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즈스탄) 갑자기 천국에 들어온 기분이?

Kyrgyzstan Travel_001

키르기즈스탄에서의 자전거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민국은 어딨는 거지? 타지키스탄 국경을 넘고 키르기즈스탄으로 넘어왔는데 이민국은 안 보이고 멋진 마르코 폴로 양이 환영을 해줬다.

 

Kyrgyzstan Travel_002

국경 이후부터는 내리막이었는데 도로포장 상태가 굉장히 나빴고 경사도 엄청 심했다. 나야 내리막이니 상관없지만 만약 반대편에서 왔다면 엄청나게 고생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파미르 전 구역에서 가장 힘들어 보이는 구간은 키르기즈스탄에서 타지키스탄으로 넘어가는 구간이 아닌가 싶다.

 

Kyrgyzstan Travel_003

국경 넘기 전에 만난 노르웨이 친구랑 함께 달리게 되었는데, 내리막을 내려온 후에도 도로 상태는 여전히 무지막지했다.

 

Kyrgyzstan Travel_004

강물에서 자전거를 밀고 갈까 아니면 타고 갈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애라 모르겠다하고 달려봤다. 다행히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건너갈 수 있었다.

 

Kyrgyzstan Travel_005

타지키스탄에서 가끔 보이던 동물이 국경을 넘으면서 굉장히 자주 보였다.

 

Kyrgyzstan Travel_006

사실 국경을 넘고선 풍경이 갑자기 확 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색이 더 알록달록하고 잔디도 많아 보였다. 국경 하나 넘었을 뿐인데 갑자기 풍경이 바뀌는 게 신기했다.

 

Kyrgyzstan Travel_007

키르기즈스탄 이민국이 타지키스탄 국경으로부터 대략 18km나 떨어져 있었다. 타지키스탄 국경이 해발 4,200 미터였는데, 이민국은 대략 해발3,400 미터정도 되었다. 풍경도 멋지고 내리막이니까 길이 험난해도 재밌게 잘 달렸는데, 이걸 반대로 갔다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 간다.

 

Kyrgyzstan Travel_008

국경 이후 나오는 첫 마을 사리타쉬까지 가는 길은  순조로웠고 풍경도 멋졌다.

 

Kyrgyzstan Travel_009

사리타쉬 마을 근처에 오자 대략 마을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정말 작은 소도시인 거 같다.

 

Kyrgyzstan Travel_010

그런데!! 그런데!! 깜짝 충격먹을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아니!!!!이럴수가!!!!!!!!!!!!!!!!

게스트하우스 시설이 너무 좋다!!!!!!
뜨거운 물이 나온다!
화장실이 실내에 있다!!!!
전기도 쓸 수 있다!!
게다가 양고기가 아닌 다른 종류의 고기를 저녁으로 먹을 수도 있다니!!
천국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타지키스탄 두산베을 떠난 이후로 제대로 된 샤워를 하기 힘들었다. 호록과 무르갑에 호텔이 있긴했지만 시설이 그닥 좋지가 않았다.
날짜를 제대로 세자면 4일 만에 샤워를 하는 거였고, 만 22일 만에 안락한 샤워를 하는 거였다.
이런 시골마을이 타지키스탄 소도시보다도 더 좋은 시설을 갖고 있다는 데에 깜짝 놀랐다.
강가에서 물 떠다마시고 하다가 갑자기 뜨거운 물이 철철 나오는 문명 세계에 들어와서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Kyrgyzstan Travel_011

사진으로 보면 열악해 보이지만, 실제론 정말 안락하고 편안한 곳이었다. 석탄 난로도 있어서 간밤에 자다가 너무 더워서 창문을 열기까지 해야 했다. 가격은 저녁 아침 포함 $16였다. 타지키스탄 론니플레넷에 나와서 인기 좋았던 게스트하우스는 물도 안 나오고 시설도 열악한데 저녁 아침 포함 $20였다.

 

Kyrgyzstan Travel_012

파미르에서는 아무 데나 카메라 들고 사진 찍어도 작품이 나온다.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찍은 멋진 아침 풍경

 

Kyrgyzstan Travel_013

자 오늘도 그럼 즐겁게 달려볼까나?

 

Kyrgyzstan Travel_014

이삼일 정도 쓸 돈이 필요해서 앞 주유소에서 환전하는데 환율이 정말 나빴다. 어차피 며칠 쓸 돈만 환전했기에 큰 금액의 손실은 아니었다. 사실 환전할 수 있다는 데에 더 감사했다. 대도시 가면 은행에서 돈 뽑을 수 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거 같다.

슈퍼에서 비상식량도 사고 신나게 룰루랄라 달리려는데, 신나게 시작하고 싶은 아침의 기운을 오르막이 높게 막아섰다. 오르막 한참 올라가는데 곡예 하는 차 한 대가 지나갔다.

 

Kyrgyzstan Travel_015

오르막 뒤엔 역시 내리막! 정말 또 하나 감동먹은 게 길 포장 상태가 너무 좋다!!!! 어떻게 국경 하나 넘었는데 갑자기 시설이 이렇게 좋아질 수있는지 모르겠다. 포장상태도 좋으니 내리막에서 미친듯이 신나게 내려갔다.

 

Kyrgyzstan Travel_016

Kyrgyzstan Travel_017

Kyrgyzstan Travel_018

파미르도 식후경, 내가 사랑하는 라그만을 먹으며 에너지를 보충했다. 라그만은 은근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거 같다. 그리고 약간씩 조리법도 달라서 먹을 때마다 살짝 맛이 다르다.

키르기즈스탄에서 또 하나 감동 먹은 게 슈퍼에 갑자기 먹을 게 엄청 많아졌다는 거다. 타지키스탄에선 마을에서 슈퍼를 발견해도 사먹을 게 없었는데 갑자기 삶이 엄청나게 풍족해졌다. 한국에서 키르기스탄으로 바로 날라온 사람이라면 개발도상국이라고 열악해 보인다고 할지 몰라도, 타지키스탄에서 바로 넘어온 나로선 이것보다 더한 천국은 없었다.

 

Kyrgyzstan Travel_019

포장상태 이거 어쩔껀가! 왜 이렇게 좋은건가 감동감동 무한 감동. 게다가 오늘은 신나게 내리막을 계속 내려가게 되었다.

 

Kyrgyzstan Travel_020

풍경도 멋지고! 무한 감동을 받는 날이다.

 

Kyrgyzstan Travel_021

9월 초중순 쯤에 입국했는데, 이때가 유목민들이 가축을 몰고 가는 시기였던 거 같다. 고속도로엔 소, 말, 양, 염소 등으로 가득했다.

 

Kyrgyzstan Travel_022

유목민들은 가축을 몰고 어디로 가는 걸까 얼마나 걸었던 걸까 어디서 자는 걸까 매번 너무 궁금했다.

그런데 사진을 잘 보면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도로에는 동물들 똥 오줌으로 가득찼다. 자전거 타다가 넘어지지 말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한가지 생겼다!

 

Kyrgyzstan Travel_023

기특하게 잘도 달리는 말들

 

Kyrgyzstan Travel_024

키르기즈스탄 사람들은 우리와 비슷하게 생겼다. 타지키스탄과 비교해서 아이들이 해맑게 잘 웃어줘서 좋았다.

 

Kyrgyzstan Travel_025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서 하룻밤 머물기로 했다. 역시나 시설은 꽤 좋은 편이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분이 친절했는데 앞마당에 있던 유르트를 구경시켜줬다.

 

Kyrgyzstan Travel_026

타지키스탄 게스트하우스에서 잤던 유르트보다 훨씬 깔끔하고 좋았다. 하지만 공통점 한가지는 바로 문양과 건축방식. 똑같은 문양을 쓰고 짓는 방법도 똑같았다.

오늘 해발 3,400m에서 100km를 달려서 해발 1,500m까지 내려왔다. 갑자기 날씨가 후덥지근한 느낌이 들었다. 샤워 후 노르웨이 친구와 맥주 사서 해바라기씨 까먹으며 마시는데, 캬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Kyrgyzstan Travel_027

저녁 아침도 든든하게 챙겨주고 시설도 좋았던 게스트 하우스

 

Kyrgyzstan Travel_028

핸드폰 오프라인 지도를 보면서 매인 도로로 빠져나가는 길을 노르웨이 친구에게 안내하려고 했데, 뭔가 이상한 길이었다. 이 다리 건너도 되는 걸까?ㅎ

 

Kyrgyzstan Travel_029

부러진 나무들도 있고 틈새도 벌어졌지만 사람들이 이용하는 거 보니 큰 문제는 없나 보다.

 

Kyrgyzstan Travel_030

말들이 걷기 귀찮았는지 버스 타려고 줄지어 기다리고 서 있다. 말이 말같지 않게 이러면 말하기가 참 애매모호하다.

 

Kyrgyzstan Travel_031

오늘 아침에도 오르막 하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Kyrgyzstan Travel_032

아니!그런데! 이럴수가! 프란체스코다!! 타지키스탄 와칸벨리에서 함께 달렸는데 이렇게 다시 보게 되어서 정말 기뻤다. 나보다 하루 늦게 출발했지만, 역시나 나를 따라잡았다!ㅎ 다른 친구들은 사리 타쉬에서 바로 중국으로 바로 빠졌고 그는 오쉬에서 부모님을 만나기로 되어있다고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심한 감기에 걸려서 말하는 내내 기침을 했다.

 

Kyrgyzstan Travel_033

Kyrgyzstan Travel_034

Kyrgyzstan Travel_035

프란체스코 그리고 노르웨이 친구와 함께 오쉬라는 대도시를 향해 갔다. 여전히 길 중간중간 유목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Kyrgyzstan Travel_036

오늘 해발 2,400미터에서 무려 900미터까지 내려왔는데, 날이 점점 더워졌다. 해발차 때문에 온도차가 심하다. 오쉬로 가는 길목엔 차들도 많아지고 사람들로 복잡했다. 타지키스탄 수도 이후 시설들이 굉장히 열악했는데 키르기즈스탄에 들어와서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슈퍼에 가면 여러 먹을 거리들도 많고 포장도로도 좋고 해서 충격을 받았는데, 키르키즈스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오쉬에 가면 어떠한 모습이 보일지 궁금했다. 날이 너무 더웠던지라 얼른 숙소 잡고 맥주 한잔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4 Comments
  1. 혹시 고산증 어려움은 없으셧어요? 다른 여행자들은 어떤 것 같아요? 저희는 4월에 키르에서 타직으로 넘어가려는데 고산병 약을 먹어야 하나 어쩌나 싶어서. 약을 받아오긴 햇는데…

    • 전 천천히 자전거 타고 올라가는 거라서 고산 적응 되어서 별 문제는 없었어요.
      4천 미터 넘으면 약간 두통이 오긴 했는데,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였습니다.
      혹시 모르니 고산병 약 챙겨가세요.
      다른 자전거 여행자가 말해주길, 갑자기 고산병 와서 엄청 힘들었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실제로 같이 다닌 여행자 중엔 고산병으로 고생한 사람은 없었어요.

  2. 너무 부럽습니다
    고생고생하믄서도 님이 가고자하는 길을 걷고 있는게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님은 님의 자리에서 ,,독자인 저는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살아야하는데 …. 저는 님처럼 제대로 (세상기준이 아닌 자신의 관점에서) 살고 있지를 못 한것 같네요
    한국은 경기가 안 좋아 난리가 났습니다 먹고 살기가 힘드네요 .. 인원 감축, 급여 대폭 삭감에 무기한 무급휴직까지…
    어쨋거나 시간은 흘러가고 있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겠죠? ^^
    2018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그곳에서 떡국도 꼭 드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3. 키르기즈스탄에선 편안한 여행을 하신다니 다행입니다.
    한국은 설 준비한다고 바쁩니다.
    저는 여행기 메일이 안와 어디서 편안하게 쉬고 계시는줄 알았습니다.
    저는 작년에서 제몸 추스런다고 자전거 여행을 다니지 못했습니다.
    봄이오면 또 열심히 다녀야겠습니다.
    남은여정 행복하고 편안하게 여행하십시요.

Leave a reply

USA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