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디어 아시아로 돌아왔다!! 감격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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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orgas라는 중국 북서쪽의 이민국에 도착하니 이미 밤이 다 되었다. 밤이 되면 국경선을 닫는다고 들었는데 여전히 이민국 문이 열려 있었다. 이민국 심사를 받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거 같았다. 짐작하기론 카자흐스탄 국경선과 연결이 되어 있어서 카자흐스탄 국경 넘은 사람 명단이 시스템상으로 전달되고, 그 사람이 도착해야지만 문을 닫는 거 같다. 이민국 직원이 영어로 이것저것 계속 물었다. 알고 보니 이민 심사와 상관없이 내 여행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가지로 물은 거였다. 이민국을 나오자 갑자기 환전해주겠다는 사람들이 몰려왔다. 덕분에 쉽게 카자흐스탄에서 남은 돈을 중국돈으로 환전했다.

이민국을 빠져나와 도로에 나왔을 때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흥분되고 기대가 되었다. 한국을 2010년에 떠나 캐나다에 1년 워홀하고 이후 자전거 여행을 5년간 했다. 한 번도 한국에 들어간 적이 없다. 6년 만에 내가 속한 대륙에 돌아왔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 정말 신났다. 아시아에 돌아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흥분이 되는데 한국에 돌아갔을 땐 어떤 감정이 들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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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가는 길은 잘 정비 되어 있었고 도로 상태도 정말 좋았다. 중국의 첫인상은 깔끔 깨끗함이었다. 다만, 이상하게 도로가 텅텅 비어있었다. 사람들과 차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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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도시라서 마땅히 어디 텐트 부탁하기 힘들 거 같아서 호텔을 찾으려고 하는데 너무 비쌌다. 결국 만 칠천원짜리 ($15) 제일 싼 호텔을 찾아서 체크인을 했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오래된 호텔이었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 안전하게 발 뻗고 잘 수 있다는 곳이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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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정도 되었는데 상점들은 문을 닫고 길은 굉장히 조용했다. 다행히 문 열고 있는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을 주문했다. 중국에서의 첫 식사다!!!!

그런데 젓가락질이 너무 힘들었다. 플라스틱재질의 두꺼운 젓가락을 사용해서 엄청 미끄러운 면을 먹으려니 은근 고통스러웠다. 나중엔 손이 저려서 중간중간 손을 접었다 폈다 해주면서 손가락 스트레칭을 해주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사람 만나서 젓가락 사용해서 한국 음식 먹은 적이 몇 번 있었던 거 같은데 젓가락질 하면서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없다. 아무래도 재질이 달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웃긴 건 외국인들은 오히려 한국 젓가락을 더 힘들어 한다는 거다. 처음 젓가락을 사용하는 외국인들에겐 한국 젓가락이 너무 얇아서 나무재질보다 더 고통스럽다고 어렵다고 한다.

중국은 정말 큰 대륙이지만 중국내 시간차가 없다. 미국같이 대륙이 큰 경우엔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 수록 한 시간씩 달라서 서쪽과 동쪽이 네 시간의 시차가 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중국도 이전엔 타임존이 존재했지만 공산주의의 모든 건 같아야 한다는 정신에 의해서 정말 큰 대륙의 모든 사람들이 단 한가지의 베이징 시간을 따르게 법이 바뀌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국경을 넘자마자 갑자기 2시간의 시차가 발생했다. 서쪽에선 동쪽 사람들의 시간을 따라야 하다 보니 오전 9시에 해가 뜨기 시작한다. 서쪽 사람들은 자기네만의 시간을 따른다고 들었는데 막상 보니 베이징 시간을 따르는 거 같아서 헷갈려서 나도 베이징 시간만 따르기로 했다.

자전거를 타야 하는 나에겐 사실 시간을 버는 거라 좋은 거다. 만약 해가 7시에 뜨면 밍기적 거리다가 10시에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고 그럼 해는 5시에 지는데 따지면 7시간 밖에 자전거를 탈 시간이 없다. 하지만 해가 9시에 뜨고 10시에 자전거 타기 시작하는데 해는 7시에 지니 자전거 타는 시간이 무려 9시간이나 되어서 시간을 벌게 된다. 해에 크게 의존하는 자전거 여행자인 나는 해가 늦게 뜨는 시차가 훨씬 좋다.

 

국경넘을 당시 만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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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도시를 떠나기 전에 심카드를 만들려고 하는데 말이 잘 통하지 않아서 정말 힘들었다. 중국엔 세 개의 통신 회사가 있는데, 어떤 회사는 현지 주소를 필요로 하고, 어떤 심카드는 언락 폰엔 안 되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 China Unicom 심카드를 결국엔 샀다. 그런데 여태까지 사용해본 심카드 중 중국 심카드가 가장 복잡하고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 인터넷을 다 쓴 후에 충전을 하려고 했는데, 충전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새 카드를 만들었는데 이후 충전하는 방법을 찾긴 했지만, 처음 신청할 때의 용량 이상으론 충전이 안 되었는데, 언제는 또 되고 정말 이해 불가한 카드였다.

중국 북서부 도로에서 신기했던 건 표지판에 중국어와 아랍어가 동시에 적혀 있다는 거다. 공산주의 정책을 위해 모든 건 같아야 한다며 소수민족의 힘을 약하게 하는 정책들이 있지만, 한편에선 이렇게 소수민족을 위해 다른 언어를 같이 써주는 배려를 보여줘서 다행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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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도시에 줬던 돈과 같은 가격을 냈는데 이번엔 깔끔하고 좋은 호텔을 얻었다. 호텔이 막 오픈해서 굉장히 깨끗했는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주인이 저녁때쯤 와서는 나보러 커튼을 닫으라고 했다. 짐작하기론 외국인은 못 받는 호텔인데 그냥 나를 받아준 거 같다. 혹시라도 경찰이 오면 문제가 될 거 같으니 커튼을 닫으라고 한 게 아닌가 싶다.

 

이때 당시 비디오를 열심히 만들고 영상 편집도 미리 해놔 유튜브에 올려 놔서 중국 서북쪽 자전거 탄 영상은 앞으로 몇 개 더 글과 함께 올릴 예정이다. 위 영상은 호텔 잡던 날의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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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이틀 정도 더 머물렀다. 다음날 점심 먹으러 돌아다니다가 시장을 발견했다. 새로운 나라에 들어갔을 때 첫 주는 정말 디즈니랜드 간 것마냥 모든 게 새롭고 흥미롭고 설레게 된다. 시장에서 간식거리도 사 먹고 사람들도 구경하고 내가 중국에 왔구나하는 신기한 감정에 사로 잡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먹방 영상..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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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음식을 먹은 후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가서 식당에 들어갔다. 어떻게 주문할지 몰라서 옆 테이블 사람이 먹고 있는 걸 달랬는데, 이건 내 인생을 확 바꿔준 음식이 되었다라고 하면 너무 오버인 거 같고, 아무튼 정말 맛있었다. 사실 중앙아시아 사람들이 먹는 라그만과 비슷하지만 뭔가 확실히 달랐다. 면도 훨씬 더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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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참 한국에선 부먹이냐 찍먹이냐 이슈가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건 무조건 부먹이다. 찍먹은 말도 안 된다. 부먹해야 면에 골고루 양념이 들어간다.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 짬뽕하곤 다르지만 왠지 이 음식을 먹을 땐 짬뽕이 생각난다. 이 음식은 뭔가 새콤하고 고기와 야채씹는 맛 등이 정말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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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직원이 옆에 결혼식이 있는데 식사 초대해줄 테니 하루 더 머물라고 했다. 결혼식이 궁금해서 갔는데 각종 음식을 시켜줬다. 결혼식은 한참 후에 진행되는 거 같아 볼 수는 없었다. 말고기와 각종 여러 음식을 접할 수 있어서 신기했다. 이분들과 점심식사하면서 손가락으로 숫자 세는 법을 배웠는데 다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중국은 숫자를 세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꼭 알아야 하는데 외우는 게 헷갈린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예전에 유튜브에서 탈북자들이 얘기하는 걸 봤는데 숫자를 손가락으로 말할 때 중국방식으로 했다. 탈북 한 후에 중국에 3~4년 오래 머무르다 보니 그렇게 중국식으로 숫자를 센다고 하던데, 과연 실제로 북한 내에서도 사람들이 중국방식으로 숫자를 세는지 아니면 중국에 오래 산 탈북자들만 그렇게 숫자를 표현하는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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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려고 하니 눈 덮인 풍경이 보였다. 10월 말이었는데 벌써부터 눈에 싸여 있다니, 아름답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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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왔지만, 여전히 유르트가 가끔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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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풍경 중에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눈 덮인 풍경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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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언제 눈이 와서 이렇게 쌓였는지 모르겠다. 제설차가 지나가는 걸 보니 마음이 좀 놓였다. 겨울에 제일 사랑스러운 차는 제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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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고프고 춥기도 해서 잠시 서서 양말을 한 겹 더 신고 잠바를 껴 입고 쿠키로 배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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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 다리 위로 올라가야 하는 거 같은데 어떻게 올라가는지 감이 안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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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을 오래 하다 보면 익숙해지는 것들이 있다. 예로 들어 처음 1~2년간 비 오는 게 정말 싫었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 비 오는 걸 크게 개의치 않게 되었다. 여행 초반 산에 올라가는 게 정말 싫었는데, 이제는 그냥 그럭저럭 즐기게 되었다. 하지만 딱 한가지 정말 즐길 수 없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터널이다. 터널은 정말 끔찍하게 싫다. 터널에 들어갔을 때 차들이 지나가면 엄청나게 크게 소리가 울리는데 무지막지한 몬스터가 나를 죽이기 위해 쫓아오는 거 같다. 터널안 소리가 너무 크게 울려 긴장을 하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다행히 뒤에 바짝 오는 차가 없어서 얼른 자전거를 세우고 마음을 가다듬고 계속 전진했다.

사실 터널 안에서 가장 최악은 운전자들이 빵빵 경적을 울릴 때다. 경적 울리면 정말 너무나도 크게 울려서 깜짝 놀라 핸들바를 잡은 손이 흔들리고 균형을 순간 잃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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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럴 수가! 믿을 수가 없었다. 터널을 지나고 나와보니 저 멀리 높게 보였던 다리에 내가 올라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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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다리! 산에 길 내기 어려우니 그냥 다리를 놔 버렸다. 꽤나 긴 다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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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흑 울고 싶다. 또 터널 하나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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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지나자 이번엔 기가 막힌 풍경이 나를 놀래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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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어디서 잘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키르기스탄에서 봤던 문양과 유르트들이 보였는데 눈 덮인 곳이라 밖에서 자긴 너무 추울 거란 생각이 들었고 그들의 유르트 안에 들어가서 자기엔 폐끼치는 거 같았다. 계속 가자니 앞으로 마을 하나 안 보일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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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나오자마자 건물 하나가 보였던지라 터널쪽으로 돌아가서 건물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알고 보니 조그마한 낡은 호텔이었는데 시설이 굉장히 낙후되었다. 전기 안 들어오고, 물 안 나오고, 화장실은 건물 밖에 있는데 방 가격이 무려 30달러였다. 결국 5달러 내고 텐트를 치기로 했다. 그런데 아뿔싸 폴대 하나가 부족하다. 키르기스탄에서 현지인 집에 텐트를 쳤을 때 한 개를 깜빡했나보다. 두 개로 지탱하니까 공간이 훨씬 좁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버틸 수는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저녁을 수제비 같은 걸 사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건물 안도 춥긴 마찬가지였지만 밖에 보단 좀 따뜻하고 안전한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 따뜻한 저녁을 먹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이날 하루 일정의 비디오. (이 영상엔 한글 자막이 있습니다! 긴 여정이라 이 영상은 다른 영상에 비해 살짝 재밌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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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여러 겹 껴입고 출발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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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정말 시렵기 때문에 방수 잠바를 손에 씌워서 바람막이로 썼다. 오토바이에 달린 두꺼운 손잡이 같은 걸 자전거에도 설치하고 싶었는데 어디서 사야될질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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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기가 막히게 멋있어서 특별한 아침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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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길 옆에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고기가 은근 색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돈 내려고 보니까 이전에 먹었던 음식보다 훨씬 비쌌다. 사기를 치는 거라고 생각해서 화가 살짝 나려고 했는데 주인이 식당 옆에 있던 사진을 손으로 가리켰다. 알고 보니 말고기였다. 화가 났던 그 순간이 부끄러웠다. 여행을 하면서 아니 어쩌면 내 삶 전체에 있어 내게 있어 가장 부족한 건 참을성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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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반성을 하며 달리다가 저 멀리 뭔가 신기한 생명체가 움직이는 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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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아닌 거 같고 넌 도대체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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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털이 목 쪽에 많이 달린 건 첨 본다. 쌍봉낙타라고 불리는 몽골 및 중국 지대에 사는 특별한 낙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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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내리막이 이어졌는데 정말 손과 발이 추웠다. 이날 무려 130km, 밤 10시까지 달렸다. 주변에 잘 숙소는 없고 와일드 캠핑을 하기엔 계속 펜스가 옆을 막고 날이 너무 추웠다. 할 수 없이 호텔이 나올 때까지 달려야 했다.

 

이날 하루를 담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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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목화밭이 계속 나왔다. 사막 모래 같은 고운 흙이 주변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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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잘 안 자라서 흙으로만 무덤을 만드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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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가 주변에 있어서 그런지 길 옆에는 목화가 수십 km 계속 떨어져 있었다. 목화가 그냥 버려진다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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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에 가서 스토브로 쓰는 기름을 사려고 했는데 나한텐 안 판다고 했다. 이후 주유소 옆 식당에 가서 먹은 내 사랑 내 사랑 내 사랑 내 사랑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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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역시나 플라스틱류의 두꺼운 젓가락이라서 정말 힘들었다. 멀리서 봐도 젓가락질로 고생하는 게 보였는지 포크를 주어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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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전날보다 조금 따뜻한 거 같아서 와일드 캠핑을 하려고 했는데, 도대체 어디다 텐트를 쳐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고속도로 옆에는 가드레일이 있고 그 옆에는 펜스가 있다. 가드레일은 자전거를 위로 들어서 넘는다 쳐도 펜스를 넘는 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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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지는데 다음 도시까지는 너무 멀었다. 결국, 고속도로 빠져나가는 길목에서 자전거 및 가방 등을 가드레일 너머로 옮기고 텐트를 쳤다. 도로보다 낮게 위치해 있어서 지나가는 차에서 보이지 않는 위치였다.

 

이날 하루가 담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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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주유소에서 기름 얻는 걸 성공했다. 주유소 직원이 기름을 왜 필요하냐고 해서 요리하려고 그런다고 하니까 자기 신분증으로 주유소 들어가는 입구에 카드를 찍고 이후에도 기계에 카드를 찍은 후에 기름을 담아주었다. 아무래도 절차가 까다로워서 이전 주유소에서 안 줬던 거 같다.

배는 고픈데 주변에 식당이 없어서 각종 간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기로 했다. 직원이 감사하게도 따뜻한 두유와 귤을 선물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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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도시에 들어가는데 아까 낮에 봤던 트럭이 길 옆에 누워있어서 안타까웠다. 아무도 안 다쳤길 바라본다.

 

이날 하루가 담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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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은행에 가서 돈을 뽑으려는데 은행 기계에 돈이 없다고 했다. 외국 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은 거기 밖에 없어서 돈없이 떠나야만 했다. 수중에 있는 돈이라곤 천 원이 다였다. 시장에 가서 오늘 저녁에 먹을 것을 사기로 했다. 토마토 한 개, 양파 한 개, 버섯 조금, 쌀 조금을 75원에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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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보고 나오는 길에 사람들이 장기를 하는 게 보였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한테 장기를 배웠었던지라 오랜만에 장기 두는 걸 봐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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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길 옆에선 사람들이 목화를 따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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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목화를 수집할 수 있는 농기계가 따로 있는 거 같았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손으로 일일이 직접 따고 있던 건가란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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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중에 정말 독특하고 아름답고 유용한 걸 꼽으라면 목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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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늦게 어디다 텐트 칠까 고민하던 중 길 옆 펜스가 찢어진 곳이 보여서 거기를 넘어서 텐트를 치고 자기로 했다. 아까 낮에 장 본 걸로 요리를 했는데 정말 있었다. 간장에 소금 후추 조금 넣어줬는데 야채에서 나온 국물이 정말 맛있게 잘 베어서 밥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이날 하루가 담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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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저녁 정말 추워서 여러 옷을 껴입고 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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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추웠던지 가방에 서리가 꼈다. 겨울에 자전거 타는 건 여러가지 고통이 동반하는 데 그 중 정말 힘겨운 건 아침에 깨서 침낭을 벗어나는 일이다. 침낭에서 벗어나는 그 순간 너무 추워서 고통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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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이 안 보여서 한참을 달리다가 오후 늦게 점심식사를 했다. 이전에 먹던 음식과 달랐고 무엇보다 맛이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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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점심을 먹어서 속이 든든해 행복해 하며 달리다가 목화를 줍는 현지인과 귀여운 옷을 입은 아이가 보였다. 다른 이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되지만, 이 두 사람을 멀리서 보니 갑자기 만감이 교차했다. 나는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아도 약간의 블로그 글 작성 및 각종 방법을 통해 소소한 돈을 얻어 세계 여행을 한다. 그렇게 쉽게 살며 달리다가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 순간 어딘가 쥐구멍에 숨고 싶을 만큼 내 삶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삶은 공평하지 않다. 서로가 다르게 출발했고 다른 걸 선택했기에 가는 방향이 다르다. 힘겹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내 삶이 참 부끄럽다고 누군가에게 얘기를 한적이 있다. 그러자 그는 어차피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는 거니 부끄러워하지 말라며, 내가 하는 일은 여행을 하며 겪은 일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는 거라고 했다. 모든 사람들의 삶은 다르고 그러니 그걸 인정하고 그냥 현재에 만족하며 즐기며 살아가면 그만이라고 했다. 하지만 함께 사는 세상에서 어떻게 남의 고통을 무시하고 내 행복만 즐길 수 있단 말인가. 다른 두 선이 평행을 달리다가 서로 만나는 그 지점. 인생 편하게 자전거 타며 즐기며 가다가 힘겹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는 그 순간. 그 지점. 내 삶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지점이다.

말도 안 되는 꿈을 꿀 나이는 훨씬 지났지만 여전히 무수한 꿈들을 꾼다. 그 중 하나는 서로를 배려하며 즐길 수 있는 일할 환경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서로를 바라봤을 때 죄책감이 들지 않게끔 하는 그런 사회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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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저녁은 쉽게 텐트를 칠 곳을 찾을 수 있었다.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 국도였던지라 옆으로 가는 샛길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도로에서 좀 떨어진 곳이라 아무도 안 올 거 같았다. 와일드 캠핑이라면 정말 무서워하는 내가 중국에 들어와서 왜 이렇게 와일드 캠핑을 자주 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첫 번째 이유로는 중앙아시아 여행하면서 혼자서 와일드 캠핑 하면서 큰 두려움을 약간이나마 깬 게 도움이 된 거 같다. 두번째 이유로는 의외로 중국은 안전하다고 느껴진다. 인터넷에선 장기가 털린다는 등의 얘기가 있지만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을 혼자 여행한 나로선 오히려 중국은 안전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그리 위협적이지 않아 보이고 만약 싸운다면 왠지 대항할 수 있을 거 같은 착각마저 든다. 다른 외국자전거 여행자들 또한 중국은 안전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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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큰 도시에 도착했는데, 시내 중심 숙소는 너무 비쌌다. 할 수 없이 한참 돌아가서 도시 들어가는 길목에 있던 호텔을 잡았다. 중국 호텔에선 외국인을 거부하는 상황이 종종 있다고 들었다. 그 이유로는 영어가 익숙지 않아서 외국 여권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어서 등록이 꺼린다는 거였다. 그래서 핸드폰에 한자 이름을 입력해놔서 가끔 보여주곤 했다. 이번에 내가 잡은 호텔은 현지 신분증을 꼭 찍어야지만 방을 등록할 수 있는 거 같았다. 호텔 직원이 손님 중 한 명의 신분증을 빌려서 기계에 긁고 방을 이용하게 해주어서 참으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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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캠핑할 때 불이 제대로 안 들어와서 결국 스토브를 다 분해해서 깨끗하게 씻었더니 갑자기 불이 잘 들어온다. 혹시 MSR 스토브 쓰다가 불이 잘 안 들어온다면 설명서 보고 분해해서 청소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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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무치로 가는 길목에 타이어에서 계속 바람이 샜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 3달러인가 주고 산 타이어인데 그 험하다는 중앙아시아를 넘으면서 단 한 번도 펑크가 나지 않았던 타이어였다. 너무나도 싼 튜브가 이렇게 잘 버텨줄진 정말 몰랐다.

우루무치에 밤 늦게 도착했는데 뭔가 감회가 색달랐다. 이렇게 큰 대도시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게 언젠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아마도 마지막으로 대도시를 방문했던 게 5개월 전 두바이였던 거 같다. 시골 소녀가 서울에 상경한것마냥 신나하며 달리다가 호스텔에 도착했다. 우루무치 대도시에선 외국인이 머물 수 있는 싸구려 호텔은 하나도 없었지만 다행히도 호스텔이 있었서 저렴하게 머무를 수 있었다.

 

우루무치 가는 일정을 담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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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에서 알게 된 유럽여행자, 중국 여행자와 함께 다음날 도시를 함께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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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에서 여행 온 중국인 친구 덕분에 언어장벽 없이 쉽게 여행할 수가 있었다. 우루무치 현지 음식을 먹기 위해 간 주방에선 요리사의 불쇼를 볼 수가 있었다. 불로 요리하는 중국인을 보니 내가 진짜 중국에 왔구나라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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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매웠던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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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있을 때 우즈베키스탄 식당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다. 하지만 막상 우즈베키스탄에선 이 밥을 먹은 적이 없는데 중국에서 다시 맛보게 되니 신기했다. 사실 이건 내가 그닥 선호하는 맛은 아니었다. 건포도 등이 섞여서 밥이 너무 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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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식은 이전에 먹은 것보다 훨씬 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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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근처 산에 올라가면 도시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다 같이 올라가기로 했다. 올라가는 길목에 쓰여진 말 No Climbing, Lov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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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 만에 보는 도시 풍경이란 말인가. 오랜만에 보는 도시 풍경에 넋을 잃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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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지방에 사는 소수민족은 사실 중앙아시아와 가깝다. 그러다 보니 중앙아시아 여행이 아직 다 안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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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가 계속 보이고 모스크도 보이고 사람들이 입은 옷들도 중앙아시아와 비슷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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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추웠던지라 찻집에 들어가서 몸을 녹이기로 했다. 직원으로부터 받은 차를 음미하며 마시는데 중국인 친구가 이건 차가 아니라 일반 물이라는 거다. 음? 딱 봐도 차 안에 잎이 들어있는데 이게 왜 물이란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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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얼마 안 있어 진짜 차가 도착했다. 아!! 내 인생에서 가장 독특하고 가장 맛있던 차였다. 달달하면서도 독특한 향이 났던 차. 생각해보니 왜 중국인 친구가 보라색 물을 보면서 이건 일반물이라고 말한 건지 알 거 같았다. 중국 북서부에선 식당에 가면 항상 무료로 마실 수 있는 보리차 같은 물이 있어서 그런 보리차 물을 왜 돈 주고 사냐라며 중국 친구가 의아해 했던 거였다. 결국 진짜 차가 도착하고 나서 서로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얼은 몸을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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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긴 하지만 여전히 중앙아시아 느낌이 물씬 났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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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밤 늦게 출출해서 밖에 나가서 간식 거리를 사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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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사먹은 꼬치. 그런데 먹는 순간 혀가 마비되는 느낌이 들어서 이상했다. 도대체 이 맛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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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에서 산 맥주와 함께 내 혀를 마비시키는 이상한 맛이 나는 꼬치를 먹으며 우루무치 대도시의 밤을 보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내 혀를 마비시켰던 건 쓰촨성(Sichuan)지방에서 나는 후추였다.)

 

우루무치에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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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중국인 친구와 독일인 친구는 먼저 떠나고 나는 겨울 장비를 사러 백화점을 갔다. Decathlon은 유럽계열 스포츠 매장인데 가격대비 성능이 정말 우수해서 유럽에서 처음 매장을 접한 후론 항상 즐겨 찾는 매장이다. 중국에도 있다고 해서 반가웠다. (데카트론을 가구계의 이케아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데카트론이 한국에도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너무 말도 안 되게 비싼 스포츠 용품만 사용한다.)

그런데 정말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워낙 큰 대형 마트라서 데카트론 매장을 찾는 게 어려워 사람들에게 데카트론 위치를 물어보는데 다들 모른다고 했다. 결국 Decathlon 영어 스펠링을 보여주며 물었지만 백화점 안내 직원조차 그게 어딨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중국인들은 영어 스펠링을 못 읽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사실 영어스펠링을 못 읽는다는건 말이 안 된다. 왜냐하면 중국인들은 핸드폰으로 글을 쓸때 소리나는 데로 영어로 써서 한자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예로들어 니하오를 한자로 쓰려면 Nihao를 영어로 친 뒤 한자를 선택해야 한다. 영어를 쓰고 읽을 줄 알 텐데 근데 왜 이 매장을 모르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겨우 찾게 되었다. 건물 밖에도 크게 영어가 써져 있는데 왜 아무도 영어 이름으로 말하면 모르는건지 미스테리다. 아무래도 한자 중심의 사회다 보니 영어 이름은 무시하고 한자로만 기억하나보다.

사실 이건 앞으로 중국여행하면서 겪게 될 힘겨운 시작점에 불과했다. 세계 여행하면서 언어장벽때문에 고생한 곳이 딱 두 나라가 있다. 러시아와 중국. 영어가 정말 안 통했다. 그나마 중국은 대도시 호스텔 가면 영어할 줄 아는 젊은 사람들이 있었다. 언어장벽 문제가 심각해서 열심히 중국어를 공부해보려 했지만 사람들이 내 발음을 못 알아 들어서 배워도 써먹질 못했다. 언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나로선 중국어는 너무 어려웠다.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찾은 매장에서 신발, 장갑, 보온병 등의 겨울 장비를 다 사고 보니 무려 25만원이나 넘게 썼다. 그래도 동상걸려 손가락 발가락 자르는 것보다 겨울 장비 돈 좀 들여서 쓰는게 훨씬 나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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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무치에 대형 박물관이 있었는데 소수민족의 문화를 볼 수 있어서 꽤나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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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 혹은 원주민의 삶을 먼 훗날에 박물관에서만 보게 될지 모른다. 우연히 중국 및 러시아 원주민에 대해서 다큐를 보게 되었다. 러시아에선 헬리콥터 및 겨울용 탱크 같은 운송수단을 이용해서 아이들을 기숙사 학교로 무조건적으로 데려간다. 이 어린아이는 부모님 얼굴을 방학 때가 되어야만 볼 수 있다. 5살?6살때부터 부모님과 멀러 떨어져서 방학 때만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게 굉장히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런데 신기했던 게 따뜻한 물이 나오고 전기가 나오는 시설을 이용했던 아이들 중 일부는 학교 졸업 후에 전기도 물도 나오지 않는 유목민의 삶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가난함은 존재하지 않는 거 같다. 수백마리의 순록과 어디서든 칠 수 있는 유르트와 함께 다닐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살았다.

하지만 중국인 유목민 다큐에선 달랐다. 그들은 유목민의 삶은 끊임없는 가난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다. 중국정부는 그들에게 각종 편의시설을 제공해줬다. 집도 마련해주고, 난로도 필 수 있게 해주는 등. 거기서 자란 아이들은 유목민의 삶은 가난한 삶이라고 느껴져서 자신은 절대 유목민으로 살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캐나다에선 원주민을 미개한 종족으로 취급해서 사냥 등을 금지시키고 도시에 적응하게 살아가게 하려고 연금을 줬지만, 결국 그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알콜중독자 신세가 되었다. 캐나다 북부에 살았을 때 원주민이 많이 사는 도시에 살았는데 내가 일 하던 가게에 아침부터 술에 취한 원주민이 오곤 하고 심지어는 도서관에서 원주민이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져 밖으로 나가는 모습도 봤다. 태어나서 수갑 찬 사람을 처음으로 목격하던 순간이었다.

우리가 서로 다르게 살아왔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들의 방식대로 살아가게 해줘야 하지 않나 싶다. 특히나 그들은 우리의 역사의 한 증인이기도 하다. 우리의 조상들이 어떻게 생존했는지를 그들의 삶으로부터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보존 가치의 이유도 있지않나 싶다. 그들의 삶을 미개하다고 없애버리고 박물관에서만 보존시키는 것보다 그들이 그들만의 땅에서 살아가게끔 그냥 놔두는 건 어떨까 싶다. 나같은 관광객들이 원주민을 방문하는 그런 투어를 엄격히 금지시키고 단지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들을 보고 배우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우루무치란 도시는 중앙아시아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중앙아시아를 느낄 수 있었던 도시가 아니었나 싶다. 이젠 우루무치를 벗어나서 본격적으로 중국 중심으로 들어가려 한다.

3 Comments
  1. df

  2. 드디어 중국 여행기가 시작되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동영상이 있어니 더 보기 좋습니다.
    자막이 있는건 더욱 재미있고요.

  3. 많은 부분에서 공감합니다.
    저도 조만간 귀국 계획 없는 출국을 하려고 합니다.
    유튭에서 보고 여기까지 왔네요^^
    유튭에서도 간단히 영어로 인사 드렸는데.
    여하튼 일로순풍 一路顺风 기원합니다. 자전거 달리실 때에도 늘 뒤에서 밀어 주는 순풍을 만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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