를 탔다. 그의 이름은 플로렁인데, 그의 자전거 속도와 내 자전거 속도가 비슷해서 자전거 타기가 편했다. 그가 짐을 가득 싣고 다녔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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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국경 넘어서 현지인들이 숲을 헤매며 풀을 뜯는 게 보였다. 물어 보니 첫번째 사진과 같은 걸 따고 있다고 했다.봄에 나는 식용 식물이라고 한다. 현지어로는 Šparoga. 알고보니 아스파라거스라고 한다. 아스파라거스 너무 씁쓸해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정말 맛있다!!! 게다가 가늘고 부드럽기까지 하다. 고사리 찾아 헤매듯 플로렁과 함께 풀 뜯었다. 그런데 이건 고사리랑 달리 따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어서 따는 재미가 솔솔했다.

슬로베니아에서는 딱 하룻밤밖에 머물질 않았지만, 동네 풍경이 굉장히 평온해서 평화로운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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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둘째날이자 마지막날 현지인에게 주변에 동굴이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지정 된 Škocjan Caves인데, 플로렁과 함께 들르게 되었다. 동굴에서 사진찍는 게 금지되어 있어서 위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퍼온 사진이다. 그런데 사진과 달리 그렇게 웅장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다만 여행이래 처음으로 동굴을 방문하는 거라서 흥미로웠다.

크로아티아에 들어온 뒤로 플로렁과는 일정이 달라서 헤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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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에서 재밌는 도전을 해봤다. 채식주의자가 되기! 채식주의자에도 종류가 여러 있는데 내가 도전한 건 완전 채식위주랄까나? 동물에서 나오는 것들은 일절 먹지 않는 거였다. 계란, 치즈, 우유, 심지어는 꿀 조차 먹지 않는 거였다. 채소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매일 다른 종류의 채소를 갖고 음식을 해먹어서 요리 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콩도 자주 먹고 또한 콩으로 만든 고기 같은 식품을 자주 사먹어서 별 문제가 없었다.

채식주의자가 되면서 생전 처음 조깅도 해봤다. 처음엔 너무 힘들어서 1km도 제대로 못 달렸는데 한 달 열심히 달리다 보니 10km도 달리게 되었다. 처음 속도는 9’10″/km 였는데 이후에 7’30″/km 까지 줄였다. 사실 달리는 거 잘 못한다.ㅎ

자전거 여행 할때도 채식만 먹었는데 체력적으로 문제 없이 이전과 같이 잘 탔다. 오직 단 한가지 문제점이라면 일부 사람들이 채식주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거였다. 특히 하룻밤 텐트 치려고 들어갔다가 현지인에게 저녁밥 초대 받게 되었을 때 고기를 안 먹는다고 하면 실망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또한 식당에 가면 주문할 음식이 없었다. 직접 요리하면 먹을 게 무궁무진한데, 식당에만 가면 먹을 음식이 하나도 없다.

사실 채식주의를 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다만, 유럽 여행하면서 채식주의자를 자주 볼 수 있었다. 자주 접하다 보니 호기심에 따라 하게 된 게 아닐까 싶다. 채식주의자가 되어서 좋은 것은 내 생명이 소중하면 다른 동물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나의 신념을 따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채식주의자가 되어서 좋은 또 다른 점은 평소와 같이 많이 먹었음에도 살이 빠졌다는 것이다! 캐나다 워홀 시절 살이 4kg이나 쪘었는데, 아메리카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을 2년 반 넘게 해도 안 빠지던 살이 채식주의 하면서 빠졌다. 신기한게 평소와 같이 엄청 많이 먹었는데도 살이 빠졌다는 거다.

아이스크림에 유제품이 들어가서 아이스크림조차 안 먹었었는데, 사실 어쩌다 한 번 육류를 먹었다. 바로 현지 고유 전통의 음식을 접할 때였다. 여행왔는데 현지 음식을 안 먹으면 아쉽지 않나 싶어서 예외를 두기로 했다. 다행히도 사실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 비슷비슷하다. 그래서 현지 전통 음식을 먹을 기회가 적었기에 거의 채식 위주로만 먹으며 자전거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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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해안가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다만 언덕이 많아서 자전거 타기에는 조금 힘들다. 풍경이 멋지니 힘든 언덕길 정도는 감안해야 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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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내륙지방으로 넘어오니 해안가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 보였다. 현 발칸반도에서 알바니아, 그리스, 로마니아, 불가리아를 제외하고는 7개 나라(슬로바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코소보)는 유고슬라비아라는 나라의 이름으로 20세기를 함께 보냈다. 유고슬라비아를 공산주의 체제하에 하나의 나라로 묶고 이끌었던 독재자가 티토인데 티토가 죽은 후 서서히 분열을 했으며, 1991~1995년 사이에 엄청나게 끔찍한 내전을 치뤘다. 그 끔찍했던 전쟁 흔적이 크로아티아 내륙으로 들어오니 자주 보였다. 전세계적으로 여러 많은 전쟁들이 있었긴 하지만, 이렇게 전쟁의 흔적이 곳곳에 아직도 남아있는 나라는 처음 목격해서 충격적이었다.

크로아티아 해안가의 대도시에서는 잘 몰랐는데, 확실히 내륙으로 들어오니 사람들이 어렵게 사는게 느껴졌다. 크로아티아의 평균 월급은 대략 60~70만 원 정도다. 물가는 한국하고 비슷하거나 조금 싸다. 세금은 엄청 많이 낸다고 한다. 대신 대학교와 의료는 무상에 가깝다고 한다.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버는지 잘 모르겠다.
한국보다 훨씬 낮은 임금, 하지만 높은 세금과 물가들을 보니 크로아티아에서의 삶은 힘겨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자기나라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그들의 땅에서 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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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에서 내륙으로 들어온 이유는 플리트비체 공원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사진으로는 굉장히 조용해 보이는데 사실 전세계 모든 관광객들이 이 공원에 많이 몰려들었다. 한국의 무슨 쇼프로그램에서 이 공원이 소개 되었고 덕분에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찾는다고 하던데, 실제로 내가 지나친 아시아 관광객 중 90%가 한국인이었다.
관광객이 비록 많을지라도 끊임없이 자연의 치유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호수 위에 철재로 만들어진 다리가 아닌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가 많이 놓여져 있었었다. 덕분에 자연과 하나 된다는 느낌을 크게 받게 되었다. 그 동안 지나친 국립공원 중에 이렇게 자연과 친밀해진 느낌을 주는 공원은 플리트비체가 유일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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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 및 고기가 전혀 섞이지 않은 것들 골라 장을 봤었다. 가방에 음식들로 가득찼던지라, 여행이래 처음으로 달리던 중간에 자리 잡고 요리를 해봤다. 운 좋게 정말 명당 자리를 발견했다. 캠핑 하면 요리를 절대 안 한다. 어쩌다가 요리 하면 라면 끓이는 게 전부였다. 근데 이번엔 양파도 썰고, 마늘도 썰었다. 냇가 옆에서 양파와 마늘이 올리브오일에 볶아지는 소리를 들으니 감동의 물결이 몰려왔다. 자연과 하나가 된 다는 소리가 이해 될 거 같다. 욕심 부려서 된장국도 끓였다. 파스타 일부는 오후 라이딩을 위해 비닐봉지에 쌓다. 이렇게 하다 보니 대략 2시간 30분이 걸렸다. 다음 부턴 한 가지 요리만 간단하게 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후로는 절대 라이딩 중 요리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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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래 처음으로 한국인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다. 캡틴 권 (http://captkwon.tistory.com/)으로 불리는 분인데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다가 때마침 서로 비슷한 곳을 지나가게 되어서 이틀을 같이 자전거를 탔다. 갖고 있던 한국 양념으로 맛난 한국음식을 해먹으니 캠핑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사실 당시엔 몰랐는데 캡틴권님이 배려심이 참 많다는 걸 여러 사람과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알았다. 며칠 같이 여행한 플로렁 같은 경우는 나랑 속도가 비슷했기에 같이 자전거 타는 데 별 문제가 없었는데, 보통 다른 사람들과 자전거를 타면 은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 이유는 속도 때문이다.

나는 속도가 느려서 같이 달리게 되면 엄청 뒤쳐져서 나중엔 시야에서 사라지기까지 한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나만의 즐거운 여행이 아니라 그 사람을 따라 잡기 위한 여행이 되어서 스트레스를 받아 즐길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누가 같이 자전거 타자고 하면 반갑기보단 두려움이 더 크다. 짧게 하루 혹은 몇 시간만이라도 같이 탄 사람의  대부분이 내 속도에 지쳐서 내 시야에서 사라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플로렁은 속도가 같았기에 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아서 스트레스 압박 없이 편하게 달렸었다. 캡틴권님 같은 경우엔 일부러 내 속도에 마춰서 달려주었다. 나보다 속도가 훨씬 빠른데, 일부러 내 속도에 맞춰서 달려주는 사람은 거의 못 봤기에 캡틴권님의 배려심이 깊은 게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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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권님은 서유럽으로 가고 나는 동유럽으로 가야했기에 짧은 일정을 뒤로하고 다시 혼자 달렸다. 보스니아로 입국한 후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전쟁의 흔적이 너무 생생하게 길 중간중간 계속 나있기 때문에다. 전쟁은 20년전에 일어났었는데 GDP가 낮다 보니 방치된 집들이 너무많았고 지뢰도 제대로 제거 안 되어 지뢰 경고판도 너무나도 이리저리 많이 보였다. 전쟁으로 인해 피난 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아 마을 전체가 텅텅빈 곳도 있었다. 해지기 직전 텐트 치려고 현지인에게 허락받으러 시골마을에 들어갔는데 알고보니 사람 한 명 살지 않는 폐허 유령 마을이란 사실을 알고 미친듯이 고속도로로 도망 갈 때는 등골이 오싹했다.

전쟁영화 같은 건 너무 전쟁을 미화시키지 않나 싶다. 전쟁에 대한 경험을 해보고 싶으면 보스니아라는 나라를 여행 해보라고 싶다. 그러면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지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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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흔적 때문에 보스니아가 오싹한 나라로 기억에 남긴 했지만, 사실 보스니아는 풍경이 멋진 곳이다. 산악지대가 자주 나와서 힘들게 오르막 오른 뒤에 멋진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원래는 산에서 자전거 타는 걸 끔찍하게 힘들어했다. 그런데 발칸반도에 들어오면서 계속 산악지대에서 자전거를 타다 보니 나도 모르게 산에서 자전 걸 타는 걸 즐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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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 뒤에 내리막을 신나게 내려가다가 브레이크를 나도 모르게 꽉 잡았다. 너무나도 멋진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기 대문이다. 이렇게 기가막힌 풍경을 우연히 마주치긴 처음이다!!!! 갈 길이 멀었는데, 한참을 서서 호수를 바라 봤었다.

여행이래 처음으로 집을 사고 싶은 곳이 생겼다. 주변 마을을 내려가 봤는데 관광객이 안 보인 걸 봐서는 관광지로 유명한 곳은 아니었던 거 같다. 유럽 사람들 중 가끔 시골 마을에 홀리데이 하우스를 사 놓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내가 만약 홀리데이 하우스를 갖게 될 기회가 생긴다면 이 곳에 꼭 사고 싶다. 그런데 함정은 길 가다 우연히 마주친곳이라 여기가 어딘지 기억이 안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순간은 기억속으로만 간직하는 게 더 아름다울 수도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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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는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 손 꼽히는데, 두브로브니크를 보기 위해 보스니아에서 다시 크로아티아로 향했다. 두브로브니크로 이어지는 메인 고속도로로 들어가자 마자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길은 좁은데 차량이 많으니 다들 나한테 너무 바짝 붙었다.
두브로브니크는 13세기부터 지중해 세계의 중심도시였다.막상 와서 보니 두브로브니크에는 이 오래된 성과 해변 말고는 볼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 하루 관광이면 충분했다. 이곳은 프랑스에 있던 카르카손의 요새도시 처럼 성벽 안에 많은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프랑스 카르카손 요새에는 상점과 호텔들이 주가 이루는데,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성에는 많은 주민들이 머무르고 있었다. 사실 성 외곽 모습만 따져 보면 카르카손이 훨씬 더 인상적인 거 같다.
두브로브니크의 매력은 골목골목길 돌아 다니기랄까나? 날이 너무 더웠던지라 골목골목 돌아다니며 그늘에서 자주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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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에서 산을 계속 타줬더니 이제 산 앞에서 겁을 먹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몬테네그로라는 나라에 들어온 뒤에 해안가로 빠지지 않고 일부러 산을 올라가는 경로를 택했다. 힘들게 지그재그 오르막을 오른 뒤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감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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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의 나라들은 작아서 며칠 자전거 여행하다 보면 벌써 다른 나라에 도착해 있었다. 다음 나라는 알바니아 였는데, 알바니아에서 마음고생을 아프리카에서 했던 것 처럼 했다. 이곳은 여자 혼자 여행하기엔 무리가 있는 곳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차 안에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 현지인들로부터 길거리 추파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알바니아 여행을 했던 다른 자전거 여행자와 얘기하다가 깨달은 사실이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은 나 밖에 없었던 거다. 다른 자전거 여행자와 나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여자 혼자냐 아니면 남자와 함께 혹은 남자 혼자 있었느냐였다. 같은 아시아인인 캡틴권님도 차에서 자기한테 소리치거나 시끄럽게 계속 경적을 울린 걸 본적이 없다고 했다.

GDP가 굉장히 낮고 너무 자유 분방한 나라에 가면, 혼자 있는 외국인 여성을 괴롭히는 걸 즐기는 남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아시아인 여성은 좀 더 연약해 보이니 더 그러지 않나 싶다.) 아시아인 여자 혼자 자전거 여행을 한다는 건 위험부담감보다 스트레스를 이겨 내는 게 더 큰 힘든 일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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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니아 수도에서 뒷바퀴 스포크가 부러져서 호스텔 직원이 알려준 수리공에게 갔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당연히 고칠줄 안다고 했다.그런데 알고보니 수리도구 중 일부가 없어서 힘으로 고치려 하다 보니 결국은 오히려 스포크를 하나씩 부러트리고 있었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할 말을 일었었다. 다행히도 그 수리공이 이웃집 나이 드신 분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우여곡절 끝에 스포크를 교체했다. 근데 튜닝이 제대로 안 되어서 림이 브레이크를 쳤었었다.
알바니아 수도에서 호스텔에 지냈었는데, 수도를 떠난 뒤에 몸이 서서히 근지럽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벼룩에 물렸던 거 같다. 수리공의 집이 사실 굉장히 낡았었는데 그 분이 제공해준 의자에 앉았다가 벼룩에 물린건지 아니면 호스텔에서 물린건지 모르겠다.
알바니아에서의 자전거 여행은 마치 아프리카로 돌아간 거 같은 기분이랄까나? 알바니아에서는 어느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었다. 유럽에 있었지만 아프리카에 있었던 것만 같았던 알바니아 여행을 황급히 끝내고 다음 나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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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나라는 마케도니아였는데, 알바니아에서 마케도니아로 넘어가는 건 마치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넘어가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케도니아에서부터는 나에게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없었고 대부분의 일들이 상식적으로 처리 되어서 마음에 평화가 다시 들었다.

발칸반도 해안가 부근에서 알바니아만 빼고 다 구 유고슬라비아에 속했다. 구 유고슬라비아 나라끼리는 비슷한  성향이 있는데 그 것 중 하나가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친절하다는 것이다.  내게 있어서 가장 여행하기 편했던 곳이 구 유고슬라비아 나라들이었다. GNI가 (1인당 국민소득) 낮아서 물가가 쌌지만, 아프리카나 라틴 아메리카랑은 달리 유럽처럼 상식이 통하는 곳이었다. 즉,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적당한 친절함을 얻을 수 있는 동시에 상식이 통하는 유일한 곳이란 거다. 여자 혼자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친절함을 얻을 수 있는 동시에 괴롭힘을 받지 않아도 되었던 곳은 구 유고슬라비아가 유일하지 않았나 싶다.

보통은 너무나도 친절한 나라로 알려진 곳에 가면 길거리 남자들로부터 귀찮은 일을(소리지르기, 추파 보내기 등등) 계속 받게 되어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되는데, 구 유고슬라비아만은 예외였다.

마케도니아에서 유명한 관광지가 오흐리드란 곳이다. 물 깨끗하기로 유럽에서 소문난 곳인데, 막상 와서 본 호수는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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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흐리드 호수가 특별한 곳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해 질 녘이 다 되어가서 한 레스토랑에 있는 현지인들이 말을 걸더니 술 한잔을 건냈다. 그러더니 저녁에 잠잘 곳을 알아봐주겠다고 하더니 오흐리드 앞 캠핑장에 무료로 잘 수 있게 해줬다. 덕분에 호수가 보이는 곳 앞에다가 텐트를 쳤다. 저녁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천막 밑에 텐트를 쳐서 편하게 잘 수 있었다. 다음날 텐트에서 편하게 오흐리드를 바라 보니 별 특별해 보일 게 없던 호수가 특별해보였다. 특별하지 않던 곳도 소중한 추억거리가 생기면 특별해 보이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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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도니아를 거의 빠져나갈 때 쯤 아름다운 곳을 발견했다. 이곳에 텐트 치고 싶었는데, 일정이 꼬일까봐 그냥 갔다. 사실 생각해보면 와일드 캠핑이 무서웠던 게 주된 이유였던 거 같다. 유럽에 오면 편하게 와일드 캠핑 실컨 할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 전혀 아니었다. 겁쟁이 자전거 여행자는 어딜 가든 겁쟁이인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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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나라 불가리아에서는 현지인하고 라끼야(동유럽의 독한 술) 먹은 거 말곤 그닥 특별한 기억이 없다. 너무 짧게 있었기 때문에 그런 거 같다. 소피아 광장의 여유로움정도만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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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나라는 구 유고슬라비아에 속했던 나라 세르비아였다. 다음 도시로 이동 하던 중 풍경이 정말 멋진 곳을 봤다. 이런 곳에서 자전거 타면 자전거 여행하는 보람이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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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 (Niš) 도시에서 며칠 머무를 때 현지인의 추천으로 해골 타워 (Skull Tower)을 방문했다. 해골 타워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히피가 세운 이상한 탑일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탑은 안 보였고 한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해골의 탑은 정말 말 그대로 실제 해골로 세운 탑을 의미하는 거였다.
세르비아는 15세기 중반 오스만 제국 (터키)에 정복 당했는데, 19세기에 두 차례 봉기가 일어났었다. 첫 번째 봉기 때 세르비아는 패배 하게 되었고, 오스만은 승리 기념으로 세르비아 반군의 머리를 따다가 탑을 지었다. 이 탑에는 952개의 해골이 들어 있었다. 이후 피해 가족들이 제대로 된 매장식을 치러 주기 위해 자기 가족의 해골을 가져 가서, 해골은 이후 점차 줄어 들어 50개 정도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현재는 예배당을 세워 실내에 부분 보존하고 있다.
발칸반도의 여름 열기는 엄청 뜨거웠는데 해골의 탑 실내는 이상하게도 오싹오싹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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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후 이후 원래는 헝가리 쪽으로 해서 중앙 유럽으로 간다음에 핀란드로 올라가 가을에 오로라를 볼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초반의 계획과는 달리 다시 서유럽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 이유는 당시에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서유럽까지 함께 한 달간 달리기로 계획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5주간의 휴가를 이용해서 크로아티아에서 포르투갈까지 자전거를 타고 싶어했다. 나는 사실 이미 한 번 지나쳤던 경로기에 큰 욕심 없이 그냥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함께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려면 서둘러 가야 해서 크로아티아 입국 후 히치하이킹을 했는데 히치하이킹이 너무나도 잘 안 되었다. 나중에 정말 운전을 엄악하게 했던 하지만 굉장히 친절했던 사람의 차를 타고 가다가 그의 졸음 운전 때문에 차 사고가 났었다. 그가 졸다가 전봇대를 향해 돌진 했던 것이다. 차가 너무 심하게 망가진 거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50유로를 드렸더니 고맙다며 포옹을 해줬다. 사실 이 돈이었으면 기차 타도 되는 거였는데 세상일은 종종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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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함께 한 달 넘게 자전거 여행하는 걸 처음이라 좋았었다. 더군다나 이 사람은 내게 더욱이나 특별했으니까 말이다. 같이 산도 넘고, 바다도 지나치고, 넓은 평야도 지나쳤다. 내 자전거에 문제가 생기면 직접 수리도 해줬다. 알바니에어서 수리했던 뒷바퀴 스포크가 하나씩 부러지자 그가 손수 모든 스포크를 새걸로 다 교체해줬다. 그의 손이 자전거 곳곳에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함께 마시고 웃고 즐겼던 한 달. 물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포르투갈 끝까지 5주간 3,000 km 넘는 거리를 그와 함께 무사히 끝마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했다.

몇 달 뒤 다시 보자고 약속을 했지만 그 약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헤어지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다음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머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을 따라오지 못할 때가 있다. 분명히 끝이라고 했지만 한동안 우리는 계속 그렇게 연락을 지속하며 지냈다.

인연이 된다면 다시 만날거라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아마도 우리는 인연이 아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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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서부터 파리까지는 히치하이킹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유럽에서 히치하이킹을 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서유럽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게 싫었고, 겨울이 오기전에 얼른 핀란드로 넘어가서 오로라를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데 히치하이킹이 너무나도 안 되었다.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당시 3개월 가까이 서에서 동으로 히치하이킹을 한 경험이 있다. 아메리카 대륙 여행 할 당시에 자전거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종종 히치하이킹을 했던지라 내게 있어서 히치하이킹은 나름 익숙 한 거였다. 그런데 여행이래 처음으로 히치하이킹이 이렇게 끔찍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어쩜 이렇게 안 되는지 기본 4~5시간을 서 있어도 차 한 대 얻어타기도 힘들었다. 자전거 타는 게 히치하이킹보다 한 천만배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북으로 올라가려면 시간이 촉박해서 방법이 없었다.

정말 매일같이 마음 고생을 했었다. 이동해야 했던 구간이 2000 km 인데, 3~4일이면 될줄 알았는데 무려 6박 7일이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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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고생해서 가서 그런가 파리가 너무나도 내 마음에 쏙 들어왔다. 워낙 에펠탑 사진이 많이 돌아다녀서 막상 가서 보면 별 거 없다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별 큰 기대를 안 했었는데, 실제로 두 눈으로 바라본 기분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건물이 훨신 높아보였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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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베르사유 궁전도 방문했다. 외곽에 위치해있어서 기차를 타고 가야 했고 워낙 커서 구경하는 데 하루가 걸렸다. 궁전은 엄청나게 크고 여러 방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무료 오디오 가이드를 주는데 한국어도 있어서 궁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다만, 오디오 가이드에서는 베르사유가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서만 설명했다. 베르사유 궁전을 위해서 희생된 국민에 대해선 일절 언급이 없었다. 사치스러움의 상징이자 국민의 피를 빨아 먹었던 곳이, 후세에는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 인기를 얻는 게 참 재미있지 않나싶다.

참고로 두 번째 사진은 내가 정말 아끼는 사진 중 하나다. 뭔가 회화적인 느낌이 나는 사진이기 때문이다. (사실은 이 사진과 비슷한 그림을 본 거 같은데 기억이 전혀 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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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관광 코스 중 빠질 수 없는 게 루브르 박물관이다. 시대별로 나라별로 작품이 나뉘어져 있는데 나는 조각 관람과 그림 작품 관람을 좋아했다. 당연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모나리자였다. 의외로 작품은 작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있고 소매치기 조심 표지판도 보여서 모나리자 작품을 제대로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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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도시 파리를 떠나서 유럽에서 첫 와일드 캠핑을 시도했다. ‘그래도 유럽까지 왔는데 와일드 캠핑정도는 한 번 해줘 하지 않나’를 반년이 넘게 생각했었는데, 마침내 내가 해내고 만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숲으로 빠지는 길이 보여서 애라 모르겠다 하고 들어 가서 텐트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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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들어온 기념으로 기념 사진 한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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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수도 브뤼셀에는 오줌싸개 동상이 그렇게 유명하다고 하길래 길 헤매 가며 찾았는데, 길 헤맨 진짜 이유는 동상이 너무 작아서 옆에 있는지도 모르고 계속 지나쳤던 것이었다. 그 도시를 상징하는 것 중에 이렇게 너무 작아서 찾기 힘든 건 또 처음 봤다. 14세기에 프라방드 제후의 왕자가 소변을 보고 적군을 모욕했다는 유래 되었다고 한다. 사실 벨기에 수도는 그닥 볼 게 없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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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는 맥주, 초콜렛, 와플이 유명하다. 와플에 여러 가지 추가 된 건 가격이 더 나갔다. 자세히 보니 현지인들은 이런 단순한 와플을 먹고 관광객들은 비싼 와플을 즐겨 먹었다. 현지인을 따라 하는 걸 좋아하니 당연히 난 싼 거(를 먹는다며 자기 체면을 걸어주고) 맛나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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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맥주가 유명하다고 해서 한 번 마셔보려고 술집에 들어갔는데 메뉴를 달라고 했더니 책 한 권을 줬다. 정말로 저 책(메뉴?)에는 맥주 사진과, 도수, 등의 정보가 가득 적혀 있었다. 몇페이지를 정독하다가 결국은 포기하고 종업원에게 독특한 벨기에 맥주를 추천해달라고 해서 주문했는데, 그 맥주는 내 인생에 가장 맛있었던 맥주로 기억이 된다.(기분탓일지도..ㅎ)

나중에 벨기에 현지 친구에게 맥주 사진을 보여줬더니, 이런 맥주 브랜드는 처음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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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마시면서 광장 풍경을 즐겼는데 참 흥미로운 게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움직였다. 자전거를 타는 풍경이 우리나라와는 뭔가 달라보였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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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풍차, 자전거, 마리화나. 성매매. 동성결혼 합법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에 들어오니, 주택가의 앞마당이 잘 정돈 된 풍경이 먼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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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정말 상상 그 이상이었던 게, 나라 전체에 자전거 도로가 따로 나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사람들이 헬멧을 안 쓰고 다녔다. 이 곳에선 자전거를 탈 때 헬멧을 쓴 사람은 관광객뿐이라는 말이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하면 자전거를 타고 가다 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극히 적긴 하지만 매년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있긴 있다.

생각해보면 벨기에 및 네덜란드의 자전거 탄 풍경은 한국과 너무 달라 보였다. 생각해보니 이들의 자전거 문화는 생활속에 편안히 묻어 있었다. 자전거를 탄 그들의 복장은 너무나도 편안해보였다. 우리나라는 몇 십만원은 기본이며, 몇 백만원 짜리 자전거를 타고 비싼 자전거 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뭔가 거북하게 느껴진다.

네덜란드인의 자전거 사랑은 우리 나라와 비교자체가 불가능하다. 자전거의 수가 전체 인구수보다 많은 나라가 바로 네덜란드이다. 자전거를 사랑하는 마음과 자전거의 가격이 비례 하다는 건 한국의 물질 만능 주의 사상에나 어울리지 않나 싶다. 네덜란드의 자전거 탄 풍경을 보면 자전거 복장을 입고 타는 사람은 극히 적고, 또한 별로 유명하지 않는 브랜드의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이렇게 평범한 복장으로 저가의 자전거를 타는 문화를 더 선호한다.

물질만능주의 사상이야 전세계적으로 다 퍼져있긴 하지만 한국은 좀 심한 거 같다. 유럽사람들의 캠핑사랑은 한국 뺨칠정도인데 캠핑장 가보면 한국과 달리 비싼 텐트를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국은 필요이상으로 고가장비에 의존하지 않나 싶다. 이런 문화는 어떻게 바꿀 수 없는 것일까? 고가 장비 없이도 편하게 너도나도 즐길 수 있는 그런 문화 생활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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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수가 인구수가 많다 보니 어딜 가든 자전거 천지다. 지하철 역에는 자전거 주차 건물이 따로 있을 정도다. 조그마한 아이들조차도 학교 갈 때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니 학교 건물 앞에는 자전거가 가득 주차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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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자전거 부품을 파는 한 현지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가 오른쪽 안장을 선물해주어서 몇 달을 넘게 썼다. (실제 가격은 15만원 넘었던 거 같다.) 이 안장은 굉장히 신기한게 왼쪽 오른쪽으로 15~30도?정도 움직여지게 된다. 1,000 km 넘게 타면 적응이 될 거라고 했다. 오르막 오를 때 도움이 되긴 했었다. 다만 자전거를 주차할 때 안장을 잡고 해야하는데 안장이 움직이니까 불편했었다. 벨기에에서 인터넷으로 연락을 주고 받던 이의 집에서 며칠 머물렀었는데 그가 우연히 자전거 샵에서 싸게 중고로 샀지만 자기와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보관만 했던 안장을(사진에서 왼쪽) 선물로 줘서 움직이는 안장의 생활은 끝나게 되었다.

그런데 코없는 안장이 편하긴 훨씬 편했던 거 같다. 코없는 안장에 앉으면 엉덩이만 안장에 걸치게 되고 성기는 안장에 닫지를 않아서 자전거를 오래 타도 압박이 없었다. 내 생각엔 나한테는 코없는 안장이 더 맞는 거 같다. 지금 타는 안장도 12만원이 넘는 고가의 안장이자 대부분의 자전거 여행자들이 쓰는 안장인데 나한테 잘 맞지 않아서 장시간 타게 될 경우 불편하다. (안장 설치가 잘 못 되어서 그런걸 수도 ..나도 잘 모르겠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나중에 돈의 여유가 생긴다면 코 없는 안장으로 변경하고 싶다. (물론 좌우로 움직이지 않는 안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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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자전거 도로가 항상 이렇게 차도로와 분리 되어 나란히 달리게 되어 있다. 가끔은 자전거 도로가 차도로랑 멀리 분리되어 있기도 하다. 네덜란드 여행 초반에 자전거 도로를 못 찾아서 차 도로에서 5분도 안 되는 시간동안 자전거를 탄 적이 있는데 그곳은 마치 전쟁터와 마찬가지였다. 모든 차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며 난리가 났다. 어떤 차는 내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계속 경적을 울리기도 했고 어떤 차는 창문을 내리고 뭐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규칙을 지키면 내게 천사같이 친절하게 대해주는데, 규칙을 어기면 지옥의 대마왕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랄까나? 재밌는 게 자전거 세계 여행중 나에게 가장 끔찍하게 화냈던 운전자는 그 천사 같던 네덜란드 운전자들이었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천사랄까나?

근데 한국뿐만이 아니라 다른나라에서도 자전거를 탄 사람 vs 차를 탄 사람 이란 구도 대결이 종종 나온다. 네덜란드에는 이게 더 극심한 게 아닐까 싶다. ‘우린 너에게 도로까지 따로 내줬잖아. 그러니까 내 영역 침범하지 말고 네 도로로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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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들어간 뒤로 나무와 벽돌 조합해서 만든 집인 Timber framing (Fachwerk)이 자주 보였 한다. 모든 게 규칙대로 돌아가는 나라 독일로 들어가기 전에 많은 기대를 하고 갔었다. 그런데 막상 와서 약간의 실망을 했다. 쓰레기도 길거리에서 종종 보였고 무단 횡단 및 신호등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이 보였다. 모든 게 완벽한 건 없나보다.

사실 이건 유럽 사람들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유럽에선 GNI가 높을 수록 보행자들이 신호등을 엄청 잘 안 지키고 무단횡단도 잘 한다. 따지고 보면 어떤 면에선  한국 사람들 시민의식이 유럽사람보다 더 잘 발달 되어 있다. 다만 한국인들의 잣대가 너무 높아서 우리 스스로를 낮게 보는 게 아닌가 싶다.

인터넷으로 알고지낸 독일인 친구가 한국을 방문 후 나에게 한국인의 대한 이미지를 이메일로 길게 보고서 쓰듯이 보냈었다.

====그가 보낸 이메일 내용====
모든 게 너무 깨끗함
기차가 항상 정각에 도착함. 단 1초도 늦는 법이 없음. 독일과 너무 똑같음
모든 게 항상 계획된 되로임
대중교통시 모든게 영어로 잘 설명되어 있어서 여행하기 편함
사람들도 굉장히 깔끔하고 정돈되어 보임.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항상 그룹으로 어울려 다임. 마치 혼자서는 절대 어디도 안 가는 거 같음.
정말 어딜 가든 사람들이 그룹으로 다니는데 특히나 여성들은 더욱 그런 현상을 보임. 그들은 서로에게 더욱 의존하는 거 같음. 또한 그들의 의상은 더욱더 칼라풀함.
한국인의 자연 사랑은 엄청난 거 같음. 사람들은 하이킹 하는 걸 엄청 좋아하는 거 같아 보임
전국민이 고가의 장비로 항상 무장되어 있음. 물론 하이킹 할 때도 항상 그룹으로만 다님.
산 정상에서 컵라면을 사먹었는데, 다른 한국인들처럼 컵라면 그릇을 산 밑까지 들고 옴.
한국인들은 절대 쓰레기를 길에 버리지 않는 거 같음. 모든 유럽인들이 이런 한국인의 정신을 본 받아야 된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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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나름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도 되지 않나 싶다. 여행을 하다 보면 한국을 여행한 외국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이 한국에 대해서 자주 하는 말이 ‘길이 깨끗하다. 음식이 맛있다. 사람들이 친절하다.’ 이다. 유럽에 비하면 길담배 및 식당 주변에서 간접흡연을 할 확률도 적고, 쓰레기도 길에 적고, 보행자들도 신호등 잘 지킨다. 시민의식은 어떤면에선 한국이 더 잘 발전 되어 있는데, 유럽에 비해 떨어지는게 있다면 복지환경이 아닌가 싶다. 한국의 시민의식 수준만큼 복지 환경수준이 따라오질 못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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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여행할 당시 한 독일인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었다. 그와 연락을 지속했는데 마침내 그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의 집에서 일주일 정도 머무르며 겨울 자전거 여행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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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 친구가 새 텐트를 산다며 이전에 쓰던 텐트를 줬다. 십 몇만원 하던 텐트 였던 거 같았는데 크기가 크다보니 부피도 크고 무게도 더 나갔다. 대신 사계절 용이라서 겨울 대비용으로 좋았다. 내가 전에 사용하던건 여행 출발 당시 70달러 줘고 샀었다. 3계절 용이고 텐트치기가 쉬워서 비올 때만 빼고 별 문제 없이 사용했다.

슬리핑백은 52달러 주고 샀었는데 영상 5도만 되어도 너무 추웠다. 그래서 이번에 직접 매장 가서 영하에도 문제 없는 부피가 작은 침낭을 샀다. 침낭의 부피와 무게가 줄었는데, 그만큼 텐트의 무게와 부피가 늘어났다. 사진 두번째에서 보면 왼쪽에서 순서대로 보면 오래된 텐트, 친구에게 받은 텐트, 오래 된 침낭, 새 침낭이다.

카메라 관련해서 너무 많은 장비를 갖고 다니는 거 같아서 광곽,망원,표줌 기능이 있는 만능 16-300 렌즈와 동영상 녹화가 가능한 Dslr을 새로 샀다. 오래된 카메라와 렌즈 및 캠코더는 사실 렌즈 값만 받고 독일에 있는 한국 중고사이트에 헐 값에 팔았다.

원래 캠핑시 요리 자체를 잘 안 하는데 스페인에서 누가 가스 스토브를 준 뒤로 가끔 요리를 해먹었다. 그런데 동유럽 여행 당시 스크류형의 가스 구하는 게 쉽지가 않아서 이번에 차에 넣는 연료로 불을 떼울 수 있는 스토브도 샀다.

카메라 장비 및 겨울 캠핑 준비를 하느냐고 무려 2,500$ (300만원)을 한 꺼번에 썼다. 장 볼 때 일부러 1유로 미만의 음식만 샀었는데 그렇게 아끼고 아낀 돈은 이렇게 한 방에 날라갔다. 당시 온 통 내 머리속엔 한겨울에 어떻게 살아 남나라는 걱정 밖에 없었다. 캐나다에서 봤던 오로라를 다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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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머무른 날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친절한 한 현지인 덕분에 카누 경험도 했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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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보기 위해 핀란드로 올라가고 싶었는데 유럽 쉥겐조약 3개월 체류 기간 때문에 어딘가로 나가야 했다. 러시아가 당시에 무비자로 변경이 되어서 결국은 러시아로 빠지는 경로로 바꾸기로 했다. 독일에서 1박 2일 페리를 타고 발틱해를 건너 라트비아로 넘어왔다. 라트비아로 넘어 오니 비가 먼저 환영인사를 해주었다. 라트비아는 그동안 봐왔던 유럽의 풍경하고는 조금 달라 보였다. 일인당 국민소득도 실제적으로 서유럽에 비해서 낮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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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종일 내렸던지라 옷들이 일부 젖었었다. 현지인에게 허락을 받고 앞마당에 텐트 치려고 했는데 비가 온다며 실내에서 자라고 초대를 해줬다. 덕분에 현지인의 삶을 엿볼수가 있었다. 화장실은 밖에 수세식으로 있었는데 와이파이는 잘 터졌었다. 따뜻한 난로 덕분에 젖은 신발 및 옷과 가방을 말릴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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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에서 무수히 많은 작은 산들을 넘고 그 한 여름에 엄청난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했지만 채식주의는 계속 되었다. 채식주의(Vegan) 생활이 5개월이 넘었지만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질보다는 양인 거 같다. 육류, 생선, 유제품 등을 제외한 채식이내에서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많이 먹으면 문제 될 게 없었다. 위에 장본 건 고기 섞이지 않은 채식. 근데 좀 당황스러운 게 영어 설명이 없어서 약간의 고기나 유제품 성분이 섞였을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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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 뒤로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러시아 겨울 자전거 여행을 위해 훈련겸 숲속으로 들어가서 와일드 캠핑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텐트 치는데 1시간 가까이 걸렸다. 친구에게 받은 텐트가 익숙치가 않고 텐트 치는 방법이 꽤 어려웠다. 무서운 가운데에서도 밥도 하고 된장국도 끓여서 맥주와 한잔 하고 잤다.

러시아로 가는 국경 사이에 에스토니아라는 나라가 있어서 22km 정도 살짝 스쳐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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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입국후 기온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고, 상트 페테르부르크 떠난 이후부터는 겨울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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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래 처음으로 눈에서 자전거를 탔다. 이게 얼마만에 보는 눈인가 싶어 반가운 마음이 사실 크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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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대한 설레임은 얼마 후 사라지기 시작했다. 눈이 자주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다. 다행히도 고속도로에는 눈이 쌓이지 않았는데 마을로 들어가면 길 눈으로 덮여 있어서 자전거 타기가 힘들었다.

물은 오후만 되면 얼기 시작해서 제대로 마실 수가 없었다. 콩이 들은 캔을 먹으려고 샀는데 꽁꽁얼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너무 추워서 반드시 식당에서 한 번씩 몸을 녹혀 줘야 했는데 식당에서 채식주의자인 내가 시킬 음식은 하나도 없었다. 결국은 채식주의(Vegan) 생활을 6개월만에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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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래 처음으로 도시간격이 가장 먼 곳을 통과해야했다. 무려 150km 동안 단 한 개의 상점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을 통틀어 이런적은 처음이었다. 보통은 조그마한 상점이라도 나타나는 게 인지상적인데 이곳엔 단 한 개의 건물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와일드 캠핑을 해야 했는데 하필 비도 내렸다. 도로에서 안 보이는 숲속에 텐트 치려는데 무서워서 약간 기울게 텐트를 쳤더니 텐트가 한강이 되었다. 옷도 다 젖고 장갑도 젖고 굉장히 힘들었다. 무엇보다 주변 지역이 곰과 늑대 출몰지역이라 무섭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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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위로 내려야 가야 하나 아니면 왼쪽 핀란드로 빠져서 남쪽으로 가느냐 고민하기 시작했다. 비옷을 입고 있으면 열손실을 막을 수 있어서 춥지가 않은데 문제는 손과 발과 얼굴이었다.  손과 발은 한두시간 간격으로 계속 얼었기에 동상걸리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꼼지락 거리며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해줘야 했다. 정말 고통스러운건 얼었던 손이나 발가락이 녹을 때이다. 그럴 때는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터질것만 같은 고통이 든다. 콧물이 계속 나와서 버프를 쓰기가 참 불편하기도 했다. 볼도 시려웠다.

근데 여기서 포기하고 싶지가 않다. 억울하게도 오로라를 전혀 보질 못했기 때문다. 사실 10월, 11월에는 오로라가 잘 안 보인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라 흐린날이 많아서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오로라를 보려면 못해도 9월에 왔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포기하지 않고 러시아 북쪽 대도시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그런데 목적도시 50km를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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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사고가 났다. 여행이래 차 사고만 네번째였는데 이번 사고가 가장 충격이 컸다. 러시아 운전자들이 정말 운전을 험하게 한다. 유명한 자전거 여행자 몇도 러시아에서 차사고로 죽기도 했다.

너무 끔찍했던 게 운전자가 나에게 화를 내고, 도로에 굴러다니던 가방을 발로 차고, 전화기도 빌려주지 않는 등 굉장히 비협조적이었다. 사진에서처럼 저렇게 담배를 피며 짜증내는 게 다였다. 나는 자기 차에 치여서 머리가 차 아래에 깔려서 하마터면 바퀴에 머리가 깔려서 인생을 끝낼 뻔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었다.

이래 저래 당시에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기적적이게도 다친 곳은 없었지만, 여행이래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어봤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게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 경험을 하니 제정신으로 버티기가 힘들었다.

러시아는 나랑은 잘 맞지 않는 나라였던 거 같아서, 막판에 히치하이킹 해서 바로 핀란드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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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로 와서 너무 좋았던 게 사람들이 웃으면서 내게 인사를 하는 거였다. 러시아가 나랑 맞지 않았던 이유중 하나는 러시아 사람들은 낯선이들에게 굉장히 차갑게 구는데, 사람들이 맨날 화난 표정과 말투로 나를 대하니 사람 만나는 재미가 전혀 나질 않았다. 내가 먼저 일부러 웃어도 봤지만 결과는 항상 마찬가지였다. 어떤 호주계 러시아 사람말로는 그렇게 이유없이 웃으면 바보얼간이로 취급할 뿐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이유는 영어가 진짜 안 통한다는 것이다. 50개 국을 넘게 여행했지만 이렇게 영어가 안통하는 나라는 본적이 없다. 심지어 미국이 싫어서 영어 교육을 금지시켰던 북수단이 러시아 보다 영어를 잘했다. 무엇보다 차 낳고 사람 낳지, 사람 낳고 차 낳나 싶을 정도로 철저히 차 위주로만 생각해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핀란드에 오니 영어 하는사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웃으면서 나를 대해주니 천국에 온 거 같았다. 가장 좋았던 건 상식이 통하는 거였다. 당시 교통사고를 얘기하면 핀란드사람들은 ‘당연히 사람이 먼저 아냐?’라는 얘기를 했다. 이 간단한 상식이 왜 거기서는 안 통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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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힌 나무 사이를 달리는 풍경은 평생 머릿속에 잊혀지지 않을 거 같다. 그리고 마침내 소원에 빌던 오로라를 럭키와(자전거 이름) 함께 보게 되었다!!! 강한 오로라는 아니였지만 어쨌던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에 보람이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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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머리에는 서리가 꼈다. 겨울에 북쪽에서 자전거를 타기 어려운 것중 하나가 바로 해가 떠있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거다. 보통 아침 10시에 해가 떠서 오후 2시면 졌다.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시간이 고작해야 4시간 밖에 안 되었고, 눈이 덮힌 도로라 속도가 굉장히 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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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 할 당시 현지인들에게 앞마당에 텐트 쳐도 되냐고 물으면 안에서 재워주곤 했었다. 그런데 거절확률이 꽤 높았다. 그래서 러시아보다 훨씬 선진국인 핀란드에서는 이런게 불가능할 거 같아서 어떻게 밖에서 텐트 치며 자나 걱정을 했었는데, 이게 웬일 오히려 러시아에서보다 훨씬 쉬웠다. 핀란드 사람들 대부분이 집 안에 초대해주었고 심지어 사우나도 하게 해줬다. 재밌던 게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무조건 집에 사우나를 갖고 있다. 아파트에 사는 경우에는 보통 지하에 사우나가 있어서 시간대 별로 나눠서 사용한다.

핀란드 중부까지 내려가는 동안 다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날은 없었다. 어렵게 북쪽 까지 와서 자전거를 탔는데 약한 오로라만 보고 내려가기엔 아쉬웠다. 구글지도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북쪽지역 중심으로 호텔을 검색한 다음에 호텔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이메일을 쫙 돌렸다.

운 좋게도 Hotel Korpikartano에서 연락을 줬다.

당시 오래동안 인터넷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던 사람이 핀란드 중부지방에 살고 있었던 덕분에 그의 집에 짐과 자전거를 놓고, 다시 버스타고 북쪽지방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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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비카르타노 호텔(Hotel Korpikartano)에서 12월 초에서부터 1월 초까지 한달을 머물렀다. 좋은 직장 동료도 얻고 눈쌓인 곳에서 멋진 오로라도 자주 봤다. 사실 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 동료를 도와주거나, 장비를 챙기거나, 눈 많이 오면 계단 눈 치우는 등 별 거 없었다. 하룻밤 9만원 상당의 화장실 딸린  1인실 호텔 방을 무료로 쓰게 해주었고 식사도 무료로 삼시세끼 항상 챙겨 먹을 수 있게 해줬다. 사무실 냉장고에 항상 음식이 가득 있어서 언제든 가서 먹으면 되었다.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직원들과 함께 보내서 좋기도 했다. 새해에 일해야 했던 직원들과 나의 마음은 사실 다르지 않나 싶다. 나는 혼자가 아니라서 다행, 그들의 마음은 가족과 못보내서 아쉬운 마음 그런게 아닐까 싶다.

허스키 눈썰매, 스노모빌, 순록농장 방문, 아이스 낚시, 크로스 컨트리 스키 등을 모두 무료로 체험할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 사장님 Anne는 너무나도 친절하게 대해줘서 감사했다.

한달 동안 동화속에서 살고 있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어디 한 곳에 눌러 낮게 되면 보통은 귀찮아서 밖에 잘 안 나가는데, 호텔에 지내면서 밤 낮없이 싸돌아 다녔다. 호텔이 도시랑은 멀리 떨어져 있고 숲 속에 싸여 있어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바로 모험이 시작되었기에 내 인생은 매일 같이 모험가득이었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가득 안고  한 달 뒤 다시 자전거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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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눈이 매일같이 내리기 시작했다. 12월 초만해도 중부지방에 눈이 별로 없었는데, 1월이 되니 상황이 달라졌다. 날씨도 꽤 추웠는데 가장 추웠던 순간이 -21도였다. 눈보라가 몰아 칠 때 자전거를 타는 건 정말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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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하룻밤 잠 잤던 곳인데 설명하려면 조금 길다. 평소와 같이 해지기 전에 현지인 집 문을 두드렸다. 좀 이상해보이는 중년?50~60? 현지 남성이 혼자 있었다. 핀란드에서 워낙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기에 뭐 별 일이 있겠나 싶었다. 보통 핀란드에서 젊은 사람들일 경우 영어를 대부분 하는데 중년 이후에는 영어가 잘 안 통한다. 그래서 그 분과 말이 통하지가 않았다. 저녁을 차려줘서 저녁을 먹었는데, 그 이후부터 행동이 너무 이상했다.

집이 컸는데 어디서 자야 되는지 알려주질 않았다. 쇼파에 앉아있었는데 나에게 뭐라고 핀란드어로 하는데 도저희 느낌이 좋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은척 뭐라고 한 뒤에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선 문을 열고 냅다 자전거 타고 도로로 도망갔다. 당시 영하 21도였는데 장갑을 챙겨오지 않았기에 지나가는 차를 세워서 경찰을 불렀다. 경찰차에 나는 몸을 숨기고 경찰이 직접 그 집에 가서 내 짐을 다 빼줬다. 현지인의 행동이 이상해보여서 나온거기에 그가 처벌 받을 이유는 전혀 없었고 나 또한 해를 당한 게 전혀 없기에 조사를 작성할 이유가 없었다.

마땅히 잘데가 없다고 하자 경찰이 유치장에서 하룻밤 자게 해줬다. 그러니까 위 사진은 하룻밤 잠잤던 핀란드 유치장.

당시 정말 너무 감사했던 게 경찰도 그렇고 이 이야기를 들은 핀란드 사람들도 그렇고 어느 누구도 나를 ‘왜 그렇게 무모하게 다니냐고’ 비난하지 않았다. 덕분에 트라우마 없이 쉽게 극복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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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북쪽에서부터 남쪽까지 내려오면서 매일 같이 눈과 씨름을 했었다. 멋진 풍경이 감격스럽웠지만 유체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차 사고 뒤인지라 무섭기도 했다. 그런 순간순간들을 지내다 보니 어느새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 도착해 있었다. 남미에서 만났던 친구가 헬싱키에 사는 친구를 소개시켜줘서 그들의 집에 머물며 보드게임도 하고, 한국 요리도 같이 해먹고, 무엇보다 실내 암벽등반도 처음 시도해봤다. 너무 재밌어서 나중에 한곳에 정착하게 되면 취미 생활로 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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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를 타고 1박 2일 발틱해를 건너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롬으로 넘어갔다. 노르웨이 다음으로 비싼 물가를 보여주는 스웨덴인지라, 선진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예상이 확 깨졌다. 길에는 쓰레기가 넘쳐났고, 신호등을 지키는 보행자는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구걸하는 집시도 너무 많았다.(물론 구걸하는 현지인은 없었다.) 밤에는 시내 한 복판에서 노상방뇨하는 남자들도 있었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을 직접 와서 보면 확 깨지는 순간들이 있다. 선진국이라고 마냥 천국이고, 문제 없고, 정치가 깨끗하고, 그런거는 아니다. 남이 떡이 커보이는 효과인 경우도 있다.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최대한 가난한 사진만 보여주고, 유럽에 대해서는 미화할 정도로 좋은 모습만 보여줘서 시청률을 최대한 높게 얻으려는 방송사의 왜곡도 있다는 걸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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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선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재밌게 놀긴 했지만 관광거리는 볼게 없었는데, 스톡홀롬에선 오랜만에 유럽건축 양식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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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롬에서 50km 떨어진 남쪽 도시(Nynashamn)에서 1박 2일 페리를 타고 폴란드로 넘어가야 했다. 그런데 하필 떠나려는 날 눈보라가 몰아쳤다. 도대체 눈은 언제쯤 그치는 걸까? 시간내에 항구까지 갈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잘못하면 비싼 돈 주고 산 페리 값을 날릴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그래도 어쨌든 시도 하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 기차타지 않고 자전거로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봤는데, 어느새 보니 항구도시에 와 있었다. 이런 소소한 성취감 얻는 걸 정말 좋아한다.

스칸디나비아에서 매일같이 눈과 함께 달렸다. 또한 해가 짧아 하루에 4시간밖에 못달리는 바람에 하루 이동거리가 평소의 반인 40km밖에 안 되었다. 그런데 천천히 달리다 보니 이제 스칸디나비아를 벗어날 시간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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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페리를 타고 도착한 곳은 폴란드! 그단스크(Gdansk)라는 관광지에서 싼 호스텔을 발견해서 일주일정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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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남쪽으로 계속 달렸다. 더 이상 눈은 내리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오히려 더 춥게 느껴졌다. 폴란드 수도에 있을 때 과학박물관과 민중봉기 박물관에 갔었는데 민중봉기 박물관은 너무 현실감있게 만들어서 돌아보는 내내 우울감과 공포감이 섞였다. 우크라이나로 가는 국경 근처에는 두번째로 큰 나치 강제 수용소가 있는데 거기에 방문하면서 내 마음도 어두워졌다.

폴란드 여행이 끝날 시기가 2월 말이었는데 뒤늦게 내가 우울증 비슷한 걸 앓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상황에서 나치 수용소를 방문한 건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던 거 같다. 교통사고 이후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매일 같이 흐린날을 접하니 기운이 안 생기고, 태양도 제대로 못 보고 몇 달을 지내니 기운이 쉽게 빠지고, 외롭다는 생각도 계속 드는 등 여러 복합 현상으로 인해 쉽게 무기력해지지 않았나 싶다. 재밌는 일을 경험하거나 사람들을 만날 땐 괜찮은데 그 외에 기분이 축 쳐지는 날이 많았다. ‘자살을 하고 싶다, 살기 싫다. 혹은 제대로 살고 싶다.’ 이런 적극적인 생각이 전혀 없는 마음이 공허한 상태였다. 이런 건 처음 겪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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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내 쉥겐지역에서는 6개월내 90일밖에 못 머루는데  38일을 훨씬 더 머물러 총 128일이나 있었다. 폴란드를 빠져 나갈 때 문제가 생기면 양자협정우선조약이라는 카드를 써보려고 했는데 이민국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출국도장을 찍어 줘서 신기했다. 아무래도 복불복인가보다.

폴란드에 있을 때 어금니에 씌운 크라운이 빠졌었다. 당장 치과에가서 치료를 해야했는데 우크라이나가 쌀 거 같아서 우크라이나에서 한 달간 원룸을 렌트하고 치료를 받기로 했다. 운좋게 가자마자 다음날 아파트를 찾았는데 바로 시내 앞이었고 인테리어도 새로 해서 깔끔하고 좋았다. 여행이래 처음으로 나만의 공간을 갖을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행복했다. 무엇보다 천장이 높고 마치 공주님 방 같아서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정말 다행인게 3월부터 해를 많이 받으니까 별 노력없이 우울증도 자연스레 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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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을 치루며 고생을 하고 있어 환율이 엄청 치솟았다. 평소엔 $1=8 hryvnia였는데 내가 갔을 당시 무려 $1=26hryvnia였다. 안그래도 물가 싼 동네인데 환율이 무너지니 내게 있어서 그냥 모든게 너무나도 쌌다. 여행이래 이렇게 싼 나라는 처음 봤다. 아프리카나 남미도 이것보다 싸진 않았다. 식당은 유럽수준으로 모든게 깔끔하니 가격대비 성능최고였다. 사진에서처럼 고급 식당에서 깔끔한 음식을 먹는데 드는 비용이 2~3달러 밖에 안 했다. 마음 한편으로는 사실 편치는 않았다. 현지인들은 경제가 악화 되어서 힘든데, 나는 그 기회를 너무 누리는 게 아닌가 싶어 미안하기도 했다. 자기 합리화를 하자면 나는 그들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길 기도하지도 유도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 상황에 있었을뿐이다. 또한 돈을 쓴 거기에 그들의 경제 상황을 오히려 도운 게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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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는 매일 같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잠도 자전거 여행할 때는 호텔에서만 잤다. 사진에서 보이는 호텔들은 8~15달러밖에 안했다. 사람들이 왜 돈돈돈 하나 알거 같기도 했다. 돈의 힘은 대단하다는 걸 깨달았다랄까나? 돈이 있으니까 마음 편하게 안전하게 여행 할 수 있어 좋았다. (사실 내가 돈이 있었던 건 아니고 달러를 쓰니 물가가 싸게 느껴졌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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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생애 처음으로 스키장에도 갔다!!! 스키장으로 가는 길에 눈보라고 몰아쳤었다. 어찌보면 잘 된일이긴 한데, 도대체 나는 왜 자전거를 탈 때마다 눈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4월 초라 스키장 할인이 있었다. 하루 리프트 이용권이 9$, 호텔 숙박비가 9$, 장비렌탈이 하루 2.7$밖에 안 했다. 20.7$면 실컨 스키타고 저녁에 와서 잘 수 있었다. 근데 사실 1년 전에 왔었다면 70$나 지불해야 했다. 환율덕분에 엄청나게 싸게 주고 스키를 탔던 거다. 물론 1년 전에 왔다면 사실 탈 엄두도 못냈을 거다.

호텔에 숙박하던 윗층 사람이 스키를 알려준 덕분에 스키 강습을 받지 않고도 무료로 배웠다. 사실 스노우보드를 배우고 싶었는데 그러려면 스키학교에 돈을 내야 했다. 강사 중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도 없었고 혼자 배우려면 비싸서 스키만 재미나게 탔다. 칠일 째 되니까 경사 제일 심한 상급자 코스에서 스키를 타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스키 코스가 각 단계별로 엄청 많아서 코스 한 번씩 다 돌면 폐장시간이었다. 아침부터 오후 폐장할때까지 매일같이 놀았다. 평생 소원 중 하나인 스키타기를 결국은 해냈구나!! 꺄울!!! 정말 신나고 재미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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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니아에 넘어 온뒤로 드디어 눈과의 인연은 끝이 났다. 그런데 갑자기 봄은 생략하고 여름으로 넘어온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로마니아 넘어와서 40,000 km 기념샷을 찍었다! 2011년 9월에 자전거 여행 출발해서 2014년 05월에 사만키로를 찍은 것이다!ㅎ 그동안 산전수전 겪고 재밌는 일도 많이도 겪고 참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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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니아에 가기 전에 집시에 대해서 살짝 걱정을 했는데 우연히 골목길로 들어갔다가 하룻밤 초대해준 집시의 평범한 삶을 보고 편견이 무너졌다. 그들과 여러 얘기를 하며 집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집시라고 다 도둑질 하는 건 물론 아니긴 하지만, 이렇게 좋은집에 사는 집시도 있다는 건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진은 차고 같은 곳에서 찍었고 집은 3층짜리 단독주택인데 그들의 주거 공간은 꽤 좋았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 좋은게 현지인과 부딫치며 그들의 삶을 엿보며 그간 갖고 있던 편견을 약간이나마 깰 수 있다는 게 좋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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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에서는 운 좋게 북킹닷컴에서 엄청나게 싸게 할인하던 콘도에 머무르게 되었다. 숙박비가 11달러 밖에 안했던 거 같다. 에어컨 있고, 거실있고, 침실에, 요리도 할 수 있었는데 가격이 정말 쌌다. 수영장도 딸렸는데 물이 차가워서 한 두번 수영하다 말았다. 시즌 막 시작하기 전이라 이렇게 쌌던 거다. 그래도 꿈에 그리던 리조트에 머물러 보고 재밌는 경험이긴 했다. 로마니아와 불가리아에서 서두르듯 남쪽으로 내려갔던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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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엄마와의 2주간 유럽 여행이 계획되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여행 중 만났던 친구가 이스탄불에서 지내고 있어서 그 친구네 집에 자전거와 짐을 맡기고 배낭을 빌려 유럽으로 다시 날라갔다. 엄마랑 어딜 갈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가장 유명한 곳이자 내가 가봐서 리스크 부담이 적은 곳으로 가기로 했다. 로마-피렌체-베니스-파리. 로마는 가본적이 없어서 흥미로웠고, 피렌체는 막상 다시 가니 처음갔을 때의 감흥이 들지 않았으며, 베니스와 파리는 편안한 관광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엄마를 만나 반가웠고, 엄마의 가이드가 되어 유럽을 보여줄 수 있어 감사했다. 같이 한국 음식을 해먹으며 수다 떠는 것도 즐거웠다. 나중에 동아시아 혹은 호주에서 또 한 번 엄마의 가이드가 되어드리고 싶은데.. 돈을 어떻게 벌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엄마와의 여행을 끝마치고 엄마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나는 터키로 다시 돌아갔다. 이로서 유럽여행은 완전 끝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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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1,000 km 넘을 때마다 찍은 사진. 유럽에서는 이동거리가 참 길었다. 1년 5개월동안 18,365.53km를 자전거로 탔다.  첫 대륙인 아메리카에서는 1년 4개월동안 11,000 km 밖에 못 탔는데 거기에 비하면 눈부신 발전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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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도 다른 대륙과 마찬가지로 앞마당에 텐트 칠 수 있게 허락해줬었고, 정말 친절한 사람들은 집에서 재워주기도 했다. 와일드 캠핑도 본의아니게 몇 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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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음식을 먹으며  현지 체험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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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좋은 사람들도 만났다. 사진을 찍어서 좋은 건 내 기억력을 더 선명히 해준다는 거다. 비록 여행기에는 다 적지 못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선명히 기억나고 그립다.

소중한 시간을 함께해준 모든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 여행중 잠자리를 제공해주고 여러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긴 여행기를 함께 해주고 코멘트 및 메일로 연락주신 분들 및 여행기 구독료를 기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다른 대륙에 비해서 유럽에서는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고 즐기면서 편하게 달릴 수 있어 좋았다. 중동으로 가는 발걸음이 조금 두렵긴 하지만 유럽에서의 상식이 통했던 곳은 잊어 버리고 새로운 대륙으로 갈 시간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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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륙 총정리

총이동 거리 : 18,365.53 km (11,415.02 mi)

총지출 : $11,589.86  (1달러=1,170원 환율 기준으로 13,568,100 원)
(장비 : 2,715 $, 비행기 : 267$ )

총지낸 일수 : 514일 (1년 5개월)

총방문 국가 : 25개 국가

총지낸 도시 : 207개 도시

 

 

유럽 여행하며 찍은 영상

 

 

유럽 여행하면서 찍은 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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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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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에서 찍은 사진. 걸프까지 내려갈 계획이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오만에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중동은 빠르게 지나치고 겨울이 오기 전에 높은 산맥이 있는 중앙아시아를 넘으려고 했다. 그런데 천천히 다니는 여행 습관 덕분에 겨울이 오고 있는데도 중동에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결국은 겨울을 피해 남쪽 걸프로 가기로 했다.  중동에서도 안전히 무사히 건강하게 자전거를 타며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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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fael Kim

    읽는데도 한참 걸리는데~~
    사진정리하고 글 쓰는데 장난 아닐 듯~~~~~

    • universewithme

      넵..거기다가 영어로도 쓰니.ㅠㅠ.. 압박감이 많이 있죠.ㅎㅎ

  • Yeon Woo

    안녕하세요 효진씨^^
    한참전부터 몰래(?) 보기만 하다가 용기내서 댓글달아요.
    몇달 전에 플라이바스켓 정원오빠,소영언니 만나서 효진씨 이야기 많이했었는데^^
    항상 응원하고있답니다.
    여행기 몇번이나 읽었었는데..유럽편도 이렇게 다시보니 또 좋네요.ㅎㅎ
    늘 건강히 여행하기를 응원해요!!^-^

    • universewithme

      안녕하세요~~
      저니님(정원님)이 연우님 블로그 소개해주신 뒤로 저도 몰래 블로그 구경 잘 하고 있었어요… ㅎㅎ 댓글은 직접 못 남겼지만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홧팅 재미난 일들 가득하세요!!^-^

  • Jay Joe

    오늘 처음 보는데 감탄만 하고 있네요.
    종종 들르겠습니다. 안라하시고 좋은 여행하시기 바랍니다.

    • universewithme

      감사합니다~ 여행기 종종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ㅎ

  • Ji Lee

    중간에, 회화같아서 마음에 든다셨던 사진 캡션에 ‘비슷한 그림을 봤던 것 같은데 뭔지 모르겠다’고 하셨잖아요~
    음 저는 사진 우측켠의 모습 때문에 쇠라의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가 떠올랐어요!

    • universewithme

      우와!!! 저도 이 그림 생각했었는데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졸았는지 제목이 기억이 안 나더라구요.ㅎㅎ 덕분에 막혔던 속이 풀리는 거 같네요.ㅎㅎ 감사합니다~~^^

  • Jeong Hwan Kim

    정말로 좋은 경험과 사진들을 보고 갑니다. 저도 반년 정도의 자전거 여행 또는 배낭여행을 준비하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아직 학기를 다니고 있어서 구상 정도만 하고 있지만, 이번 학기가 끝나고 돈을 벌고서 가볼려 합니다!
    그때 다시 들려서 도움 받아가겠습니다. ^^

    • universewithme

      좋은 여행 추억 많드시기 바랍니다.. 궁금하신 거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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