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동남아가 처음이라 모든 게 재밌고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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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동남아에 입국했다. 새로운 대륙에서의 첫 나라에서는 모든 게 신기하다. 대륙이 바뀌었을 땐 분위기가 확 바뀌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롭다. 밤이 되어서 입국했던지라 우선 돈을 뽑고 얼른 숙소를 찾으려는데 쉽지가 않았다. 모든 ATM이 얼마 안 되는 돈밖에 뽑을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돈을 뽑을 때마다 만원에서 2만원 정도 손해를 보기 때문에 한 번에 20~30만 원씩을 뽑아야 하는데 시내 전체 ATM을 다 둘러봐도 돈을 뽑을 수 있는 한계가 너무 낮았다.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결국 포기하고 얼마 안 되는 돈을 뽑고 우선 저녁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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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인데도 날이 후덥지근하고 더웠는데 사먹을 수 있는 거라곤 뜨거운 죽 밖에 없었다. 이후 이런 죽을 베트남에서 자주 사먹게 되었다. 쌀죽에 잘게 부순 고기를 얹고 양파 마늘 튀김을 얹어 먹는다.

이후 숙소를 찾는데 내가 원하는 가격의 숙소는 대체적으로 다 낡았다. 중국에서는 숙소가 잘 발달 되어 있어서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만 오천 원 정도면 시설이 괜찮은 곳에 머무를 수 있는데 베트남에서는 시설이 갑자기 확 낡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그냥 포기하고 더 늦어지기 전에 숙소를 잡았다.

ATM 찾고 숙소 찾느냐고 밤에 돌아다니면서 보니 20대 초 중반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보였다. 날라리 같이 생긴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는 풍경이라서 살짝 무서웠다. 이후 느낀 바로는 베트남에 젊은 세대 비중이 크고 오토바이가 보편화 되어 있다 보니 좀 그렇게 보였던 거 같다.

국경 도시에 며칠 머물며 새로운 분위기를 마음껏 즐겼다. 새로운 국가에 들어가면 마치 갓 태어난 애기처럼 모든 걸 신기하게 바라본다.
베트남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느낀 것은 인터넷 속도가 중국에 비해 아주 빠르다는 것이다. 중국은 인터넷이 너무 느리고 이것저것 다 막혀서 답답했다. 드디어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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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인사를 해주고 환영을 해주니 굉장히 반가웠다. 내가 햇볕에 그을린 피부색을 갖고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날 한국사람으로 생각을 안 한다. 일부 베트남 사람들도 내가 자기네 나라 사람인 줄 아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이렇게 날 환영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감사하다. 중국에선 백인만 너무 좋아해주는 분위기라, 피부색이 검거나 말거나 날 좋아해주는 이 친구들이 정말 좋았다. 사실 중국처럼 대 놓고 백인만 좋아해주는 나라는 본적이 없다. 한국에 가면 다시 중국에서 느꼈던 그 인종차별을 느낄 거 같은 건 나만의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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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현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니 뭔가 색달라 보여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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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집들이 이렇게 1층은 비었고 2층에서 생활을 했다. 집안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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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와 함께 가고 있는 소년이 보여서 신기해서 사진 한 장을 요청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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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는 역시 동남아인 거 같다. 엄청 초록색으로 모든 게 덮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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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엄청 습했다. 땀이 얼굴 전체를 계속 덮어서 썬크림을 바르나마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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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지대는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 되었는데 이후에 평지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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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내가 정말 좋아했던 건 모자 쓴 사람들을 지켜보는 거였다. 한 번 써보고 싶었던 모자였다. 가방에 많은 것들이 있어서 기념품은 안 사다 보니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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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정말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바로 볏논 사이를 달리는 것이었다. 은은한 연녹색이라 마음에 안정감을 준다. 베트남 북부에서는 보통 2모작 남부에서는 3모작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은은한 연녹색 사이를 달릴 확률이 굉장히 높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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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대도시에 다다르니 많은 오토바이들이 보였다. 베트남은 오토바이 천국이다보니 대도시를 제외하곤 차가 적게 다녀 자전거를 타는 게 오히려 안전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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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다다르자 갑자기 엄청난 수의 오토바이가 보였고 더 이상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차든 오토바이든 자전거든 갑자기 확 그 수가 늘어나면 공간이 좁아지니 위험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는 차와 자전거 도로가 항상 분리되어 있었는데 문제는 대도시에선 자전거 수가 너무 많아서 당시 자전거 도로가 그닥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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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베트남 갈 계획이 이전에 없었다. 유명한 외국인 블로거가 베트남은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심하게 씌우고 현지 사람들을 믿을 수가 없다고 적었었다. 더군다나 교통도 엉망이라니 목숨을 내놓고 갈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내가 있던 중국 쪽에서 빠져나가려면 베트남 국경 말고는 갈 데가 없어서 그냥 포기 하고 지나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며칠 지내고 보니 정말 좋았다. 사람들도 예상했던 것보다 친절하고 사기 치는 것도 뭐 그다지 느끼진 못했다. 가격이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그냥 다른데 가서 사먹으면 되었었다. 무엇보다 사실 교통이 은근 재미있었다. 비싼 돈 내고 디즈니랜드 갈 필요가 뭐 있나. 현실 디즈니랜드가 바로 여기 베트남 하노이에 있었다. 교통이 정말 혼돈에 가득 찼고 그 사이사이를 지나가는 게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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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 와서 제일먼저 한 것은 대통령 투표이다. 해외서 하는 네번째 투표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장기 독재를 위해 해외 부재자 투표를 중단 시켰었다. 이후 1997년부터 재외국민이 끊임없이 헌법소원 제기를 했다. 여러 번의 패소 끝에 2007년 드디어 헌법불합치가 결정되었고 재외국민 선거가 2012년 부활했다. 이후 매번 다른 나라에서 선거에 참여한 사람은 대한민국에 몇 명이나 있을까 생각해보면 난 대한민국의 0.0000001%에 해당하는 국민.. 하며 쓸데없는 뿌듯함을 느껴본다……….

*쓸데없는 0.0000001% 국민의 자랑..
2012년 멕시코에서 국회의원 투표를 위해 국외부재자 신고 신청
2012년 코스타리카에서 국회의원 선거 완료
2012년 에콰도르에서 대통령 투표를 위해 국외부재자 신고 신청
2012년 파라과이에서 대통령 선거 완료
2016년 헝가리에서 국회의원 선거 (2016년부터 국외부재자 신고를 인터넷에서 신청 가능해짐)
2017년 베트남에서 대통령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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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밤거리는 정말 복잡했고 의외로 난 그 복잡함이 정말 좋았다.

티브라는 닉네임을 쓰는 자전거 여행자분과 일년?이년? 넘게 카톡으로만 연락했었는데 마침내 베트남에서 만났다. 도착한 첫날 그분이 인터넷으로 알게 된 한국분으로부터 삼겹살을 함께 먹게 되었다. 나는 시내 호스텔에서 지냈고 티브님은 시내에서 좀 멀리 떨어져 지냈는데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한 번 밖에 못 봐 아쉬웠다. 티브님은 3년의 자전거 여행 끝에 베트남을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돌아가셔서 동료를 떠나보내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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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길거리 음식 영상을 찍고 싶었는데 혼자 하긴 힘들어서 영상 촬영을 해줄 사람을 찾다가 현지 영상 동호회 사람들을 알게 되어 그 중 한 사람이 찍은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게 되었다. 미국이 베트남 침략 당시 엄청나게 많은 양의 폭탄을 사용했다. 당시 불발된 미사일이 아직도 시골 곳곳에 남아 주변에서 놀던 아이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폭발에 의해 사망한다고 한다. 불발된 미사일이 있는 시골마을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터리였는데 사실 굉장히 정적인 영상이었다. 오래된 가옥에서 현지인이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가끔 이웃이 와서 기타를 치는 영상이었다. 현지어를 알아들을 수 없는 나로선 너무 정적인 영상이라 지루하게 느껴졌다.

영상 편집에 관심을 가진 뒤로 깨달은 게 영화든 드라마든 한 장면에 3~5초 이상 오래 머물지를 않는다. 무조건 3~5초에 한 번은 촬영 구도를 바꾼다. 아래서 찍든, 멀리서 찍든, 뒤에서 찍든 화면을 계속 바꿔 줌으로써 지루함을 방지해주는데 그녀가 찍은 다큐멘터리는 한 장면에 별 대화도 없이 굉장히 오래 지속되어서 졸음이 올 거 같았다. 그런데 의외로 신기한 게 아직도 그 영상의 분위기가 마음속에 남았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에서 노부부가 식사하던 장면, 이웃이 찾아와서 기타 치는 장면 등이 생각난다. 너무 빠른 영상에 매번 치여 살다가 엄청나게 천천히 진행되는 다큐멘터리를 보니 오히려 더 기억에 남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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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 친구들이 강가 근처서 저녁을 먹을 거라면서 같이 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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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지피고 길거리에서 산 각종 현지 음식으로 현지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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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 가는 길에는 동남아의 우버 Grab 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했다. 태국 같은 곳에선 오히려 Grab이 우버를 문 닫게 하고 혼자서 독주를 하고 있다. 오토바이 서비스는 모든 나라에 있는 건 아니다. 근데 베트남은 워낙 오토바이가 많다 보니 Grab 오토바이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차보다 가격도 훨씬 싸고 목숨 내놓고 타는 거라 훨씬 재미있다(?). 교통이 워낙 혼잡 해서 이러다 사고 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몇 번 들었었는데, 스릴이 넘치다 보니 정말 재미있게 느껴졌다. 모험하는 게 싫다면 Grab 오토바이는 비ㄸ추천 한다. 난 그냥 별 생각없이 재미있게 사는 게 좋아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지내면서 택시가 필요할 때는 항상 Grab 오토바이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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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와서 한 가지 실망한 것은 기대와 달리 베트남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을 거의 보질 못했다는 것이다. 베트남 여성들이 입는 저 하얀 옷을 자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축제나 큰 행사 때만 입는 거 같았다. 관광지를 구경하다가 때마침 베트남 전통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는 학생들이 보였다. 쾌활하게 웃으면 친근하게 대해줘서 고마웠다.

과연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실망하는 것은 뭘까? 한국 드라마에선 다 예쁘고 잘 생겼는데 막상 와보니… 여긴 어디?…..란 생각을 하려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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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호스텔에서 알게 된 친구들과 함께 베트남 전통 수상 인형 극장을 보게 되었다. 왼쪽에서 사람들이 전통 악기를 연주하면 물속에 사람이 들어가서 물 위에 인형을 움직인다. 초반엔 인형들이 원격 리모컨으로 조종 되는 줄 알았는데 뒤늦게 사람이 물속에서 물위 인형을 움직이는 거란 걸 알고 굉장히 신기했다. 참고로 관람시간이 꽤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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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의 복잡함이 좋아서 일주일 넘게 머무르게 되었다. 호스텔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놀러도 다니고 그냥 혼자서 걸어도 다니고 하다 보니 시간이 정말 굉장히 빨리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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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롱베이가 정말 유명한데 가격이 세고 모든 사람들이 다 가니까 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왔으니 뭔가 투어는 해야 될 거 같아서 투어 회사에 방문해서 이런저런 상품의 사진들을 보다가 탐콕(Tam Coc)의 사진이 정말 멋져 보였다. 금색으로 물든 숲 사이로 작은 배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해서 호스텔에서 만난 친구와 하루짜리 상품을 돈 주고 함께 예약을 했다.

오랜만에 돈 내고 참가하는 투어였는데 역시나 처음에 관광상품을 파는 가게에 먼저 들렀다. 그리고 역시나 되돌아 갈 때 또 한 번 들렀다. 전세계적으로 일일 투어가 어쩜 이렇게 똑같은지 모르겠다. 내 기억에 자전거 세계 여행 하면서 일일 투어를 네 번 정도 했었다. 페루에서 두 번, 터키에서 한 번, 그리고 베트남에서 한 번 이렇게 총 네 번 이다. 대륙별로 다 다른 관광 상품이었지만 루트는 놀랍게도 똑같다. 항상 관광상품 가게에 먼저 들리고 돌아오는 길에 또 한번 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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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관광 상품엔 뭔가 많이 방문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별 관심 없는 관광지를 중간에 끼워 넣어 시간을 때운다. 6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도 이런 관광상품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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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아시아 물소가 화려하게 치장을 하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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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점심을 먹고 본격적으로 내가 보고 싶어하는 탐콕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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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대여해줘서 자전거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풍경이 예뻐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연녹색이 옆으로 펼쳐졌고 하롱베이에서 보이는 그런 돌산들이 계속 이어져 있어서 하롱베이 안 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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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잡고 있는 걸까 궁금했다. 현지인이 쓴 저런 모자를 자주 봤었는데 은근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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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현지인이 발로 운전하는 배를 타고 강 안으로 들어가는데 실망했던 부분이 금색으로 뒤덮인 숲은 전혀 없었다. 생각해보니까 계절을 잘 맞춰 야지만 금색이 보이지 않나 싶다. 그리고 당연 관광상품에서 봤던 사진엔 포토샵이 엄청 들어갔을 게 뻔한데, 당시 너무 혹했나 보다. 그래도 하롱베이 같은 돌산들이 보였고 은은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풍겨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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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작은 동굴도 짧게나마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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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우리가 자유를 느끼기 위해 하는 관광들이 사실은 현지인들의 자유를 침해하며 끝나지 않나 싶다. 나 같은 관광객들이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에 들어가서 닐리리야 니나노 놀면, 현지인 입장에선 시끄러운 민폐라고 대부분 생각할 거 같다. 그래서 보통 전세계적으로 현지인들이 관광객이란 단어를(tourist) 쓸 때 다들 얕잡아 보듯이 말한다. 대부분의 현지인들 사이엔 traveler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전거로 여행을 하든 버스로 여행하든 모든 관광객을 tourist라고 생각을 한다. 생각을 해보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데 웬 외국인들이 들어와서 노래 부르고 시끄럽게 떠들고 사진 찍고 놀면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싶다.

언제부턴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관광(여행) 이란 현지인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지나치게 개인적이며 사치스러운 놀이라는 것이다. 루시드 폴의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가사에서 ‘살아가는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란 가사가 있다. 그것처럼 관광이든 여행이든 그 모든 단어 아래 끊임없이 민폐를 끼치게 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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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상품 가게를 마지막으로 들르고 난 후 하노이로 돌아 오는 길에 엄청난 오토바이 인파에 놀라고 말았다. 하노이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많은 오토바이 수였다. 중국은 보통 공장에서 스모그가 올라와 도시 전역을 덮는데, 베트남에선 오토바이 운전을 하면서 매 순간순간 대기 오염을 다 흡입하게 되지 않나 싶다. 그러다 보니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는 필수로 꼭 쓰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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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에 미뤘던 일을 하기로 했다. 바로 길거리 음식 영상 찍기. 영상을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그냥 삼각대 들고 민망하지만 혼자서 중얼중얼 카메라 앞에서 말할라 했는데, 탐콕을 같이 갔던 친구가 맛집 소개 해주면 영상 찍는 걸 도와준다고 했다. 그래서 일부 영상은 그 친구가 찍어주고 일부 영상은 혼자서 삼각대를 세워 놓고 찍었다. 혼자서 여행 다니다 보니 낯선 나라에서 혼자서 삼각대 위 카메라나 고프로 보면서 중얼중얼 대면 사람들이 쳐다보는데 정신이상자 취급 받는 거 같아서 참 민망하다.ㅎㅎ

위 사진은 내가 하노이에서 정말정말 좋아했던 음식 분차 (Bun Cha)라는 것이다. 숯불에 고기를 굽고 이후 국수에 고기를 담는데, 숯불 고기의 독특한 맛과 향이 국수와 어우러져서 정말 맛이 끝내준다. 위 식당은 지나가다가 그냥 우연찮게 들른 곳인데 맛있어서 다른 친구들도 데려가서 함께 먹고, 영상 찍으면서 먹는 등 몇 번이나 저 식당에서 먹었다. 베트남에서 제일 그리운 음식을 꼽으라고 하면 당연 분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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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야를 갈아서 무처럼 밑에 깔고, 육포, 고기, 몇 가지 채소, 땅콩을 섞은 후 소스를 넣어주는데 정말 정말 맛있다. 이것도 내가 좋아했던 음식이다.

사실 자전거 여행을 할 땐 같은 음식만 주로 먹는다. 말이 안 통하니까 식당에서 사람들이 먹는 거 손짓발짓 하며 같은 걸로 달라고 하거나 그냥 똑같은 메뉴만 먹는데 수도 같은 대도시에 가면 음식의 선택이 다양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비디오 영상을 찍으려면 직접 현지 음식을 검색해야 되는데, 그 결과 다양한 음식에 대해서 알게 된다. 정말 강력하게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 방식이다. 현지 음식이 뭔지 검색해 보고, 레스토랑도 알아본 다음에 직접 찾아가서 먹어보면 그 나라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는 느낌을 얻는다. 이왕이면 영어로도 검색해보는 게 좋은 거 같다. 한국어로 검색하면 한국인들만 가득한 식당에서 먹을 수 있기에 현지 분위기를 못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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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밥 같이 엄청 쫀득쫀득하면서 고기의 부드러움이 입에서 살살 녹았던 음식이다. 약간 밋밋했지만 평소에 못 봤던 음식이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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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얇은 만두피에 고기나 새우를 섞어서 간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 이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꽤 흥미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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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달달한 간식. 저 안에 들어 있는 게 모두 엄청 달다. 무더운 여름날 어름 섞어서 먹으면 팥빙수 먹는 듯한 그런 시원함과 달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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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 사이에서 하노이에서 정말 유명한 게 바로 달걀 커피다. 영상으로도 직접 찍었는데 달걀, 럼, 커피, 등을 함께 섞는데 사실 엄청 느끼하다랄까나? 처음에 뭣도 모르고 신기해서 두 잔을 연거푸 마셨는데 속이 메슥거려서 혼이 났다. 하노이에서 발명한 이 커피의 유래는 아침식사로 커피에 달걀을 넣으면 칼로리가 높아져 속이 든든해져 사람들이 즐겨 마시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이 다 이렇게 마시지는 않는다. 달걀 커피는 오직 몇 카페에서만 판다. 만드는 것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런 거 같기도 하다. 지금은 어쩌면 나같은 관광객이 더 찾는 커피가 아닌가 싶다. 달걀 커피의 원조 가게에서 영상을 찍으려고 했는데 거기서는 한꺼번에 대량으로 큰 믹서 같은 것을 이용해서 만들기에 내가 갔을 땐 이미 만들어진 것만 팔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덜 유명한 카페에 찾아갔는데 거기선 일부러 나를 위해서 따로 커피를 만들어줘서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베트남 음식 영상 총 집합!

베트남 음식점 주소 및 자세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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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돈이다. 하노이에서는 큰 돈을 뽑을 수 있는 ATM이 몇 대 있어서 하노이에서 돈을 한 번에 20만원정도 뽑을 수 있었다. 베트남 돈은 사실 계산하기가 좀 어려웠다. 보다시피 돈의 액수가 너무 크다. 천원이 20,000 동이나 한다. 이렇게 액수가 커지면 모든 게 갑자기 다 비싸 보여서 돈을 아끼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실 한국도 돈의 액수가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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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하노이를 떠나 다시 시골마을들을 자전거를 타며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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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를 떠나면서부터 일주일정도 한국분과 함께 자전거를 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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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풍경 중 하나인데 조그마한 돌 산들이 초록색으로 뒤덮여서 이러저러한 모양으로 우뚝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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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전거는 기어를 조정하는 게 핸들바 맨 끝에 달려 있다. 오래 된 방식이라 사실 요즘 자전거들은 안 쓰는데 내가 쓰는 투어용 자전거는 아직도 이걸 고집한다. 이유는 고장이 잘 안 난 다는 것이다. 6년을 넘게 썼는데도 사실 고장 한 번 안 났는데 갑자기 작동이 제대로 안 한다. 기어를 올리면 저절로 다시 내려가버린다. 오르막에서 갑자기 기어가 내려가면 죽을 거 같다. 자전거 가게 가서 어떻게 고칠 방법 없냐며 기다리다가 맞은편에 길거리 이발소를 보게 되었다.

결국 고치는 걸 실패하고 다른 자전거 가게에 갔더니 테이프 등을 나사에 붙여서 임시방편으로 기어가 내려가는 걸 방지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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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푸르렀던 베트남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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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국수를 자주 먹었는데 이번 국수는 닭 육수가 진해서 정말 구수했다. 근데 날이 엄청 더운데 뜨거운 국수를 먹으니 땀이 더더욱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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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큰 언덕이 나와서 올라가는데 힘들었지만 풍경이 멋져 다행이었다.

 

베트남 다운힐 영상 모음. 고프로로 찍어서 화면이 좀 뿌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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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 chau라는 마을이 나름 관광지로 잘 발전되어 있어서 호스텔도 있고 구경할 데가 몇 곳 있어서 하루 쉬었다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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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근처 폭포 가서 시원한 여름을 만끽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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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동굴로 가기로 했는데 계단이 너무 많아서 올라가는데 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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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동굴의 매력을 발견해버렸다. 해질녘에 붉은 노을이 동굴 안으로 들어오면 마치 활화산 마그마가 흐르는 거 같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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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타오르는 동굴을 보며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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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얼굴을 숨겨 버리기 전에 동굴에서 나와 호스텔로 서둘러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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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밤 묶었던 호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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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마룻바닥에 커텐을 놓고 여러 침대가 놓여져 있는데 사실 너무 더워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선풍기를 켜 놓으면 큰 소음이 나고 바람이 간지럽히고 선풍기 끄면 너무 더워 잠 자는 게 불가능했다. 동남아는 에어컨 없는 곳에서 잠들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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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동안 잘 챙겨준 호스텔 주인의 아내분과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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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베트남 사진을 둘러보면 참 시골 냄새 물씬 풍기는 거 같다.

 

베트남에서 자전거 타기 맛보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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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베트남 시골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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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 생긴 트럭으로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는 현지인. 현지인이 쓰고 있는 저 모자는 정말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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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를 떠난 이후부터 매일같이 마시던 게 있었다. 바로 사탕수수 주스!!! 지금 보니 사진으로 남긴 게 없는데, 긴 사탕수수를 기계에 넣어서 찌부시킨다랄까나? 그러면 사탕수수 액이 나온다. 근데 그렇게 바로 마시는 것보다 얼음을 동동 띄우면 엄청 시원 해져서 갈증이 싹 해소된다. 무조건 하루에 한 잔은 꼭 마셔줘야 했다. 그렇게 마시면 무더운 열기가 씻기는 느낌이 들었고, 코카콜라 같은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자연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어 뿌듯한 느낌도 들었다. 가격도 500원도 안 한 거 같다. 하노이 같은 도시에 가면 사탕수수 주스 가격이 좀 올라가지만 시골 동네는 확실히 가격이 싸다. 무엇보다 좋은 건 어느 시골동네건 소도시건 무조건 사탕수수 주스를 파는 기계를 쉽게 발견할 수 있어 원할 때마다 마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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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음식은 대체적으로 잘 맞았는데, 이날 음식 선택은 영 꽝이었다. 닭은 퍽퍽 했고 반찬도 뭔 맛인지 몰랐었다. 밥심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인데, 이렇게 음식이 형편 없으면 정말로 히이잉..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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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했을 때의 그 당시의 순간보다 여행을 끝낸 이후에 사진을 뒤적였을 때 느낌이 확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내가 찍은 베트남 시골 풍경들이 꼭 그런 거 같다. 그 순간엔 너무 덥고, 습하고 에어컨도 거의 없어서 참 힘들었는데, 이렇게 뒤늦게 보니 너무나도 평온해 보인다. 내가 정말 저 멋진 곳들을 지나쳤나란 생각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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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오르막 중에 가장 힘들었던 오르막이었다. 어찌나 경사가 심했던지 나중엔 자전거를 밀기까지 했다. 날이 후덥지근하니 얼굴은 땀 범벅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보니 느낌이 색다르다. 힘들었던 감정은 순간에 느낌으로만 남고 그것이 시간이 흐르면 아련함으로 변하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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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정말정말정말로 사랑하는 아시아 물소.. 표정이 항상 뭔가 뚱하고 멍하다. 가끔 턱을 약간 위로 쳐 올리는데 그 순간은 디게 멍청해보이면서도 순해보인다. 목에는 나무로 만든 종이 보인다. 아시아 물소가 지나가면 나무가 나무를 치는 텅텅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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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는 보통 철로 만든 종을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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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멀리 바라본 강. 큰 물레방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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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내리는데 아이들이 트럭 위에 올라 앉아서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인사를 하자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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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나를 따라 한참을 자전거를 같이 탔다. 내 체력이 고갈되어서 가방에서 과자를 꺼낸 후 아이들과 나눠 먹었다. 이후 아이들은 다시 마을로 돌아가고 나는 라오스 국경을 향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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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기에는 내가 좋아하는 별이 들어있다. 베트남의 정겨운 시골 풍경을 담아서 사진을 한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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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에 도착했지만 지나다니는 차가 별로 보이질 않아서 살짝 불안했다. 설마 국경 닫히진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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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국경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있어서 국경 문 닫기 전에 통과했다. 베트남에서는 북쪽 위만 살짝 자전거를 탔는데 사람들이 친절히 대해줘서 좋았다. 베트남을 남쪽에서부터 여행한 사람 말로는 남쪽 베트남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차고 북쪽 사람들은 훨씬 잘 웃는 거 같다고 했다. 나는 북쪽만 여행했기에 베트남 사람들의 따뜻한 모습만 담은 채 떠난다. 동남아의 첫 나라 베트남. 좋은 추억을 남기고 다음 나라 라오스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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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경로
베트남에서 지낸 총 일수 = 31일
베트남에서 자전거로 이동한 총 거리 = 744km
베트남에서 총지출 = $647
($1=22,500 dong)

4 Comments
  1. 경험하지 못한 여행을 정호진님 덕분에 마음으로만 경험하고 있습니다. 님의 글을 접한지 벌써 4~5년은 된 듯 합니다. 그동안 여러나라, 많은 사진과 글을 보며 미지의 세계를 끝없이 여행하고 님의 용기를 배웠고, 제 마음 깊숙이 간직하고 있는 끄지지 않는 용광로의 불꽃 같은 도전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된 듯 합니다. 아무쪼록 안전한 여행 되시고,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뵙고싶네요~~~ 대한민국 세종시에서^^

    • 안녕하세요 이길수님. 뒤에서 든든히 후원해주시고 용기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로서로 용기 얻어 힘내요! 화이팅!

  2. 오랜만에 여행기를 올리셨네요
    덕분에 베트남 북부지방을 구경 잘했습니다

    • 네..오랜만이죠 여행기가.ㅎㅎ.. 매번 감사합니다! 곧 라오스 여행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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