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즈스탄)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신나는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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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즈스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오쉬로 들어왔는데 갑자기 많은 차와 사람들로 붐벼서 적응이 안 되었다. 지난 한 달간 냇가에서 물 떠먹고 시골동네만 지나다니다가 이렇게 대도시에 들어오니 낯설다. 지난 주에는 눈 맞으며 자전거를 탔는데, 날씨도 갑자기 한여름처럼 무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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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오토바이, 캠핑카 여행자들이 즐겨 가는 테스라는 호스텔에 갔더니 타지키스탄에서 내 여행 5주년 축하 케이크를 만들어주었던 네덜란드 커플이 보였다. 우연히 길에서 만나는 게 세 번째인지라 반가웠다. 그런데 한 단체가 호스텔에서 이박 삼일 컨퍼런스를 여는 중이라 꽉 차서 여분용 방이 없다고 했다. 맨 오른쪽에 누워 있는 개가 귀여워서 쓰다듬으며 여기서 같이 지내면 좋을 텐데란 아쉬움을 남기고 할 수 없이 5km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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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저녁에 다시 뭉쳐서 술집엘 갔다. 타지키스탄에서 봤던 텍스와 막스를 다시 만나서 신기하고 반가웠다. 그 힘든 파미르 지대를 지나왔다는 만족감과 함께 다시 뭉쳤다는 즐거움에 신나게 놀았다. 빨간 현지 보드카를 시켜 먹으며 불타는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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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힘들었던 게, 지난주만 해도 허허벌판에 텐트 치면서 시냇물 떠다 요리했었는데 갑자기 문명사회에 들어가게 되어 모든 걸 다 얻은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파미르는 신기한 게 한 번 봤던 사람들을 계속 보게 된다는 거였다. 내 옆 오른쪽 두 친구는 네덜란드 커플 마를린과 로드릭, 그리고 맨 왼쪽 앞은 와칸벨리를 함께 달렸던 친구 중 한 명인 프란체스코, 프란체스코 옆 두 명은 타지키스탄 게스트하우스에서 봤던 이름이 헷갈리는 막스와 택스. 사진에서 술병을 들고 있는 친구의 이름은 폴란드 출신 시몬인데, 시몬은 캠핑카로 여행하고 있었다. 시몬만 빼고는 타지키스탄에서 다 만났던 친구라서 다시 보게 되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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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집은 시간이 늦어지자 클럽으로 변했고 정말 미친듯이 신나게 놀았던 거 같다. 가장 재밌게 놀았던 밤 중 하나로 기억에 남을 거 같다. 화려하고 멋져서 신났던 게 아니라, 갑자기 문명사회에 들어와서 신났고 또 함께 모험을 즐겼던 친구들과 놀게 되어서 기분이 들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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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시몬과 네덜란드 커플인 마를린, 로드릭과 함께 가축들을 거래하는 시장에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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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장에 와보기는 처음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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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냄새 물씬 나는 곳이라 뭔가 그들의 색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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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실토실한 하트 모양의 엉덩이를 가진 양들이 많은데 뒤에서 얘네들 걸어가는 모습이 뒤뚱뒤뚱 귀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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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동물들만 거래하는 게 아니라 그에 관련한 용품들도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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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한쪽에선 사람들이 음식을 사 먹는데, 이렇게 생생한 시장은 정말 오랜만에 본 거 같다. 키르기즈스탄에서 독특한 건 현지 남성들이 저렇게 하얀 모자를 쓰고 다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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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염소, 소, 야크뿐만이 아니라 말도 거래를 했다. 호기심에 타봐도 되냐고 하자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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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게 날 태워준 말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현지인분에게도 감사인사를 하고 다시 혼돈의 시장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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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가축의 여러 부위들을 만지고 잰 후에 거래를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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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가축들을 본인의 차로 끌고 간다. 시장 앞 길목의 교통은 말로 할 수 없을정도로 꽉 차고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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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분들이 가축들을 질질 끌고 가는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이분들이 없었다면 영양 보충하는 데 힘들었기에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렇게 직접 보니 죄책감이 커졌다. 동물이 거래 되는 시장은 한 번의 경험이면 충분한 거 같다. 다시 방문하기는 불편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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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시몬, 마를린, 로드릭과 함께 레닌봉 근처에 놀러 가기로 했다.

레닌봉은 키르기즈스탄 국경 근처에 있다. 국경 마을에 머무를 때 레닌봉 주변을 가볼까 생각했다가 투어를 이용하면 값이 비싸고 혼자서 사람 없는 길을 가기는 싫어서 그냥 지나쳤었다. 그런데 캠핑카로 여행다니는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했을 때, 약간 고민을 했다. 스위스 출신인 프란체스코는 몸이 안 좋아서 안 간다고 했다. 사실 나는 얼른 중국 국경을 향해 가야 했다. 잘못하면 한겨울에 자전거를 타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는데 좋은 친구들과 경치 좋은 곳 구경가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그냥 함께 가기로 했다. 레닌 피크는 해발 7,134 m인 곳인데 우리는 해발 3,500 m에 있는 베이스 캠프까지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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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쉬에서 레닌봉 베이스캠피로 가는 건, 내가 자전거 타고 왔던 길을 돌아간다는 말이었다. 미국에 있을 때 캠핑카로 여행하는 독일인 친구들과 일주일간 동고동락 했었는데 오랜만에 캠핑카로 여행을 한다.

이들은 냉장고에 치즈, 소세지, 잼, 버터, 술 등 없는 게 없었다. 그동안 강에서 물 떠먹었던 내 여행방식과 달라서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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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봉 가는 길은 웅장하고 멋졌다. 오쉬가 해발 963 m였고 베이스 캠프가 3500m가 넘었지만 지난 한 달간 계속 고산에 있어서 그런가 두통 같은 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자전거 탈 때는 약간의 두통이 있었는데 이번엔 고산증세가 전혀 없어서 마음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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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파이어를 준비하려고 나무를 구해보려 했지만 충분치 않았다. 큰 나무 덩어리가 보여서 조각내보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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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알콜이 담간 아일랜드 커피로 시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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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캠핑 파이어가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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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들은 앰프도 들고 다녔는데 앰프로 EMD보다 훨씬 빠르고 처음들어보는 괴상한 노래를 크게 틀어 놓고 산속 깊은 곳에서 파티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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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즈스탄의 그 빨간 보드카, 그리고 녹색 병의 현지 맥주 등을 마시며 산속 깊은 곳에서 미친듯한 파티를 열었다. 9월 중순쯤이라 하이킹 하는 사람이 없어서 베이스 캠프가 오로지 우리만의 공간이 되었기에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는 일 없이 신나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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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모두들 숙취로 해롱해롱 정신을 못 차렸다. 네덜란드 커플 차에는 오븐도 있었는데 입에서 살살 녹는 치즈로 아침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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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가 살짝 나아진 오후 무렵 다 같이 하이킹을 가기로 했다.

시몬이 드론을 갖고 왔다며 드론을 나중에 날리겠다고 했다. 나는 중앙 아시아 오기 전에 드론을 팔았었다. 중앙 아시아는 통제가 심한 곳이라서 항공 촬영 잘못하다가 감옥 갈 수도 있어서 무서워서 팔았는데 시몬은 아무렇지 않게 차에 들고왔다고 했다. 이민국에서 드론을 직접 열었는데도 장난감이라고 생각했는지 별문제 없었다고 했다. 드론은 마를린과 내가 번갈아 가면서 가져갔지만 막상 나중에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날리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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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수다떨며 하이킹 하다가 풍경 좋은 곳에서 자리 잡고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지나쳐온 여러 고산들이 있었는데, 시기가 잘 안 맞거나 200만 원이 넘는 너무 비싼 등산 비용 때문에 정상을 향해 가 본 적은 없었다. 그래도 이렇게 멀리서라도 구경하는 게 어딘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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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하이킹 시즌이었을 때는 하얀 돌이 쌓였던 곳에 유르트가 세워졌을 거 같다는 짐작이 들었다. 이후에 자전거 타면서 저렇게 돌들이 쌓여있는 빈 땅을 많이 봤다. 유목민들은 날이 추우면 유르트를 접고 이동을 하는지라 내가 자전거를 탔던 시기가 늦어서 저렇게 빈땅의 흔적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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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다니면 좋은 점은 외롭지 않다는 거다. 하지만 자연 그대로를 느끼거나 나만의 시간을 갖기가 힘들다. 이들에게 먼저 내려가라고 한 뒤 나는 천천히 뒤에서 따라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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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되자 갑자기 주변의 독특한 새들과 식물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큰 풍경들이 내 시야에 다 잡히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만의 시간을 중간중간 가져준다면 여러 사람들이랑 오래 함께 다녀도 별문제 없지 않나 싶다.

하이킹 후에 밤이 깊어졌지만 다들 숙취로 약간 고생을 했던지라 파티 없이 수다를 떨며 함께 저녁을 해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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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구름한점 없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어제 흐릿하게 보이던 모든 산정상들이 보였다. 이런 곳에서 좋은 친구들과 느긋하게 아침을 먹는 여유 보다 더 한 행복이 어딨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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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쉬로 돌아오는 길에 한 자전거 여행자가 보였다. 말레이시아 여성이었는데 레닌 피크 주변에서 무려 4일간 혼자서 캠핑을 했다고 했다. 무섭지 않았느냐가 물어봤더니, 전혀 그런거 없었다면서 지나가는 현지인이 식량도 나눠져서 편하게 잘 지냈다고 했다. 난 와일드 캠핑이라면 너무 무서운데, 생각해보면 만나는 여자 자전거 여행자들마다 다들 캠핑을 즐기는 편이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겁쟁이 자전거 여행자는 나밖에 없는 거 같다. 다들 너무 용감하게 여행하는 거 같아서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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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쉬로 돌아왔는데 다시 한 번 말레이시아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다. 다 같이 만나서 초밥집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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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쉬에 있으면서 정말 매일 같이 술을 마신 거 같다. 주변에 한국 식당이 있어서 다른 여행자들과 함께 갔는데 영어로 된 매뉴, 한글로 된 매뉴판이 따로 있었다. 그런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개고기’란 걸 식당 매뉴에서 보게 되었다. 웃긴 게 영어 메뉴에는 개고기가 없었다.

사람들이 많으니까 여러 종류의 다른 음식들을 시켜 먹으니 오랜만에 한국음식을 실컷 먹어봤다. 소주도 시켜먹었는데 독한 보드카 먹다가 18도 밖에 안 되는 술을 먹으니 다들 맹물 먹는 거 같다며 빨간 현지 보드카를 시켜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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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에서 오쉬까지 함께 자전거 탄 노르웨이 친구가 오쉬에서 부모님을 만났는데, 부모님이 새로운 타이어를 들고 왔다고 해서 그가 쓰던 타이어를 얻게 되었다. 타지키스탄에서 여분용으로 산 이름 없는 브랜드의 타이어보다 훨씬 값어치 있는 거였기 때문에 여분용 타이어를 들고 다닐 이유가 없을 거 같아서 시장에 2달러 주고 팔았다. 오쉬에 제대로 된 자전거 가게가 없어서 시장에서 체인에 바를 오일 및 필요한 물품을 몇 개 샀다.

내 자전거 가방엔 온갖 쓸데 없는 게 많은데, 와칸 벨리에서 다른 친구들이랑 함께 달리면서 그 쓸데 없는 장비들이 엄청 유용하게 다른 이들에게 골고루 쓰였다. 자전거 페니어 여분용 부품도 있었는데 프란체스코 가방이 부러졌을 때 내 여분용 부품을 대신 건네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엔 내가 프란체스코에게 도움을 받게 되었다. 타지키스탄에서 자전거 맨 뒤에 겨울 잠바를 묶어뒀다가 길에 떨어트려서 잃어버렸었다. 그런데 프란체스코 부모님이 오쉬에 방문하기로 되어있는데 똑같은 브랜드의 잠바를 갖다주겠다고 했다.

직접 프란체스코 부모님을 만나서 함께 저녁을 먹고 잠바를 받게 되었다. 프란체스코 주려고 각종 햄과 초코렛을 들고 오셨는데, 다른 친구들과 나눠 먹으라면서 나에게도 가득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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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만에 다시 자전거를 타려고 길에 나왔는데 깜짝 놀라 기절할뻔했다. 오쉬에 도착한 첫날 테스 호스텔 앞에서 10분 넘게 같이 놀며 쓰다듬었던 개가 5km 넘게 멀리 떨어진 내 호스텔 앞에 떡하니 앉아있었다. 네덜란드 친구들이 말해주길 이 개는 호스텔에 계속 머물고 있었다고 했다. 다른 친구들이 테스 호스텔에 있어서 거기에 자주 들리긴 했지만 첫날 이후 이 개를 본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내 호스텔 앞에서 떠나는 아침날 보게되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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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정말 믿기 어려운 게 개가 자꾸 나를 쫓아왔다. 도대체 왜 나를 쫓아오는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만났을 때 반갑다고 쓰다듬기만 하고 간식같은 건 전혀 안 줬었다. 차들 많은 이 험한 도로에서 왜 날 따라오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너무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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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시내를 벗어나서 시외곽으로 빠져나가는데 개가 계속 쫓아왔다. 평지라서 빨리 달리고 싶은데 개가 헉헉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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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시 쉬면 옆에 도랑에 가서 물을 먹고 있었다. 나를 쫓아오는 모습이 안쓰럽고 무엇보다 호스텔 근처에서 지내면 먹을 것도 많고 예뻐해줄 사람들도 있을 텐데 내 험난한 길을 잘못 쫓아 오다가 무리해서 피 토하며 쓰러지지 않을지, 혹은 차에 치여 다치지 않을지 너무 걱정이 되었다.

원래 이 개는 여행자들을 도시 외곽까지 안내해주는 개일까란 생각이 들어서 지치면 알아서 돌아가겠지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참 도시외곽을 벗어났지만 돌아갈 생각을 안 했다. 할 수 없이 돌을 던지고 고함을 쳐서 내쫓으려 했다. 화내는 척을 하는 그 순간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날 쫓아왔다. 내가 맛있는 걸 준적도 없고 가방에 맛있는 게 들은 것도 아니었는데 도대체 왜 날 쫓아오는지 알수가 없었다. 제발 다시 호스텔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에 더 엄하게 돌을 몇 개나 주변에 집어 던졌더니 그제서야 따라 오는 걸 멈췄다.

아직도 미스테리다. 10일전에 만난 날 어떻게 기억하고선 5km 넘는 길을 찾아와서는 왜 날 힘들게 쫓아왔던 걸까. 나 혼자만의 욕심으로 개를 데리고 다니고 싶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내야 했다. 개가 무사히 호스텔로 가는 길을 기억하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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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점점 저물고 텐트를 어디서 칠까 고민을 하다가 다음 도시에서 숙소를 찾기로 결심하고 어두워질 때까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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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나름 깔끔하고 가격이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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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란밥(Aslanbob)은 호두 나무로 유명한 마을이었는데 여기서 캠핑카로 여행하는 친구들을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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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으로 호두나무를 보게 되었다. 호두는 녹색의 열매 안에 있었는데, 이 걸 말린 후에 껍데기를 벗겨서 호두 알맹이를 시장에 팔았다. 실제로 하이킹 하면서 땅에 떨어진 호두들을 보게 되었다. 땅에 갓 떨어진 신선한 호두를 먹었는데 약간 생밤 먹는 것과 비슷했다. 개인적으로 신선한 호두를 까먹는 게 훨씬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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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란밥 마을은 조용하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라서 하이킹 하기엔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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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농장마다 현지인들이 직접 돌보고 있어서 현지인들과 계속 접촉할 기회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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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바베큐 파티를 하려고 마을 시장에 갔는데 남자애가 내 동생 건드리면 혼날줄 아세요라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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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친구들과 바베큐 파티를 해먹었다. 시골 마을이었던지라 음악을 틀거나 시끄럽게 놀진 않고, 조용히 저녁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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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 작은 관광안내소가 있었는데 거기에 말타기라는 엑티비티가 있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말도 타보고 싶었는데 다 같이 함께 말을 타고 하루동안 산에 올라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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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잠깐 말을 타보고, 니카라과에서 호수 주변에서 말을 탄적은 있지만, 이렇게 종일 말타기는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멋진 풍경속에서 사람들이 없는 곳을 말타고 지나니 특별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판타지 모험 속에 말을 타고 험한 길을 헤쳐나가는 나가는 주인공 같다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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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물살도 헤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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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기회되면 말 타고 이박 삼일 떠나는 그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여행한 친구들이 재밌어서 무엇보다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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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커플과 폴란드 친구와 함께 주변을 여행하면서 재밌는 추억들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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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점 가을로 넘어가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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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호수에 방문했는데 현지인들이 결혼 사진을 찍고 있었다. 신랑은 키르기스탄의 전통 모자를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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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주변에 묘비가 있었는데 사진이 직접 들어있는 게 독특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비슷한 묘비를 봤었는데 비록 같은 민족은 아니더라도 몇백년전에 여러 문화 교류가 있었던지라 여러 비슷한 문화를 볼수 있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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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부모님에게 받은 치즈, 햄 (하몽), 초코렛을 멋진 강가 앞에서 안주 삼아 먹었다. 세상에 이렇게 나른하고 행복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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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들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프린터기로 서로 사진을 뽑아주고 거기 뒤에 편지를 써주며 작별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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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친구의 차에 붙여진 우리 사진.

주변에 낙엽잎들이 떨어지는 걸 보니 마음이 조급했다. 겨울이 바짝 쫓아오는 거 같아서 서둘러서 중국으로 넘어 가야 할 거 같지만, 이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게 즐거웠다. 삶에 있어서 우선순위는 항상 바뀌는 거 같다. 어쩔 땐 자전거 타는 게 최우선이 되지만, 좋은 친구들을 만나면 잠시 자전거에서 내려와서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좋다.

파미르에서 만난 모든 자전거 여행자 친구들은 벌써 다 중국으로 넘어갔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나 또한 지금쯤 중국 국경 근처에 있어야 했다. 나도 이제는 조금 서둘러야 할 때가 온 거 같다. 파티는 이제 끝났다. 자 그럼 다시 자전거 타러 가볼까나.

4 Comments
  1. 와 오랜만에 새글이네요 ㅎ 마음가는대로 몸가는대로 가는 그 자유가 부럽습니다. 거기다가 말타고 산에올라서 피크닉하고온건 최고 ㅎ ㅎ 이제 말도 잘타시네요

  2. 새글 반가워요. 맑고 깨끗한 하늘아래 행복하게 보낸 시간들이 잘 느껴지네요.
    계속 올라올 여행기 기다려요. 간혹간혹 여러사람들이 모이는 게시판에 님의 웹사이트가 소개되더군요.
    자전거타고 집에 들어올때까지 아자 ~

  3. 새글을 보니 반가움에 울컥하는것 같습니다.
    편안하게 쉬셨다니 다행입니다..
    현재계신 치앙마이는 옛날 카렌족보러 집사람좌\과 트레킹을 한적이 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죠.
    빨리 중국여행기가 기대 됩니다.

  4. 멋진 여행기 잘 읽고 또다시 저 역시 힘을 얻습니다.
    이제 겨울은 지나갔고 따뜻한 봄의 시작이니 저도 자전거 타고 싶네요… 지난 겨울엔 한번도 안탔다는 ^^;
    태국 치앙마이 및 중국 여행기도 기대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안전은 기본 ^^
    이젠 세계여행의 베테랑이라 잘 알아서 하실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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