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숨겨진 오만의 파라다이스를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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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을 때면 흥분과 기대감으로 항상 들뜨는데 이번엔 전혀 다른 기분이 들었다. 왜 이 나라는 내 자전거 여행 파트너에게 비자를 쉽게 내주지 않았는지 화가 났다. 반항심에 웃지 않고 무뚝뚝하게 사진을 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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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고 보니 어두운 밤이 찾아왔다. 오만 국경선 앞에 텐트 치면 안 되냐고 보안 경찰에게 물어보니 안 된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좀 달려서 식당과 모스크가 있는 근처에 텐트 치려고 했는데 시끄럽기도 했고 안전한지도 확신이 서지 않아서 아까 지나쳤던 주유소로 돌아왔다. 직원에게 허락 받고 텐트 쳤다. 오랜만에 혼자서 잠자리를 찾으려니 훨씬 긴장이 되었다. 여행 중에 가장 힘든 게 안전한 잠자리 찾는 거란 걸 지난 몇 달간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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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의 날씨가 겨울로 넘어가는 때였지만 낮 기온은 너무 뜨거웠다. 그래서 조그마한 그늘이라도 찾으면 그 아래서 휴식을 취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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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레드 사인까지 물이 오면 멈추라고 하는데, 설마 비가 많이 오면 저렇게 높게 물이 차 오른다는 건지 아니면 주변에 어떤 모형물에 빨간색으로 칠해진 게 있는데, 거기까지 물이 차 오르면 운전을 하지 말라는건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지역이 집중호우로 물에 잠길 수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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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잘생긴 낙타는 처음 봤다. 머리에 두건 하나 씌었을 뿐인데, 이렇게 확 달라보인다. 차가 빨리 움직이니까 낙타의 머리가 추위를 탈 까봐 저렇게 해놓은걸까? 혹은 귀를 보호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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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첫 도시에 도착했는데, 어디에서 자야 될지 몰랐다. 호텔에 가봤는데 엄청 비쌌다. 별거 없어 보이는 호텔이 무려 5만 원이 넘었다. 오만은 기본적으로 숙박비가 비싼가보다. 어둑해질 때쯤 한 골목으로 들어가서 현지인에게 앞마당에 텐트 쳐도 되냐고 물었더니 옆 빈 건물을 내줬다. 공간이 엄청 넓어서 이 곳이 뭐하는 곳인지 궁금했다. 빵과 물을 준 후에 얼마 뒤쯤 에티오피안 여성과 인디안 여성이 들어와서 말을 걸었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기에 외국인 여성들이 있는건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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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현지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처음 만나는 오만 현지 가족이라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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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의 시골마을들은 비슷한 집 형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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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서 낙타를 기르는 모습을 보니 내가 걸프지역에 온 게 실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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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잠자리를 찾아야 할 때가 왔다. 현지인에게 앞마당에 텐트 쳐도 되냐고 물으니, 가족들이 외출 중이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얼마 후 그녀의 남편이 돌아왔고 다시 한 번 어제와 비슷한 곳의 공간을 내주었다. 알고 보니 이건 빈 건물이 아니라 손님을 위한 접대방이었다. 그리고 아까 내게 가족들이 외출 중이라고 했던 그녀는 그의 부인이 아니라 가정부였다. 어제 봤던 에티오피안, 인도네이시안 여성도 가정부로 일하고 있었던 거였다.

오만엔 사람들이 항상 다른 나라 출신의 가정부를 두고 있었고, 이런 넓은 게스트 룸을 갖고 있다는 걸 여행을 하다 보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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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만엔 오만 음식은 찾아 볼 수가 없고 인디안 음식 밖에 맛 볼 수가 없다. 오만 인구가 450만 명인데, 이 중 절반이 현지 오만 사람이고, 절반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의 절반은 인디언이 차지하는데 많은 인디언들이 서비스직에 종사하다 보니 모든 식당이 인디언 음식만 파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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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에 가기 전에 걱정한 게 한 가지 있는데 바로 물가였다. 미국 달라보다 강한 지폐는 처음 봤다. 1달러가 0.38 리알이었다. 세상에나!! 그럼 물가는 얼마나 비쌀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도 0.1과 0.05 리알 지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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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건 패스트푸드 식당이 어딜 가든 있었는데 메뉴가 정말 많다. 이렇게 메뉴 많은 패스트푸드 식당은 처음 봤다. 처음엔 뭘 먹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는데 나중 가니 모든 패스트푸드 식당의 메뉴가 다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되어서 메뉴 들여다 보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또한 물가도 그리 비싸지 않았다. 음료수가 300원 정도였고 햄버거가 500원 정도 했는데 크기가 작아서 두 세 개씩 시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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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이자 약간의 관광지로 알려진 도시에서 카우치서핑을 통해 외국인 집에서 며칠 머물게 되었는데 그가 오래 된 마을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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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얼마나 오래 된 것일까 궁금했다. 사막 지형이라 수분을 잃어서 더 쉽게 망가지는 거 같기도 하다. 예전에 캐나다 북부 옐로우나이프에 살았을 때 영하 20도 밖에 안 되었는데 삼각대가 아무 이유도 없이 밖에서 부러진 적이 있었다. 환경이 극으로 치닫게 되면 모든 것들이 쉽게 망가지게 되는 거 같다. 사란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적당선을 지키지 못하고 너무 극한쪽으로 치닫다 보면 결국 쉽게 황폐해져버리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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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엔 야자 나무들이 많아서 아름다웠는데, 내가 좋아하는 파랑새가 이곳저곳 자주 보여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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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오만의 성을 방문했다. 건축양식이 독특해서 주변 구경하는 게 즐거웠다.

 

48,000 km

48,000 km 기념사진!
2010년 7월 17일 캐나다에서 워홀비자로 일년 지내려고 한국을 떠났다. 캐나다에서 자전거 세계 여행의 길을 발견했고, 한국을 떠난 첫 해에는 향수병에 걸릴 틈 없이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아메리카 대륙 자전거 여행이 끝날 때에 한국에 갈까 고민을 해봤는데, 길에 좀 더 있고 싶어서 계속 지속했다.
어느덧 집에 안 간지 5년 반이 넘었다. 같이 여행 했던 친구가 “내 가족과 개가 그리워. 나 집에 당분간 돌아 갈래.”라고 하는 순간 잊고 있었던 깊은 향수병이 몰려와서 힘들었다. 그리고 그때 든 생각 “내 집은 어디인가?”
내 집은 지금 여기 길 위다. 내 부모님은 날 보살펴준 이들이고, 내 베스트 프랜드는 나와 함께 차를 마시고 맥주를 마신 이들이며, 내 형제 자매들은 함께 나와 시간을 보낸 이들이다. 내 몸과 마음은 한국이 아닌 항상 지금 내가 있는 이 곳 길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고 집에 안전하게 도착하는게 목표인데, 한국에서 80,000 km 기념사진을 찍을 날이 오면 참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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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오만의 수도 무스캇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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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의 수도 무스캇도 두바이와 별 다를 게 없었다. 비싼 차들이 이곳 저곳 많이 보였다. 맨 아래 오른쪽 차는 정말 자주 보였던 거 같다. 내 눈엔 그렇게 좋아보이는 차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론 사진 위 맨 왼쪽, 저런 차가 훨씬 예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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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무스캇에서도 카우치서핑 호스트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 호스트와 함께 저녁에 나들이 나와서 자전거를 대여해 바닷가 옆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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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르도 구경 시켜줬는데 실내 인테리어가 오만의 독특한 건축 양식을 느낄 수 있게 해줘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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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캇을 떠나는 길에 해변가를 방문했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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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점에서 햄버거를 산 뒤 벤츠에서 먹고 한 숨 잤다. 오후는 날이 더워서 낮잠을 자게 된다. 오만엔 오후 시간엔 문을 닫는데 그 이유를 알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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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 자고 일어 난 뒤 무스캇 떠나기 전에 공원 한 곳 더 방문했는데 잘 꾸며진 공원이라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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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에 멋진 풍경이 많아서 자전거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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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다 너무 더우면 한 숨 잠을.. 원래 이렇게 길에 누워 낮잠자는 걸 잘 못한다. 누가 내 몸 만지고 도망갈까봐 긴장이 되어서 항상 그냥 앉아서 꾸벅꾸벅 졸기만 하는데, 여긴 도로 한복판이라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누웠다. 만약 차가 근처에 서면 시동 소리 때문에 바로 알 수 있어서 위험할 거 같단 생각이 안 들어서 그냥 편하게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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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에 이주일 넘다 보니 오만이 서서히 익숙해져갔다. 텐트 쳐도 되냐고 물어봤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커다란 게스트 룸을 내주었다. 그런데 한 번도 이 게스트룸을 벗어나 본적은 없었다. 부엌은 어떻게 생겼는지 다른 생활 공간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화장실은 항상 바로 옆에 딸려 있어서 집 안에 다른 공간을 구경할 기회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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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잘 어울려 보이는 낙타가 바다 옆에서 줄지어 걸으니 신기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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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에 싱크홀이 있다는 걸 들었는데 운 좋게도 내가 지나가는 길목 바로 옆에 있어서 들를 수 있게 되었다. 이 언덕만 내려가면 바로 싱크홀에 들를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길 한복판의 싱크홀 같은 것만 사진으로 봐왔던지라 오만의 싱크홀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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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이라서 위협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매우 아름답고 신비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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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빛이 보이는 데는 물이 허리 정도까지 밖에 안 오는데 그 앞으로 가면 갑자기 깊어진다.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바다로 연결 되어 있다고 한다. 수영을 조금씩 배우는 중이라 무서워서 바로 앞에서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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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착한 어른이니 이웃 동물들에게 맛난 먹이를 줬다. ㅎ

싱크홀에 이 고기가 가득 있는데 잠깐 서 있으면 간질간질 약간의 따가운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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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공원이 참 잘 되어 있어서 직원에게 하룻밤 텐트 쳐도 되냐고 물었더니, 안 된다고 했다. 별 문제 없이 텐트 칠 수 있을 줄 알고 여유롭게 놀았는데, 아무래도 서둘러서 마을을 찾아 떠나야 했다.

한 마을에 도착하니 어부들이 바다에서 막 돌아와서 작업중이었다. 주변에 쉼터 같은 곳이 있어서 하룻밤 자도 안전하냐고 하니 문제 없다고 했다. 한 마을 주민이 여기 말고 자기네 집에서 자라고 초대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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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도 대접받았는데 저 하얀 생크림은 오만에 있으면서 자주 즐겨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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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본 스피링복이란 야생동물을 보니 자연과 하나가 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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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에 있을 때 사람들이 오만 예쁘다는 소리를 많이 했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왜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는지 알 거 같았다. 오만은 정말 아름다움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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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사막이 한데 어우러지니 파라다이스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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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샵 (Wadi Shab)이란 곳을 싱크홀 다음이라 들르게 되었다. 5분정도 배를 타고 반대편으로 건너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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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졌다. 끝까지 가다 보면 동굴이 보이는데 수영해서 들어가야 했다. 운 좋게도 한 현지인이 구명조끼를 무료로 빌려주어서 안전하게 건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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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곳이 오만에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다른 나라 관광지와는 오만 관광지는 서로 이어줄 버스가 다니지 않아서 관광하려면 직접 차를 렌트 하거나 운전사를 고용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관광객이 그렇게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뭐랄까 숨겨진 관광지를 찾아낸 기분이 들어서 더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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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 시골마을에서 잠자리를 찾아야 했는데 사실 텐트 쳐도 되냐고 물었을 때 허락을 받을 확률은 30~50%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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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방을 따로 둘 정도로 초대 문화가 발전되어 있어서 무조건 집 안에 초대해줘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거절 확률이 높았던 게 아닌가 싶다. 바닷가 바로 근처여서 그런지 큰 바퀴벌레 한 마리가 바닥을 기어 다니는 걸 보고 무서워서 텐트 안에서 자기로 했다. 폴을 끼우지 않고 담요처럼 하고선 지퍼를 잠그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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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는 아랍어로 계곡이란 뜻인데 주변에 또 다른 와디가 있어서 들르기로 했다. 계곡물이 길을 가로질렀는데, 이 곳을 건너려다가 갑자기 넘어졌다. 이끼가 길에 가득 차 있어서 자전거 타고 가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빙판길에서 자전거 타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길이 너무 미끄러워서 넘어진 자전거를 세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감사하게도 지나가던 현지인 몇명이 힘을 합쳐서 자전거를 세워 반대편으로 건너가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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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다 젖고 넘어진 곳이 너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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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못 가 또다시 물을 건너야 해서 무서웠다. 자전거를 한 곳에 세워두고 확인해보니 아까와는 달리 미끼가 별로 없어서 천천히 건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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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을 가득 채운 하얀 사륜 자동차들이 많이 지나갔다. 언덕이 가팔라서 더 이상은 자전거 타고 가는 게 불가능해서 자전거를 한 곳에 세워두고선 드론을 들고 올라가기로 했다. 계속 올라가니 점점 하이킹으로 바뀌는 느낌이 들고 산 너머 계곡을 가기엔 너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론을 날리기엔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다시 밑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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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주변에서 드론을 날린 뒤 수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관광객들은 다들 위로 올라가서 나 혼자 조용히 계곡을 독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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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를 빠져나오는데 커다란 오만 국왕 사진이 보였다. 오만도 이란하고 비슷했는데, 리더의 사진을 될 수 있으면 모든 곳에 다 붙여 놓았다. 다른 중동 국가에서는 보통 국왕이 수많은 아내를 곁에 둔다. 중동에서 와이프 여러 명 두는 건 사실 부자들의 일상이다. 와이프에게 각각 똑같은 재산을 줘야하는데 예로 들어 첫번째 부인에게 차 한대를 사주면, 다른 부인에게도 반드시 차를 사줘야 한다. 때문에 집을 두 세 개 살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은 와이프 두 명 이상 두는 건 힘들다.

옆 나라 사우디 왕이 30명의 와이프를 두는 동안 오만 왕은 단 한 명의 와이프도 두질 않았다. 전에 한 번 결혼했었는데 이혼했다. 그 뒤로는 다시 결혼을 하지 않았으며, 자식 또한 없다. 그래서 게이 혹은 젊은 남성을 즐겨 찾는 다는 루머가 있다. 구글에 오만 국왕의 이름을 치면 추천 검색어에 동성애자가 나온다. 하지만 실제 오만 법률에 따르면 국왕의 성 정체성에 대해서 얘기를 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조약이 있다고 한다.

중동에선 여러 이웃국가들이 서로 싸우는 경우가 있는데, 오만은 중재자 역할을 주로 한다. 예로 들어 사우디와 이란이 싸우면 오만이 싸움을 중재한다. 이렇다 보니 주변에 적이 없어서 오만에 대한 평판은 좋고 평화적인 나라로 알려져있다. 아랍에미리트만큼 갑부나라는 아니지만 어쨌든 비싼 자동차가 많이 보이는 걸 보면 석유 갑부 걸프 동네인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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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 구경을 마치니 잠자리를 찾을 시간이 왔다. 용기를 내서 해변가 옆 쉼터에 텐트를 치려고 했는데, 겁이 나서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마을로 들어가서 현지인들에게 텐트 쳐도 되냐고 물었다. 몇 번 거절 받다 보니 벌써 밤이 찾아왔다. 날이 어둑해지니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문을 잠그고 마을은 조용해져 갔다. 어린이 몇 명이 집 앞에 놀고 있었고 대문이 열려 있어서 조심스레 텐트 쳐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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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손님방을 내주었다. 오만은 정말 신기한 게 모든 집이 이렇게 손님을 접대 해주기 위한 방이 있다는 것이다. 작든 크단 화려하든 소박하든 무조건 이런 방이 있다는 게 독특해보였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선 마치 벽 같다란 생각이 들었다. 다른 나라에선 부엌에서 함께 식사를 하거나 거실에서 티비를 보며 이야기를 하는 동안 현지 문화를 엿볼 수 있는데, 오만에선 이 손님방을 넘어 다른 방을 구경한 적이 없었다. 친절하긴 친절한데 뭐랄까 손님 그 이상의 관계를 넘어가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손님을 손님방에만 머무르게 제한하는 데는 여러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우선 낯선이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함이 첫 번 째고, 두 번째는 손님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곳을 제공해주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뭔가 보이지 않는 커다란 벽이 느껴져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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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마을을 떠나려는데 저 멀리 해변가에 소풍 나온 가족들이 멀리서 인사를 해주었다. 사실 오만에 가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다. 이전 경험에 비추어 보면 무슬림 나라일 경우 여자 혼자 자전거 여행을 하면 성희롱을 당할 확률이 다른 나라 보다 높았다. 길거리 추파도 많이 받아 스트레스 받지 않을까 여러모로 걱정이 되었다. 자전거 여행 파트너가 있다면 덜 걱정할 문제인데 혼자 다시 자전거를 타려고 보니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도 오만 사람들은 점잖았다. 아랍에미레이트에서는 현지인을 만날 기회가 워낙 적어서 거기를 제외하고는 경험상 오만사람들이 그동안 지나쳐온 무슬림 나라 중 가장 점잖은 편에 속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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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여름에 오만에 가면 거북이가 알 낳는 걸 볼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오만에 있을 때는 거북이가 알 낳는 시즌은 아니긴 했지만 거북이를 운 좋으면 볼 수 있다고 했다. 리조트가 있는 해안가는 너무 비싸서 그냥 동네 주민들이 노는 해변가에서 하룻밤 자며 거북이 볼 기회를 기다려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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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어서 해안가 근처 쉼터에 텐트를 쳤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텐트가 날라가지 않게 고정해야 했다. 혼자서 여기서 자려고 하니 걱정이 되었다. 옆 쉼터에 가족이 있었는데 밤이 깊어지자 다 떠났다. 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젊은 사람들이 크게 음악을 틀어 놓고 파티를 여는 거 같아서 살짝 무서웠다.

밤 늦게 거북이 구경하러 밖에 나와봤지만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거북이가 지나간 흔적이라도 구경하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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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고 보니 내가 텐트 친 곳이 참 멋져 보였다. 해가 점점 높이 떠오르니 텐트 안이 뜨거워서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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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옆에 절벽이 보여서 자전거를 한쪽에 세워두고 와서 보니 풍경이 기가 막혔다. 오만은 정말 어딜 가든 멋진 풍경이 가득 있어서 여행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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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못 본 아쉬움이 커서 다시 한 번 해변 쉼터에 텐트를 쳤다. 쉼터 간격이 멀었는데, 한 현지인이 식사를 나눠줬다. 하지만 그 현지인들도 저녁이 다 되어가자 떠나고 나 혼자 남았다. 현지인에게 여기서 자도 안전하냐고 물으니, 절대로 내 딸이라면 추천하지 않을거라고 했다. 안 그래도 무서운데, 더 겁먹었다.

밤이 깊어지고 다시 한 번 거북이를 보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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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거북이가 보여서 드디어 나도 구경을 할 수 있는건가 싶었는데, 아쉽게도 이미 죽은 거북이었다. 크기가 엄청컸던지라, 몇 년을 살다가 간 걸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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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해가 뜨니 풍경이 기가 막혔다. 짐을 싸고 드론을 날리며 풍경을 담았다.

(최근에 외장하드를 떨어트렸는데 망가졌다. 한국에 수리를 보내 봤으나 복구 불가능. 최근 이삼 년간 영상 열심히 담았는데 써보지도 못하고 날렸다.ㅠㅠ… 열심히 노력하며 찍은 모든 영상은….ㅠㅠ.. 다시 한 번 다른 나라에 수리를 맡겨보고 안 되면 포기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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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에서 좀 벗어나서 내륙 쪽으로 달리려고 보니 경고 표지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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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에선 사람들이 점잖은 편이었는데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사람들이 조금 반대의 성향을 보이는 거 같았다. 두 번 정도 아이들이 나에게 돌을 던졌으며, 사진 속의 택시 기사는 한참을 날 쫓아왔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런 사람들은 나쁜 마음을 품고 기회를 노리며 쫓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들이 별로 안 다니는 도로라서 겁이 좀 났다. 다행히 마을이 나왔고 얼른 자전거를 세우고 사진을 이렇게 찍었다. 보통 사진을 찍으면 쫓아오는 걸 그만두고 사라진다. 이번에도 역시나 이 운전기사는 사진에 찍힌 뒤로 다시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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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바람이 정말 셌다. 다행히 계속 부는 바람은 아니고 지나가는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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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를 찾아야 되는데 지는 해가 너무 멋져서 한참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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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평선으로 넘어간 뒤 한 마을에 도착해서 한 현지인에게 마당에 텐트 쳐도 되냐고 물어 봤더니, 호텔에 가라며 5만원 상당을 주었다. 보통 현지인들이 돈을 주려고 하면 거절하고 그냥 다른 집을 찾아 나선다. 단순 하룻밤 잠잘 곳을 찾고 현지인과 교류하는 게 좋은 지라 돈을 받으면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그냥 돈을 안 받고 감사하다고만 하고 나오는데, 이번엔 어떨 결에 돈을 받아버렸다.

오만은 호텔이 비싼 편이라 호텔이 기본적으로 5만원부터 시작한다. 음식 값이 얼마 안 하는지라 5만원이면 맛난 식사를 엄청 많이 할 수 있었던지라, 이 돈을 절약하고 다른 텐트 자리를 찾을까 고민을 했었는데 그러면 신뢰가 깨지지 않나 싶었다. 내가 만약 저 사람의 입장이라면, 여행자에게 호텔에서 지내라고 돈을 줬는데 그 돈을 안 쓰고 다른 현지인 집에서 자버린다면 기분이 어떨까 생각해봤다. 결론은 돈을 절약하는 것보다 그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호텔로 갔다.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니 편안 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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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와디(계곡)을 향해 가는데 힘든 오르막이 계속 되었다. 뜨거운 태양 밑에서 힘든 오르막을 올라가려니 지쳐서 계속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너무 더워서 한 쪽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한시간 가까이를 쉬는데, 자동차 한 대가 섰다. 외국인이 차에서 나오더니 자기도 형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한적이 있다면서 무스캇에 오면 자기네 집에서 머물라고 명함을 건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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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올라간 와디 바니 칼리드는 (Wadi Bani Khalid) 파라다이스 그 자체였다. 사전에 오아시스란 단어를 추가 할 때 이 사진을 꼭 추천하고 싶을 정도다. 와디는 물이 상당히 깊다. 표지판에 수영 금지라고 써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수영을 했다. 안전요원을 하는 사람과 여러 대화를 했는데 백인들은 수영을 잘해서 익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수영을 제대로 배워 본적 없는 다른 나라 사람들은 자만심에 수영을 했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가 해마다 나온다고 한다. 하이킹을 하다가 나는 물이 얕은 곳에서 놀았다. 동남아시아 가면 꼭 수영을 제대로 배워야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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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은 어디서 잘지 걱정이 되었다. 안전요원에게 여기서 텐트 쳐도 되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했다. 안전하냐고 물었더니 문제 없을 거라고 했다. 그런데 다른 남성이 안전요원 믿지 말라며 자기네 집에서 자라고 했다. 혼자 지내냐고 그러니 그렇다면서, 원룸에서 지낸다고 했다. 여긴 위험하다면서 자긴 착한 사람이라면서 걱정 말라고 자기네 집에 와서 자라고 했다. 오만 현지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어서 혼자 지내는 거 같다. 보통 안전요원 및 서비스직은 인디아, 파키스탄, 필리핀, 등의 사람들이 맡아 한다.

갑자기 여기서 혼자 자다가 안전요원들이 밤에 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되었으나, 자기네 집에서 자라고 하는 이 남성도 믿을 수가 없어서 그냥 거절했다.

관광객들도 다 사라지고 안전요원도 다 간 뒤에 뒤늦게 텐트를 치는데 몇 현지인이 왔다. 다행히 나한테 말을 걸지 않고 얼마 후 사라졌다.

(나중에 여길 혼자서 여행한 한국여성분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여기서 텐트 치려고 하다가 그 남성분네 집에 가서 잤다고 했다. 그런데 그 남성이 같이 자자고 했다고 했다. 거절했을 때 별 문제는 없었지만 편치 않아서 잠을 깊게 못 잤다고 했다. 걱정 말라고 자기 안전한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하는 남자들은 뭔가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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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다 볼 수 있는 곳에서 혼자 캠핑하는 건 무서웠지만 그래도 먹을 건 먹어야지 하며 밥을 차렸다. 밤하늘도 아름답고 조용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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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해가 밝아오고 아무일 없이 무사히 하룻밤을 보냈다는 생각에 행복했다. 게다가 이렇게 파라다이스 풍경이 아침에 보이니 얼마나 삶이 감사하고 또 감사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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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사람들이 오만에 관광을 많이들 온다고 하는데, 오만이 아직 관광지로 소문이 많이 안 나서 사실 관광객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별로 없는 편에 속한다. 숨겨진 보물 관광지랄까나. 오만을 휴가지 1위로 뽑고 싶을 정도로 정말 아름답다. 가족과 함께 다시 꼭 와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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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실컷 봤으니 이번엔 사막에 가기로 했다. 점점 더 안으로 들어갈 수록 포장도로는 사라지고 더 이 상은 자전거 타고 가는 게 불가능했다. 오만에 들어온 뒤로 몇 번이나 혼자서 텐트 치고 밖에서 자다 보니 웬 용기가 생겼는데 사막에서 혼자 텐트 치고 자고 싶어졌다. 자전거를 언덕으로 끌고 가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서 현지인 집에 맡기고 가기로 했다. 모르는 현지인 집에 들어가서 자전거 맡겨도 되냐고 하니 흔쾌히 허락을 해주었다.

텐트, 침낭, 드론 등을 들고 올라가려니 짐이 많았는데, 아이들이 도와주겠다며 달려 나왔다. 덕분에 언덕 오르면서 심심하지 않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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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한가운데 텐트에서 보는 일출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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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막을 봤지만 오만 사막은 정말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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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라고 모두 다 같은 사막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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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가 가본 사막 중 최고를 뽑으라면 오만 사막이라 대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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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색이 다른 사막은 처음 봤다. 저 붉은 색 모래는 다른 모래와 무게 및 성질이 다르다 보니 저렇게 언덕을 뒤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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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막에 오니 신이 나서 팔짝팔짝. 사실은 땅바닥이 너무 뜨거워서 팔짝 팔짝?ㅎㅎ

해가 위로 높게 떠오를 수록 바닥이 너무 뜨거워서 맨발로는 걷는 게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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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안전하게 보냈으니 이제 자전거를 다시 타러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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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니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ㅎ

오만은 아이들을 많이 낳아서 기르는 편이고 가정부가 항상 한 두 명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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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기르는 낙타도 구경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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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자전거 여행 이래 가장 바보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길 반대편 주유소 옆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식사 후 내가 길을 건넜다는 걸 깜박하고는 길 반대편으로 가지 않고 내가 왔던 길 쪽으로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갔다. 어쩐지 심한 역풍이 왜 갑자기 순풍으로 바뀌었나 싶었는데, 왜 갑자기 사막 언덕이 다시 보이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거꾸로 돌아가서 그런 거였다. 무려 두 시간을 왔다갔다를 반복.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도 생긴 다지만, 나의 멍청함으로 생기는 일은 정말 짜증이 더 난다. 되돌아가는 길은 또 다시 역풍인지라 심신 단련 훈련의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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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무스캇으로 돌아가는데 꽤 이동거리가 멀었다. 무려 160km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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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 계곡 가는 길 오르막에서 한참 지쳐 했을 때 무스캇에 오면 자기네 집에서 머물라던 외국인 집에 마침내 도착했다. 국제학교 교장선생님이었는데, 얼티메이트 프리스비 게임에 초대해줘서 잠깐 나도 뛰어봤다.

무스캇에 전에 카우치서핑 통해 며칠 지냈던 집에 방이 하나 남았었는데, 그 방을 한 달간 30만원 주고 렌트해서 밀린 여행기를 작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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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자 30일이 다 되어가서 버스타고 UAE 국경에 갔다가 다시 바로 오만에 돌아오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UAE 국경선에서 무스캇으로 돌아오는 버스는 잡을 수가 없다는 거다. 히치하이킹 해서 가야 되겠다 싶었는데, 운 좋게도 나처럼 비자런을 하는 한국 주재원을 만나서 차를 얻어 탈 수 있게 되었다. 한국 주재원분들 덕분에 편하게 무스캇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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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가족이 요트 경기장 티켓이 생겼다며 구경가자고 했는데, 티켓 가격이 엄청 나게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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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에서도 본적 없는 요트 경기를 직접 보니 재미있긴 했는데 사실 너무 멀고 게임 규칙이 뭔지 몰랐지만, 그래도 뭔가 새로운 걸 봤다는 사실에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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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치서핑에 한 현지 여성이 모임을 주최했는데, 그게 바로 결혼식 파티였다. 멋진 옷을 빌려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화려한 현지 옷을 입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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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에 하는 파티였던지라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이후 실제 결혼식에도 또 초대 받았는데, 현지인 옷들이 정말 화려하고 독특했다. 하지만 현지인 친구가 여성들의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고 해서 가진 사진은 없다. 혹시 몰라서 파티에 참여한 현지 여성 사진은 모자이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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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에서 날 호스트해줬던 친구가 오만에서 나고 길러졌던지라 오만에 한달에 한 번은 내려온다고 했다. 그 친구가 내려 왔을 때 같이 스테이지가 있는 바에 가서 재밌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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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아시아가 다음 목적지인데, 통제가 심한 국가들이라서 드론을 날리다가 문제에 처할 까봐 중고로 팔기로 했다. 한 현지인이 내 드론을 사기로 했다. 학생 때 드론을 갖고 놀았었는데 아버지가 공부하라며 팔라고 해서 팔았는데, 이제 취직해서 돈 벌기에 다시 산다고 했다. 국가 밑에서 일하면 돈을 크게 못 번다면서 사기업에서 돈을 벌고 있다는 오마니 현지 친구가 내 드론을 업어 갔다.

사실 드론을 갖고 다니면서 보안 문제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아랍에미리에이트에 있을 때 드론을 등록하고 날리고 싶었지만, 메일을 보내 봐도 답장을 얻을 수가 없어서 그냥 드론을 안 날렸다. 가방 크기도 커서 계속 들고 다니기도 불편해서 팔기로 했다. 사실 드론 날릴 때 매번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150만원 넘는 돈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었는데, 다행히 그 돈 안 날리고 되팔아서 다행이다.

드론을 파는 또 다른 이유는 무스캇에 지내면서 두바이에서 헝가리 부다페스로 가는 왕복 싼 비행기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6시간 비행인데 12만원 밖에 안 했다. 왕복 24만원. 밀린 여행기도 쓰고 한 번도 가본적 없는 곳에서 놀아보고 싶었는데, 돈이 필요했던지라 겸사 겸사 드론을 팔기로 했다.

 

49,000 km

49000 km 기념사진!

걱정했던 오만 여행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으며 어느덧 아랍에미레이트 국경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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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열심히 달리다가 두바이 국경에 밤 10시 넘어 도착했는데, 잠잘 곳을 찾지 못해서 계속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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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넘은지 1km 안 되어서 경찰차 한대가 서더니 갓길이 없어 위험하다며 언덕 위까지 에스코트 해주겠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경찰이 에스코트 해주는 게 첨이라 꽤 감동적이었다. 내리막에 내려 온 뒤 경찰이 캠핑장소를 보여줬다. 차들이 오지 않는 곳이라며 여기서 자라고 했다. 바퀴자국들이 보이긴 했는데 설마 누가 깊은 새벽에 오겠나 싶냐며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잠에 들었다. 근데 새벽 5시에 차 소리가 들리더니 막 텐트 밖에서 나한테 소리를 치는데 엄청난 패닉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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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알고 보니 경찰이었다. 자기 야간근무 끝났다면서 아침식사할 걸 텐트 밖에다 놓고선, 내가 텐트 열기도 전에 인사하면서 사라졌다.

꽤 특별한 경험이 아니었나 싶다. 아랍에미리트에는 현지 인구가 15%밖에 안 되며, 대부분 엄청나게 갑부다. UAE는 내가 현지인과 인연이 거의 없는 유일한 나라이다. 현지인들이 워낙 부자인지라 절대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일을 안 하니 얘기할 기회가 없었다. 아마도 내가 만난 경찰도 부자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많은 여행자들이 이런말을 한다. “나는 가난한 나라가 좋아. 사람들이 엄청 친절하거든.”
여행을 하며 여러 경험을 하다 보니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다. ‘가난하건 부자건, 친절한 사람은 특별한 이유 없이 친절한 성격을 타고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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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아오고 두바이를 향해 달렸다. 자전거는 두바이에 있는 인디언 친구네 집에 놓고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가기로 했다. 과연 부다페스트에선 어떤 생활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자전거 여행 이래 처음으로 자전거를 놓고 다른 나라에 머무는데 계획대로 밀린 여행기를 다 쓸 수 있을지,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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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여행 경로.

Al Ain으로 입국, Nizwa를 통해 무스캇(Muscat)에 들렀다가 한바퀴 돈 뒤에 다른 국경으로 출국

[2016/01/27~03/22 (D+1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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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현

    정말 숨겨진 보석 같은 곳 이네요! 되게 평화로워 보여요!

    • universewithme

      네!!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워서 좋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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