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에서 대만으로) 4개의 비행기를 타고 남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동아시아로 이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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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에서 대만까지 3개의 항공사를 이용해서 4개의 비행기를 타고 간다;

[(피지항공)통가->피지->뉴질랜드 웰링턴]->(젯스타)뉴질랜드 오클랜드->(에어뉴질랜드)대만

그런데 시작부터 복잡한 일이 생겼다. 지난번 바누아투에서 통가로 비행기 탈 때 추가 수하물을 미리 구입하지 않았는데, 카운터에서 할인해줘서 오히려 싸게 왔었다. 그래서 할인받을 걸 기대하고 추가 수하물을 구입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오히려 $522달러 (65만 원)을 내라고 했다. 통가-(피지)-뉴질랜드 비행기표는 $160달러(20만 원)였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522 통가 달러(TOP)라고 했다. 나는 미국 달러로 구입했기에, 미국 달러로 말하는 줄 알았다. $522 통가 달러일 경우 28만 원이다. 이걸 놓치면 뒤에 이어지는 3개의 비행기도 다 놓치기에 28만 원 수하물 비용을 내고 타기로 했다. 그런데 직원이 갑자기 TOP $255 (14만 원)을 카드로 결제하고, TOP $130(7만 원)을 현금으로 따로 내라고 했다. 게이트가 닫히기 일보 직전이라 정신없어 직원이 시키는 대로 했다. 비행기를 타고 보니 현금 지불한 것에 대한 영수증은 없었다.

피지에 도착 후 피지 항공사에 가서 시스템을 체크해달라고 했다. 내가 낸 짐이 총 얼마였는지 물어보니 TOP $255라고 했다.

피지 공항 직원에게 현금과 신용카드를 따로 결제하는 경우가 있냐고 물었더니 그런 건 없다고 했다. 또한 추가수하물과 오버사이즈를 따로 물지 않는다고 했다. 통가 직원은 1kg당 얼마를 지불해야하는지 몰라서 처음에 잘 못 된 정보를 내게 제공했고, 추가수하물과 오버사이즈를 함께 청구할 수 없는 걸 알자, 현금으로 따로 받는 등, 제대로 된 일처리를 할 줄 몰랐다. 내가 낸 현금은 시스템상에도 등록이 안 되었는데, 그 행방을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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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항공사 때문에 기분이 상했었는데, 게리(Gary)와 헤더(Heather)를 만나 금세 기분이 풀렸다. 이전 피지 블로그에 소개한 분들인데, 내가 피지에 경유할 때마다 공항에 매번 마중 나와 주시고 픽업해 주시고 머물 방을 제공해 주시는 등 매번 큰 도움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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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이분들이 만들어 파는 아일랜드 스타일 땅콩버터를 먹고 힘을 내서 다음 비행기를 타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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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비행기는 피지에서 뉴질랜드 웰링턴으로 가는 일정이다. 비록 통가-(피지)-뉴질랜드가 하나의 티켓이었지만, 피지 공항에서 또 추가수하물 비용을 내야 했다. 다행히 오버사이즈는 추가로 청구하지 않았다. 피지 비행기를 5번 넘게 탔는데 추가수하물과 오버사이즈를 동시에 청구한 건 통가 직원이 유일했으며, 심지어 오버사이즈 지불한 금액은 시스템상에 등록도 안 되어 있었다.

어쨌든 내게 많은 것을 알려준 남태평양과는 작별 인사를 하고 뉴질랜드 땅에 도착했다. 뉴질랜드는 캠핑 장비나 자전거를 갖고 있으면 까다로운 생물 보안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직원에게  캠핑장비를 다 보여줘야 하고, 자전거는 생물 보안 심사 사무실에 놔두고 나가서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30분 정도 기다리니 자전거가 무사히 통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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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호주에서 피지로 갈 때 젯스타 항공사 이용했다가 서류 문제로 거절당해서 돈 날린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또 젯스타 항공사와 문제가 발생했다. 웰링턴에서 오클랜드로 가는 비행기를 젯스타에서 구매했는데, 비행 일정이 다음날로 바뀌었다고 한다. 진짜 다행인 게 오클랜드에서 대만으로 가는 에어뉴질랜드 비행기가 이틀 뒤 출발이었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만약 몇 시간 뒤 출발하는 비행기였으면 돈 날릴뻔했다.

오히려 비행 날짜가 변경되는 바람에 공짜 숙소에도 머무를 수 있었다. 공항 안에 호텔이 바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호텔방이 정말 좋았다. (사진상으론 별로인데 실제론 정말 좋았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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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식사 쿠폰도 주었는데 조식이 불포함이라 조식이나 저녁 식사 둘 중 하나로 사용해야 했다. 아침을 원래 가볍게 먹는 관계로 저녁 식사로 쿠폰을 사용했다. 피자가 정말 얇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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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숙소를 처음 이용해 봤는데 신기하고 좋았다. 호텔 입구에는 이렇게 비행 일정이 나와서 여행에 대한 설렘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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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이후 공항 주변에 산책하러 나갔다. 그런데 당시 뉴질랜드가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였는데도 정말 추웠다. 갑자기 생각난 게 뉴질랜드 밤은 항상 추웠다는 거다. 남태평양에서 지낼 때 추위를 모르고 지냈기에 뉴질랜드의 찬바람은 적응이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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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숙소는 바로 활주로 앞이어서 비행기 이착륙하는 걸 볼 수 있는데, 소음이 안 들렸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게 사람들이 복도에서 내는 소리, 문 쾅쾅 닫는 소리는 잘 들렸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왜 전 세계 호텔은 복도에서 내는 소음을 방지 못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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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고 비행기가 하나둘씩 출발하기 시작했다. 나도 짐을 챙겨 엘리베이터를 타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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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오면 바로 젯스타 카운터가 나온다. 전 세계 많은 공항 호텔이 이렇게 바로 이어진 건지 뉴질랜드 공항이 특별히 호텔을 잘 지은 건지 모르겠지만, 엄청 편리해서 좋았다.

카운터 직원이 상자를 넘기면서 라디오로 “여기 테이프 덕지덕지 붙은 상자 갑니다”라고 해서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테이프 80% 종이 20%..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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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링턴 공항이 신식으로 잘 지어져서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가버렸다. 서둘러 간단한 아침과 커피를 마시고 게이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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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비 오는 날씨 속에서 구름을 뚫고 갑자기 화창한 파란 하늘을 날고 있으면, 천국에 들어온 거 같은 기분을 줘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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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교통 수단을 좋아한다. 자동차, 페리, 기차, 전철, 트램, 버스, 비행기 다 좋다! 여기서 중요한 규칙이 하나 있는데 항상 창가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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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도착했는데, 3년 전에 날 호스트 해줬던 로버트(Robert)가 픽업해 주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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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로버트와 그의 부인이 오클랜드를 한 바퀴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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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기했던 게 일요일이었는데 모든 가게가 문을 열었고, 길은 엄청 분주해서 막히기까지 했다.

피지, 바누아투, 통가에서는 일요일은 교회 가는 날이며 가족들이 모이는 날이라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 매우 조용했기에 이렇게 분주한 일요일이 적응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갑자기 차들도 사람도 너무 많다고 느꼈다.

정말 재밌는 게 3년 전 동남아에서 뉴질랜드로 넘어왔을 때 사람들이 너무 없어 귀신이 사는 도시 같다고 느껴졌는데, 남태평양에서 뉴질랜드로 넘어오니 갑자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는 도시처럼 느껴졌다.

내가 느끼는 모든 경험은 상대적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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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망의 대만 가는 날! 남은 테이프를 덕지덕지 상자에 더 붙여서 구멍 난 곳을 수리했다. 에어 뉴질랜드 티켓팅은 정말 쉬웠다. 역시 비싼 항공사가 이름값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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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대만 타이베이까지 11시간 30분이 걸린다. 가격은 무려 23kg 가방 두 개 포함 U$360(45만 원)밖에 안 했다. 통가에서 대만을 어떻게 갈까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이 경로를 우연히 발견했는데 가격이 엄청 저렴해서 좋았다.

다만 통가에서 오클랜드까지 가는 게 좀 복잡했고 자전거 수하물 비용을 매번 내야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저렴하게 잘 가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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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야채, 치즈, 크래커, 과자, 심지어 아이스크림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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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이런 데서 일하면 집중이 잘 된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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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 전에 깨워서 저녁밥도 챙겨주고 참 좋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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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11시간 30분짜리 비행기는 처음으로 타는 거다. 그동안 최장 거리 비행이 9시간 30분이었다(일본에서 벤쿠버, 싱가포르에서 뉴질랜드, 사우디에서 스페인). 밥만 챙겨주면 24시간, 아니 72시간도 탈 수 있다. 국제 우주 정거장 6개월도 끄떡없는데, 태워줄 사람이 없어서 가질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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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만에 도착한다. 이게 얼마 만에 아시아에 돌아오는 거지? 2018년 싱가포르를 떠나 뉴질랜드로 가서 자전거를 탔다. 이후 호주로 가서 자전거 여행도 하고 워홀도 하며 1년을 보냈다. 그러다 코로나가 발생해서 2년 가까이 호주에 발이 묶였었다. 그러다 코로나가 풀리면서 남태평양을 7개월간 여행했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 아시아에 돌아왔다.

대만은 처음이라 사실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뭐 항상 막상 가면 다 하게 되어있으니 큰 걱정은 없었다.

대만에 대해서 딱 한 가지 생각난 게 있다. 대만은 음식이 맛있다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 먹을 생각을 하며 비행기 창문 너머 설렘 가득 대만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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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행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전거 여행 중에 여행기를 쓰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후원해주신다면 제 블로그에 쏟은 노력과 시간에 대한 큰 보상이 될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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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에서 대만까지 영상 브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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