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라마단(금식) 기간에 자전거를 타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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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떠나기 전 마지막 날은 바쁘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의 마지막 날엔 부다페스트의 상징인 큰 스파에 들르고, 빌렸던 자전거 자물쇠를 돌려주고, DHL 물류창고에 가서 택배를 찾고, 집에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청소를 하고, 음식을 만들어 먹고 보니 새벽 늦게야 잠잘 수 있었다. 공항으로 가는 길 자전거 맨 뒤에 싣는 랙팩과 그리고 뒷 패니어, 핸드백 이렇게 세 개를 들고 가려니 어깨가 빠질 거 같이 힘들었다. 제 시간에 맞춰 공항에 도착해서 티켓팅을 하고 내 짐을 맡아줬던 인디언 가족을 위해 헝가리 술을 사는데 짐을 세 개나 들고 계속 이동하려고 하니까 너무 힘들었다. 제대로 된 배낭 혹은 캐리어가 없다면 비행기 여행이 정말 힘들다는 걸 배웠다. 비행기 기내에 앉아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5시간 반이 걸리는 비행이지만 저가 항공이라 물 같은 것도 사먹어야 했다. 샌드위치, 초콜릿, 차, 물 한 병 다 합해서 세트로 팔았는데 6천 원 정도 했다. 생각해보면 여전히 남는 장사다. 두바이에서 헝가리 왕복 비행기가 23만 원 정도밖에 안 했으니 말이다.

한가지 재밌는 것은 쉥겐 지역엔 90일 밖에 못 머무르는데, 깜박하고 계산을 잘 못해서 총 91일 머물렀으나, 출국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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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도착 후 인디언 호스트를 만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가야 했는데 지하철엔 이런 문구들이 있었다.

남성이 여성 칸에 탔을 경우 3만 원 벌금(100 AED)
담배를 피면 6만 원 벌금.
껌은 씹지 말라는 경고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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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호스트를 기다리면서 사진을 찍었다. 내 뒤에 있는 짐들을 들고 다니느냐고 정말 힘들었다. 짐 때문에 가장 힘들었던 비행기 여정으로 기억에 남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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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만에 인디언 호스트를 만나서 반가웠다. 내 짐은 옥상에 놔두었는데, 사막 지형이라 그런가 모래로 가득 덮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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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 모래로 덮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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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탈거라 만반의 준비를 하기로 했다. 넓은 마당도 있고 물도 있으니 깨끗하게 씻었다. 가방도 짐 다 꺼내서 싹 다 씻었다. 가방을 정리하고 보니 쓰레기가 크게 한 봉지나 나왔다. 재미있는게 가방 정리하면 항상 쓰레기가 한 봉지가 나오는데, 금세 또 다른 쓰레기로 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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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에서 샀던 펌프를 자전거에 설치하고, 맨 뒤에 설치하는 자물쇠는 잘 사용을 안 해서 버리기로 했다. 갖고 있던 여분용 튜브를 체크해서 수리 불가능한 건 버리고, 수리 가능한 건 패치를 붙였다. 스포크가 두 개나 부러졌던지라, 스포크도 직접 바꿔 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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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착한 날이 라마단 기간이었다. 라마단은 이슬람의 금식 기간인데 해가 뜨고 나서부터 해가 질 때까지는 아무것도 먹으면 안 되었다. 이슬람권에 휴가를 갈 경우 라마단 기간은 피하는 게 좋다. 날씨도 너무 덥고 해서 새벽 4시부터 자전거를 탔다. 3개월만에 다시 자전거를 타는 건데 낯설지가 않았다. 이제는 자전거 타는 게 익숙해져서 오래 쉬어도 크게 다를 게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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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두바이에서 자전거 탔을 때 못 봤던 것을 발견했다. 버스정류장에 에어컨이 있다는 거다! 부자 동네는 뭔가 다르구나 싶었다. 그런데 에어컨이 작동을 하는지는 확신이 안 섰다. 어느 버스정류장은 문이 열려 있었던 걸 보면 작동을 안 하는 거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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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공사 중이라 좀 복잡했다. 무엇보다 나를 정말 힘들게 했던 것은 라마단 기간에 자전거를 타는 것이었다. 라마단에 예외로 속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린이, 군인, 임산부, 생리 중인 여성, 여행자, 노약자이다. 나는 여행자이니 물을 마셔도 되는 거 같기도 하지만 길 한복판에서 마시면 안 될 거 같아서 좁은 골목에 숨어 들어가서 간식거리와 목을 축였다. 그런데 매시간마다 마땅히 숨을 곳이 별로 없어서 목이 너무 탔다. 한번은 큰 오피스 건물에 들어가서 내가 여행자인데 저기 계단에서 물 좀 마시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두바이에서 60km 떨어진 항구 도시에 도착해서 이란으로 가는 페리 표를 사려고 매표소에 갔다가 싸움을 구경하게 되었다. 이란인처럼 보이는 사람이 큰 정수기 주변에서 세수했는데, 표를 판매하던 인디언처럼 보이는 직원이 지금 라마단 기간인데 물을 마시면 어떻게 하냐고 막 소리쳤다. 그 아저씨는 그게 아니라 세수한 거라고 항변을 하며 한참동안 고성이 오고 갔다.

고사성어에 “오이밭에서 신발 끈 고쳐 매지 말라”라는 말이 있었는데, 중동에서는 “라마단 기간에 세수하지 말라”라고 해야 될 거 같다. 앞으로 이란에선 어떻게 자전거를 타야 할지 막막했다.

 

이란으로 가는 페리 표를 산 뒤 출입국 관리소로 갔는데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작년에 석 달 넘게 함께 자전거 여행했던 파트너의 비자가 컴퓨터 시스템에 도착하지 않아서 한참을 기다렸을 때, 인내심을 갖고 몇 시간 우리를 기다려주고 와이파이도 무료로 제공해줬던 직원을 다시 만났다. 매우 반가웠던지라 함께 사진을 찍은 뒤 필립에게도 보내줬다.

밤 페리였는데 페리 안에서는 음식을 다행히도 제공해줬다. 공공장소가 아니라 여행가는 수송 수단이기 때문에 음식을 제공해주나보다. 물과 밥을 편히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뻐서 히잡을 써야 한다는 불편함 따위는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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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다시 돌아오니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되었다. 저번에 이란에서 두 달간 자전거를 탔을 때는 다른 자전거 여행자랑 함께 달렸는데도 두 번이나 성희롱을 당했었다. 혼자 달리면 무조건 100% 몇 번이고 당할 게 분명했다. 이란에서 혼자 자전거 여행한 여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100% 무조건 성희롱을 당했다. 성희롱은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100% 무조건 당할 확률의 나라는 드물다.

어차피 지난번에 이란에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두 달간 자전거도 탔거니와 내 안전을 위해서 이번엔 기차를 타고 남쪽에서 북쪽 대도시까지 한 번에 이동하기로 했다. 항구에 도착해서 기차터미널로 가려는데 날씨가 정말 더워서 죽어버릴 거 같았다. 6월인데 이렇게 더울 수가. 이러다 탈진걸려 죽을 거 같아서 몸을 돌려 히잡으로 한쪽을 가리고선 물을 먹었다.

기차터미널에 막상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있었다. 두바이에선 세수하다가 싸움이 났는데, 여기선 뭔가 다른 분위기인 거 같다. 여행자들 공간이라서 널럴한 건가 싶었다. 우선 배고프니 식당에 가서 오랜만에 이란 캐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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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기 전에 짐을 따로 부쳐야 한다고 했다. 큰 랙팩, 패니어 가방 4개를 다 합니 무게가 34kg밖에 안 나갔다. 은근 적게 나가는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노트북, 카메라, 간식거리 등이 빠졌기 때문에 다 합하면 대략40kg 정도 될 거 같다.

문제가 하나 생겼는데 자전거를 화물로 실어야 하고 삼 사일 뒤면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자전거 분실 위험 등이 걱정이 되어서 사정사정했다. 자전거는 나와 한 몸과 같아서 자전거를 놓고 가란 말은 몸을 반쪽으로 쪼개라는 것과 마찬가지니 제발 자전거 좀 함께 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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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허락을 받고 자전거와 함께 기차를 탔다. 자전거는 한쪽 복도에 세워뒀다. 직원 분이 혹시 모르니 자전거를 한쪽 기둥에 자물쇠로 묶어 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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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야간 침대 기차는 태어나서 처음 타보는 거였다. 우선 남자칸, 여자칸, 가족칸이 나뉘었고 내가 있는 칸에는 여자 네 명이 앉고 잠을 잘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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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안에는 간식거리와 차를 마실 수 있는 보온병이 있었다. 여행자라서 라마단 신경 안 쓰고 막 먹을 수 있게 되는건가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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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 풍경은 예전에 자전거 탔을 때 봤던 풍경이랑 비슷했다. 반 사막 건조한 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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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할 수 있는 깔끔한 카페테리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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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있는 작은 간식 테이블은 뒤로 밀 수 있었는데, 위에도 침대가 있기 때문에 총 4명이 잘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이 기차 안에서 이란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대 초반의 여성이 속옷을 밀수 했다. 특별한 속옷은 아니고 유럽이나 한국 백화점에서 흔히 살 수 있는 티팬티 등이었는데, 이란에선 뒷골목에서 몰래 팔아야 하나보다. 내가 도착한 이란 페리 항구에서 한 시간정도 떨어진 곳에 케슘섬이 있는데 거긴 택스프리이기도 하며 비자 없이도 들어갈 수 있다. 두바이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쇼핑하러 자주 오는 곳이기도 하다. 같은 칸에 타고 있던 여성이 좀 더 자유로운 케슘섬에서 속옷을 사서 대도시 마샤드로 밀수했다.

남성 몇 명이 우리 칸으로 와서 이 여성으로부터 속옷을 샀다. 그 중 한 명이 영어를 할줄 알았다. 그는 티팬티를 손가락에 놓고 원을 돌려가며 수다를 떨었다. (고무줄 손가락에 올려 놓고 심심풀이로 돌리는 거 같은 것.) 뭔가 엄청나게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보였다. 여자친구 줄 거냐고 하니까 섹스파트너’들’ 줄 거라고 했다. 그 여자들도 어차피 여러 섹스파트너’들’을 두는데, 이란에선 사랑 없이 성관계를 너무 쉽게 한다며 아쉬워했다. 이란의 성생활이 궁금해서 물어보니 그 남성이 말하길 누구나 쉽게 성관계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속옷을 밀수하던 여성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했으며, 같은 칸에 탔던 다른 40대 여성분은 절대 그렇게 쉽게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이란을 제대로 알기란 참 어렵다. 정부가 공공장소에서 남녀를 분리해놓고 술판매를 금지하는 등 지나치게 엄격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일부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벗어나면 일탈을 하게 되는 거 같다 . 그 남성이 아쉽다고 한 말의 뜻도 정부의 지나친 간섭 때문에 사람들의 성가치관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나중에 중앙아시아에서 여러 자전거 여행자들과 얘기하다보면 이란에 대해서 얘기가 나오면 꼭 어떤 성적인 얘기들이나오게 된다. 예로 들어 한 여행자 부부는 다른 현지 부부랑 함께 자자고 요청을 받는 등 여러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이날 저녁 40대 여성은 밤새 내내 기도하며 울음소리 비슷한 소리를 냈다. 보통 독실한 무슬림들은 기도 하면서 그동안 죽어나간 메신저 이맘 등을 생각하며 슬퍼한다. 낮에는 그들의 성생활 얘기에 깜짝 놀라고, 밤에는 다른 사람의 독실한 기도 소리에 깜짝 놀라고 이란은 참 독특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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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목적지 마샤드에 도착하자 갑자기 함께 기차에 탔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인터넷으로 연락을 주고 받던 한 현지 친구의 가족 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마샤드의 신성한 곳에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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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곳에 방문하면 이렇게 감싸야 한다. 외국인에게는 항상 가이드가 무료로 따라와서 설명을 해주는데, 지난번 이란 여행을 하며 배운 지식을 섞어가며 질문을 하니 관광객 중에 이렇게 많이 아는 사람은 첨 본다고 했다. 워낙 호기심이 많다 보니 그렇게 된 거 같다.

 

실내는 반짝반짝 빛나서 굉장히 화려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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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정말 좋은 게 공원이 엄청 잘 되어있다. 가족들은 꼭 야외에 나와서 가족들과 음식을 함께 먹었다. 이날은 특별한 날이라고 해서 호스트 가족과 함께 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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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 주변엔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마샤드는 이란에서 가장 신성한곳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검은 차도르를 쓰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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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바자르(현지 시장)에 방문해서 이것저것 구경했다. 모든 바자르가 비슷비슷한 것들을 판다. 보석류, 천, 옷, 싼 물건들, 향신료, 땅콩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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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이 돌을 갈고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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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가게도 자주 보이는데, 냄새가 정말 좋아서 하나를 골라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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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는 맨 왼쪽 위 빨간병인데 스프레이처럼 나오지 않고 물 한줄기로 나와서 손으로 문질러줘야 했다. 싼 긴 바지 두개도 사고 내가 좋아하는 피스타치오도 샀다. 그리고 한국에 보낼 샤프란도 샀다. 샤프란 한 개가 만 오천 정도 했는데, 저정도면 일년도 먹을 수 있다. 샤프란 꽃에 각각 3개만 들었기 때문에 비싼데, 밥이나 요리 할 때 조금씩 섞어 먹으면 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우편을 보냈는데, 한국에 도착하질 않았다. 만약 세관에서 걸렸다면 샤프란 빼고 편지라도 보내줘야 할 텐데 아무것도 도착하질 않았다. 사실 우즈베키스탄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사기를 치던 곳이었다. 내 우편을 받았던 사람은 내 편지를 한곳에 놓고선 도장을 찍질 않고선 돈만 받고는 다 되었다고 했다. 아마도 내가 낸 돈은 자기 주머니에 넣고 샤프란도 빼돌리고 편지는 버린 게 아닌가 싶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행자들도 우즈베키스탄에서 보낸 편지가 도착하질 않았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내가 여행한 나라 중 거의 세계 탑 1위 였다… 사기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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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로 받은 투르크메니스탄 초대장을 들고 대사관에 가서 5일 통과 비자를 받아왔다. 투르크메니스탄이 갑자기 여행자들에게 비자를 잘 내주지 않았는데, 나는 정말 운이 좋은 편이었다.

 

현지 호스트 가족이 야외 소풍을 가자며 음식을 이것저것 챙겨갔다. 잠깐…라마단 기간 아닌가?…. 라마단 기간인데 소풍 가서 먹어도 되냐고 하니까 상관없다고 했다. 공원에 도착해보니 많은 사람들이 편히 음식을 먹고 있었다. 마샤드란 도시는 이맘의 무덤이 있어서 이란에서 가장 신성한 종교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라마단에 크게 영향을 받는 거 같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라마단 기간에 집안에서 편히 마시고 먹고 심지어 이런 공원에서도 마음껏 즐겼다.

바자르 구경 갔다가 목말라서 슈퍼 뒤에서 몰래 쭈그려 물 먹었던 내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다. 주인은 ‘쟤 왜 저러나’ 싶었을 거 같다.

이란은 시아파인데 종교적으로 수니파보다 자유롭다. 시아파는 주로 이란과 이라크에 많이 있고 이외 무슬림 나라들은 대부분 수니파이다. 이란이 티비에서는 엄청 독실한 곳으로 보이는데 사실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그렇게 믿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런가 라마단에 큰 영향을 받질 않는 거 같았다. 어디서든 식당 문이 열려 있었고 물을 마셔도 상관없어 보였다. 두바이는 수니파라서 그렇게 엄격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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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현지가족을 만나서 맛난 현지 음식 잔뜩 먹고 체력 충전 뒤 자전거에 올랐다. 투르크메니스탄 국경까지 이틀만 자전거 타면 되었다. 마샤드 성지를 지나 도시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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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란에서 자전거를 탄다. 안그래도 배가 고팠는데 식당이 근처에 있다는 반가운 표지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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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식당에서 먹는 밥은 똑같다. 입안에서 춤추며 날라다니는 쌀밥과 버터, 내가 좋아하는 빵, 그리고 치킨 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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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다시 달리는데 한 부부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다. 베스트 친구를 만난 것마냥 서로 반가워 하며 정보를 주고 받고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프랑스 부부인데 25년전쯤에 아프리카에서 자전거 여행을 했었다고 했다. 당시엔 인터넷도 안 되고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라 집에 생존여부를 알리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힘든 와중에도 어떻게 해서 부모님이 아프리카로 와서 같이 여행을 하기까지 했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20~30년전에 자전거 여행은 지금에 비하면 100배는 더 힘들지 않았을까 한다.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많은 것들이 발전하고 장비들이 고급스러워져서 모험이 쉬워지고 있다.

 

25년 후의 자전거 여행은 얼마나 더 쉬워질지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25년전이든 25년 후든 단 한가지 똑같은 것은 페달을 굴려야지만 앞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일 거다.

날씨가 정말 더웠는데 다 감싸야 했다. 사진은 프랑스 부부가 찍어줬다. 프랑스 부부가 50대 중반이었지만 짐이 나보다 적어서 그런 건지 아님 체력이 워낙 좋아서 그런 건지 몰라도 나랑은 속도차이가 나기 때문에 먼저 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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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에 다시 만났는데 같이 와일드 캠핑을 하기로 했다. 캠핑 전 현지인으로부터 근처에서 물을 얻을 수 있었는데, 생수병 한 개로 텐트 안에서 샤워를 했다. 이 텐트가 크고 무겁고 설치하기 힘든 단점이 있는데, 좋은 점은 안에 텐트를 분리하면 공간이 생기고 그 안에서 샤워를 할 수 있다. 샤워를 할 때는 생수병 하나면 충분하다.

프랑스 부부의 텐트는 바로 옆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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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밤하늘을 바라봤다. 건조한 반 사막지형이라 그런가 하늘의 흐릿한 은하수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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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을 먹은 후 함께 달리다가 속도가 달라서 나중에 또 보자며 그들을 먼저 보내고 혼자 달렸다. 어차피 오늘 하루만 이란에서 자전거 탄 뒤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넘어가는 거기 때문에 조심해서 뒤를 가끔 쳐다보며 달리면 성희롱 위험은 없을 거라고 믿었다.

날이 정말 더웠는데 자전거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땀을 흘려가며 무더위와 싸우며 펑크난 걸 고쳤다. 이후 한 슈퍼 근처에 도착했는데 프랑스 커플이 보였다. 그들이 왜 슈퍼에 있는지 이유을 알고 난 이후 정말 부끄럽고 미안했다. 경찰이 내가 혼자 달리는 걸 보더니 위험하다고 느껴서 프랑스 커플에게 나를 무조건 기다렸다가 함께 달리라고 했다고 했다. 그래서 무려 한 시간이나 슈퍼에서 날 기다렸다고 했다. 편지도 쓰며 시간 때웠다고 괜찮다고 했지만, 나는 정말 피해를 끼친 거 같아 미안했다.

이후 결국 경찰의 소원대로 우리는 함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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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현지인이 차를 세우더니 수박을 한통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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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쉼터를 발견해서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니콜라스의 부인이 뭔가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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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큰 도마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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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받아서 좋다고 헤벌레. 프랑스 부부는 과일 채소 등 영양가 있는 것들을 잔뜩 들고 다녔다. 나는 생존하기 위해 그냥 아무거나 먹는데, 이분들은 매끼를 소중히 챙겨 먹는 거 같았다.

빈건물이었던지라 외부에서 보이질 않기 때문에 편하게 히잡 벗고 점심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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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해보고 싶은 거지만 한 번도 못해본 차를 붙들고 달리기. 이란은 현지인들이 참 친절한지라 계속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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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현지인이 차를 세우고 프랑스 부부에게 자기네 집에서 하룻밤 머무르라고 했다고 했다. 핸드폰 번호를 주고 받았던지라 나 또한 가도 된다고 문자를 주어서 나도 집에 초대 받았다. 이란에선 집밥과 길에서 먹는 식당밥은 정말 다르다. 이란 집밥은 정말 맛있다!!!!!

이번엔 짧게 이란을 스쳐가는 거였는데, 별다른 문제 없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어서 기뻤다. 이제부턴 진짜 본격적으로 중앙 아시아가 시작된다. 중앙 아시아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자 그럼 새로운 대륙으로 이동해볼까나!

 

[2016/6/20~07/01 (D+1766)]

(이전에 이란에서 자전거 두 달 타며 쓴 여행기에는 이란의 문화, 관광지, 종교 등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그러니 이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전 여행기를 꼭 읽어주세요!)

(이란) 북에서 남쪽까지 2개월간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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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ylor lee

    안녕하세요? UAE 에서 배로 이란 가려면 비자 필요하나요? 대사관에서 비자 발급받아야하나요? 아니면 공항처럼 도착비자로 입국할수있나요?

    • universewithme

      네 비자 필요해요. UAE에 있는 이란 대사관에 문의해보세요. ^^

USA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