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드넓은 들판 위 말들을 뒤로 하고 새로운 곳으로 갈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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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보다 훨씬 큰 세계에서 9번째로 큰 나라 카자흐스탄에 입국해서 신나고 즐거운 마음에 국경선에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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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즐거운 마음은 오래 가질 못했다. 역바람으로 몰아치는 눈보라에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옷과 가방은 금방 눈에 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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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를 맞아가며 황량한 길을 가다가 조용한 한 마을에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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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마을을 둘러 보던 중 한 가족이 보여서 하룻밤만 텐트 쳐도 되냐고 묻자 집안으로 초대해줬다. 이후 푸짐한 저녁식사를 차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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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아침이 시작되고 학교로 가는 아이들의 알록달록한 옷이 마을과 대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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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빠져나오는 길 풍경은 조용하고 평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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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떼를 몰던 유목민이 반갑게 인사를 해줬다. 뒤따라오던 개 두 마리는 열심히 주인을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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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인사만 하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직접 말도 태워줬다.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면서 정말 좋은 게 말탈 기회가 가끔 있다는 거다. 워낙 말이 흔하다 보니까 말타고 하이킹 하는 가격도 꽤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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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에선 초원 위에 말들이 자주 보이는데 말을 보면 뭔가 평온해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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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눈 덮인 유목민의 유르트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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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서 단단히 무장을 해야 했다. 긴 티셔츠 옷을 입고 그 위에 겨울잠바를 걸치고 긴바지 위에 긴 바람막이 방수 바지를 입었다. 아침에 막 나왔을 땐 정말 추워서 맨 뒤 가방 위에 있는 빨간색 바람막이 방수 잠바까지 걸쳐 입었었다. 어느 정도 달리다 보면 열이 생성되어서 한겹 한겹 허물 벗듯이 겉옷을 하나씩 벗게 된다. 아무리 추운 곳이라도 바람막이 방수 잠바, 바지만 걸치면 체온 유지가 잘 되는데 역시 문제는 발가락과 손가락이다. 키르기즈스탄에서 임시방편용으로 싼 장갑을 하나 샀는데 유아용인지 꽤 작아서 그닥 큰 도움은 안 되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나았다. 중국 대도시에 가면 겨울용 장갑과 신발을 새로 장만해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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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큰 언덕을 하나 열심히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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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엔 평화롭고 조용한 계곡 사이를 달렸다. 계곡 사이에 있는 길은 언제나 아름답고 수많은 커브들로 이어졌다. 앞에 풍경이 안 보이니 커브 지날때마다 새로 보이는 풍경들에 자전거 타는 재미가 한껏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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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빠져나온 후엔 한없이 넓게 펼쳐진 들판이 나왔다. 그런데 들판사이에 이란 및 수단에서 보았던 비슷한 오래 된 건물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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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길가에 세워두고 직접 가서 확인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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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지어진 건물 안에는 문양도 있었는데, 언제 지어진 건물인지 어떤 용도로 지어졌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주변에 어떠한 안내표시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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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세워둔 자전거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저 멀리 보이는 풍경과 자전거가 조화롭게 잘 어울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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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를 한참 달리던 중 갑자기 낙타와 마주하게 되었다?! 주변에 낙타 동물은 안 보였지만, 낙타 조형물이 있는 걸 보면 아마도 낙타가 흔한 지역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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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질 무렵 작은 마을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바람이 엄청나게 강하게 불어서 태풍이 오는지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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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있던 사람들에게 은행이 어딨는지 물어 본 후 ATM을 찾아서 현지 돈을 출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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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한 번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 귀찮을 거 같아서 숙소 찾기 전 먹을 거리도 함께 사놨다. 중앙아시아에서 이렇게 꼬치에 팔아서 숯에 구운 바베큐를 샤슬릭이라고 하는데 맛이 정말 일품이다. 가격도 정말 쌌다. 저렇게 고기가 많은데 가격은 2천 원도 안 했다. 이후 숙소 몇 군데를 둘러 본 후에 8천 원짜리 화장실이 밖에 있는 방을 잡았다. 그런데 히터가 정말 강하게 틀어져있어서 잠자다가 땀에 젖어 깬 후 창문을 열고 잤다. 카자흐스탄도 러시아처럼 히터는 무조건 세게 틀고 사는 걸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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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메인도로말고 공사 중인 도로로 달리기로 했는데 길이 거의 비어있어서 이거 제대로 이어진 길인지 약간 불안했다. 중간에 현장에서 일하는 분이 보여서 물어보니 내가 원하는 도시까지 이어졌다고 해서 안심하고 계속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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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옆에 가끔 멋있는 풍경이 내 벗이 되어서 한참을 함께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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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질 무렵 도시에 도착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마지막 구간은 길이 정말 험했고 공사가 한참 진행되었던 터라 계속 다리 사이를 이쪽 저쪽 왔다 갔다 하며 돌아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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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밤이 되어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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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찾던 도중 호텔 옆에 딸린 레스토랑이 보여서 밥부터 먼저 먹기로 했다. 맛은 기가막히게 맛있었다. 카자흐스탄이 은근 먹을 게 이것저것 많은 거 같아 보였지만 짧게 머무르는지라 음식 등에 대해서 자세히 알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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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약간 좀 비싼 만 구천원짜리 숙소에 머물렀다. 어차피 전날 8천원짜리 숙소에 싸게 머물렀으니 오늘은 화장실 딸린 조금 좋은 숙소에서 편하게 지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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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풍성한 아침식사가 방으로 배달 되었다. 갑자기 우즈베키스탄 아침식사가 떠올랐다. 우즈베키스탄에선 아무리 싼 숙소라도 아침은 엄청나게 푸짐하게 준다. 자전거 타는 날에 이런 푸짐한 식사를 받으면 황제 대접을 받는 거 같아서 정말 행복하다.

카자흐스탄이 세계에서 9번째로 큰 나라이지만 나는 며칠만 자전거를 타고 바로 중국으로 넘어간다. 카자흐스탄에서 중국으로 가는 길이 맨 밑 구석에 한 개 있어서 자전거로 3일만에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땅 덩어리가 큰 곳을 살짝만 스쳐지나가기 아쉬워서 이 작은 도시에 이틀을 더 머무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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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였지만 차들도 많이 지나다니고 활기차 보이는 동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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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사랑하는 중앙아시아 음식인 라그만과 샤실릭 그리고 맥주를 함께 했다. 그런데 여기선 맥주에 빨대를 꽂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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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마지막날 전에 현지 맥주를 사먹으며 중국으로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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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아시아에선 이렇게 고풍스러운 운송수단이 가끔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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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선으로 향하는 길엔 옥수수가 끊임없이 계속 떨어져있어서 의아해 하며 달리다가 길 옆에 옥수수가 가득 펼쳐진 곳을 발견했다. 이곳으로부터 옥수수를 수송하면서 길에 떨어트리는 거 같은데, 길에 떨어진 거 다 주우면 엄청나게 많은 양의 옥수수 자루가 나올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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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선이 해진 후엔 닫는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수속절차도 오래 걸리고 무엇보다 이민국을 통과 후 한참을 더 달려야 했다. 국경선 사이에 뭐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무려 8 km를 한참 돌아가야 했다. 직선으로 달렸다면 1km도 안 걸렸을 거리였다. 혹시라도 중국 국경선이 문 닫고 퇴근하면 국경선에서 텐트 치고 자야 되나 걱정이 되었다. 바람은 또 어찌나 세게 불던지 으스스했다. 이 철창너머로 중국이 펼쳐질 생각을 하니 무섭고 두렵고 한편으론 설레였다. 그동안 땅 덩어리가 큰 여러 나라를 달려봤지만 나라 전체를 고루고루 달린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에 들어가면 동남아시아로 빠져 나와야 해서 ㄱ 자를 그리며 내려가야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이 달려야 한다. 내가 만난 유럽 및 아시아 자전거 여행자들은 다 기차를 타고 중국 서부를 건너 뛰었다. 파미르를 함께 달렸던 영국 여자 여행자인 제이미만 자전거로 중국을 다 달렸었는데, 내가 이 구간을 다 달릴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내 관광비자는 3개월이 다였다. 3개월 안에 6천 키로미터를 달리는 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개월 후 1개월 비자 연장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뭔가 너무 막막해 보였다. 어쨌든 우선 들어가서 달리다 보면 감이 잡히지 않을까 싶다. 신데렐라는 밤 12시가 되어서야 미친듯이 집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난 해지기 전인 6시면 미친듯이 밤으로부터 숨기 위해 달려야 했다. 중국 국경선이 닫히지 않았길 바라며 맞바람을 해치고 달렸다. 이젠 중앙아시아와 헤어질 시간이다. 강가에서 물을 떠먹고, 적막한 길을 달려야 했지만, 그곳엔 항상 말과 양 및 현지인들이 중간중간 보였고 가끔은 여행자들을 만날 수도 있었다. 아마 내 여행에서 가장 모험이 가득했던 구간이 아니었나 싶다. 이젠 새로운 곳인 중국으로 갈 차례! 중앙아시아에 있던 모든것에 감사인사를 남기며 새롭게 감사하게 될 나라 중국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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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경로
카자흐스탄에서 지낸 총 일수 = 6 일
카자흐스탄에서 자전거로 이동한 총 거리 = 253 km
카자흐스탄에서 총지출 = 96 $
($1=331 Tenge)

2 Comments
  1. 카자흐스탄을 여행기가 끝나고 드디어 중국 여행기가 시작 되겠네요.
    태국에서 스님 체험은 해보셨는지요?

  2. 사막 사진 검색하다가 보게되었는데 참 대단하네요 멋지십니다! 저는 지금 생활에서 상상도 못하겠네요 ㅠ 건강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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