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 아프카니스탄 반대편에서 아프칸 사람들과 인사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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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뭘 잘 못 먹었는지 배탈이 심하게 났다. 태어나서 이렇게 최악의 배탈은 처음이었다. 밤새도록 화장실을 가야 했는데, 다음날이 되어도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히치하이킹 해서 이전에 지나쳤던 도시로 돌아가 병원을 가고 싶었지만, 모든 차들이 손님을 가득 채운 택시여서 내가 탈 공간은 전혀 없었다. 구급차 같은 게 존재하지 않는 곳이 파미르 하이웨이였다. 그냥 길바닥에 누워서 모든 걸 포기하고 있었다.

한참을 누워있어도 몸이 나아질 기미가 없을 때쯤 차 한 대가 서더니 나에게 괜찮냐고 물었다. 상황을 설명하니, 자기 차에 때마침 자리가 있으니 나에게 타라고 했다. 자기가 아는 현지인 홈스테이가 있는데 거기까지 데릴라 주겠다고 했다. 차 안에는 연세 있으신 할머니 한 분과 운전자 그리고 내게 영어로 말을 건 남성이 타고 있었다. 도로는 점점 갈수록 최악이었던지라 차가 계속 흔들렸고, 이런 안 좋은 길을 가야 하는 할머님이 고생이 많아 보였다.

50km 정도 간 후에 차가 한 마을 입구 앞에 섰고, 운전자가 어떤 현지인에게 내 얘기를 하더니 홈스테이 비용은 8천 원 정도며 저기서 하루 푹 쉬라고 하고는 다시 험한 길을 떠났다. 현지인 집은 길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이었는데 대가족이 함께 살고 있었다. 안 좋은 몸 이끌고 종일 버티며 다녔던 지라 기운이 하나도 없어서 들어가자 마자 바로 누워버렸다. 그런데 현지인 가족이 들어오더니 먹을 것과 빵을 줬다. 몸이 아파서 다시 드러누우려고 하니 음식을 꼭 먹어야 한다는 제스처를 보여서 겨우겨우 먹고는 이후 잠에 빠져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르겠는데 주변이 어두운 걸 보니 밤이 찾아 온 거 같다. 가족이 이번에는 저녁식사를 들고 왔다. 안 먹겠다고 했으나, 그러지 말고 조금이라도 먹으라고 해서 반정도를 먹고는 이후 잠에 빠져들었다.

대략 1시쯤 도착해서 다음날 아침 6시까지 계속 잤으니 17시간을 넘게 잠을 잔 거 같다. 아침이 되어서 떠날 준비를 하려는데 다행히 배탈은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다. 물덩은 계속 나왔지만 그렇게 화장실을 자주 가줘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기에, 오늘 큰 무리를 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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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는 계곡 사이에 있었는데 반대편은 아프가니스탄이었다. 티비에서만 들었던 아프가니스탄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게 믿기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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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프가니스탄 마을을 전날 봐왔었다. 두샨베로 향하는 북쪽 남쪽 도로가 만나는 도시를 지나친 뒤부터 아프가니스탄 옆을 달리게 되었다. 강 저 너머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나라, 대한민국 대사관이 방문을 금지하는 나라가 있다는 게 믿기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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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아이들은 멀리서 우리를 보더니 일로 수영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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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놀자고 손짓하며 웃는 아프간 아이들을 강 건너편에서 지켜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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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변 타지키스탄 파미르 하이웨이 도로 상태는 정말 나빴는데, 아프가니스탄 도로와 비교하면 사실 엄청 좋은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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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론 16-300mm 렌즈가 있었던지라 멀리서 아프간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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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구간에선 현지인들이 직접 공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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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바로 옆에 아프간 가옥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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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과 멀리 떨어진 곳에 살면서 어떻게 돈을 벌어 먹을 것을 마련하나 궁금했는데, 직접 농사를 짓는 걸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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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로가 정말 수수께끼인 것은 일부 구간은 사진처럼 끊겨 있다. 즉 이 말은 다음 마을로 이동하는 길이 막혀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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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공사 때문에 바로 길 옆에서 자는 사람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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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면 절벽 한가운데에서 도로 공사를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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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는 멀리 보이는데, 아프간 사람들과 인사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는 된다. 망원렌즈로 줌을 당기면 이렇게 사진도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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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서 아슬아슬하게 도로 공사를 하고 있는 아프간 현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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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프간 도로에 비하면 타지키스탄 도로는 정말 잘 지어졌다고 해도 될 거 같다. 타지키스탄 도로를 잘 보면 아스팔트가 깔렸는데 절벽에서 떨어진 돌들로 인해서 대부분의 길들이 비포장 도로가 되었다. 길 상태는 구간 구간 다 다른데 어쩔 때는 정말 안 좋은 자갈길, 어떨 때는 아스팔트가 살짝 보이는 길 등이다. 도로 폭이 좁은 곳에 큰 트럭들이 지나갈 때면 아슬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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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바라보며 자전거 타는 기분이 참 심기했다. 특히나 방문이 금지된 나라다 보니 더 묘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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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여자애 둘이 양과 염소를 몰고 집에 가는 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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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이란 나라가 나오면 테러관련 뉴스만 나오는데, 과연 이 사진을 보여주고선 어떤 나라인지 추측해보라고 질문을 던지면, 아프가니스탄이라고 대답할 사람은 누가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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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에서 물과 간식거리들을 샀다. 다행히 배탈은 거의 다 나아서 자전거 타는 게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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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쪽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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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 멋진 계곡 앞에는 사람들이 사는 게 보였는데, 차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도로 중간중간이 끊겼는데 어떻게 차로 다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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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저녁은 현지인 집 앞마당에 허락을 받고 텐트를 쳤는데 화장실에 갔다가 깜짝 놀라 기절할뻔했다. 화장실 바닥이 강으로 바로 이어져 있었다. 즉 이 말은 현지 사람들은 똥 오줌을 강으로 흘려 보낸 다는 거다. 며칠 전 많이 아팠던 날 저녁 난 1.5L 생수병으로 텐트 안에서 샤워를 했었는데, 함께 자전거를 탔던 크리스티안은 강에서 샤워를 했었다. 일부 여행자들이 강이 얕으면 수영을 하는 걸 봤었는데, 이곳을 지나가는 여행자가 있다면 꼭 조심하라고 일러주고 싶다. ‘그거 똥오줌 섞인 똥물이여~ 거서 수영하거나 샤워한다는 건 똥물에 몸 담근다는 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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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갓 태어난 아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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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해가 밝았다. 아프가니스탄과의 거리는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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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길은 나름 평지고 길 상태도 좋아서 자전거 타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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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다른 자전거 여행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서로 인스타그람을 팔로윙하고 있었다. 이들은 내가 배탈 난 걸 알고 있었다. 처음 만난 이들이 내 배탈 난 걸 안다는 게 재밌었는데, 이게 바로 파미르에서 여행자들의 세계가 서로 굉장히 잘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자전거 여행자들은 서로를 보면 반드시 서서 인사를 하고 정보를 나누는데, 파미르는 굉장히 좁은 동네인지라 근처 앞뒤로 지나가는 여행자들은 서로를 다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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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폭이 넓어져서 아프가니스탄이 멀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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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다리만 넘으면 아프가니스탄에 갈 수 있을 거 같은데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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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록 (Khorog)이란 도시도 두샨베처럼 나름 여행자들에겐 중요한 도시이다. 타지키스탄에서는 대도시로 속하는지라 식량을 보충하고 고장 난 자전거 부품을 정비하며 이삼일 정도 여유를 갖기에 좋은 곳이다.

두샨베나 호록같은 중간지점의 도시들엔 자전거, 캠핑카,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이들이 즐겨 찾는 숙소가 있다. 여행자들이 뭉쳐 다니는 숙소는 피해다녔던 나였는데, 이번에 한 번 이용해보기로 했다. 사실은 같이 자전거 여행할 여행자를 물색할 마음으로 갔던 것도 있었다. 숙소에 도착해보니 며칠 전에 함께 자전거 탔던 캐빈이 와 있었다. 캐빈에게 그동안 무슨 일 있었는지 수다를 떨었다.

다음날 케빈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배탈이 났었다. 많은 사람들이 배탈로 고생을 하는 걸 보면 타지키스탄 물에는 외부인이 소화할 수 없는 이상한 박테리아가 있는 게 분명했다. 타지키스탄 위생은 그렇게 나쁘진 않다. 아프리카 및 남미에서 정말 열악한 곳에서 밥을 먹어봤던 지라, 타지키스탄의 위생이 크게 문제가 되는 거 같진 않은데 이렇게 사람들이 배탈 나는 걸 보면 뭔가 물에 이상한 성분이 있는 게 분명했다.

호스텔엔 이름이 비슷한 벨기에 여행자 두 명 막스와 텍스가 숙소에 있었는데, 막스는 내가 도착한날 오후 늦게 떠났고 사진 속에 보이는 텍스는 다음날 떠났다. 원래 둘이 항상 함께 다녔는데 여기서부턴 서로 따로 달리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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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마을 언덕 위에 있어서 자전거 타고 올라 가야 했던지라 업힐이 힘들었고 찾기도 어려웠다. 마치 산장과 같았는데 화장실은 좀 멀리 떨어진 건물에 있었고 부엌은 그 바로 옆에 어둑어둑한 곳에 있었다. 2층 건물 마루 같은데서 침낭만 덮고 자면 훨씬 쌌으나, 나는 만원을 주고 방을 얻었다. 2인실이었는데,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서 독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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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에서 만난 세 명은 나보다 하루 먼저 떠났는데, 맨 앞에서 자전거 타는 친구 이름이 쌤인데 나를 보고선 먼저 알아봐서 깜짝 놀랐었다. 알고 보니 내가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할 당시 에티오피안에서 함께 지내던 가족네 집에 쌤도 지냈었다고 했다. 그 가족이 나에 대해서 얘기해서 나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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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은 카톡으로만 연락하고 지낸 에리카의 밝구가세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주희다. 블로그에서 봐왔던지라 나와 성격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만나니 차분하고 인내심도 많고 누구 얘기든 끝까지 들어주는 너그러운 성격의 모습인 거 같았다. 인내심 부족하고 성격 급한 나와는 반대인 거 같다. 가장 놀라운 것은 항공정비사라는 것!!! 개인적으로 항공쪽에 관심은 있었지만 아는 게 하나도 없었는데, 항공정비사로 실제로 일한 사람은 세계 여행하면서 처음 봤던지라 존경의 눈으로 무한대로 질문을 했었다.

사진 오른쪽은 에리카와 호록에 함께 온 유희님. 에리카는 무릎이 안 좋아서 자전거 여행중 한국으로 가서 수술을 받고 다시 길에 왔던지라 무릎회복을 위해 타지키스탄에서 차를 타고 유희님과 함께 호록으로 넘어왔는데, 유희님의 남편분과 다른 한국 여행자 세 명은 자전거로 호록에 오고있다고 했다. 아마도 이 세 분을 길에서 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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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은 인터넷으로 45일 비자를 주지만 30일 이상 머무르게 될 경우 오비르(OVIR) 사무실에 가서 거주등록을 해야 한다. 어떤 이는 안 해도 된다고 했지만, 그래도 확실히 해두고 싶어서 사무실에 가서 주희와 유희님과 함께 가서 했다. 그 앞에 있던 식당에서 먹은 치킨 바베큐는 내가 먹어본 것 중에 가히 최고라 칭하고 싶다. 가격도 엄청 쌌는데,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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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록에서 이틀동안 식량, 돈, 거주등록, 장비 점검 등을 끝내고 길 위에 올랐다. 호스텔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보다 하루 먼저 떠나서 혼자 자전거 길 위에 올랐다. 뭐 어차피 누군가랑 함께 달리게 되어도 속도가 느려서 멀리 함께 타진 못할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크게 아쉬운 건 없다. 호록에서 파미르 자전거 여행을 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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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M41이라는 나름 포장이 되어 있는 도로이고, 다른 하나는 와칸벨리로 가는 길이다. 원래 와칸벨리로 갈 계획이 없었다. 와칸벨리 포장 상태가 정말 나쁘고, 모래가 덮힌 길도 지나가야 하며, 제대로 된 식량을 구하기 힘들다고 해서 M41이라는 파미르 고속도로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길에서 만난 여러 여행자들과 얘기하다가 계획이 바뀌었다. 그래 인생은 모험이다. 고생한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보상을 해줄 것이고, 힘든 만큼 보람도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서 아프간을 마주보는 와칸밸리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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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벤을 변경해서 캠핑카로 이용하는 네덜란드 커플이 차를 세우고는 나에게 필요한 게 없냐고 물었다. 이미 호록에서 이것저것 다 준비한 상태였기에 감사하다고 인사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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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은 곳에서 나에게 이것저것 물은 현지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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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는데, 여행하는 나라마다 직접 나무 조각을 해서 자전거에 걸고 다녔다. 오래된 타이어로 자전거 가방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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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타이어로 만든 신발을 신고 다녔다. 호록에서 주희한테 이 친구 얘기를 들었던지라, 호록 호스텔에 가면 주희를 볼 수 있다고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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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건조하고 메마른 지역이지만 마을에는 항상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어떤 마을은 이렇게 나무를 예쁘게 잘 꾸며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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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울퉁불퉁해서 가방이 자꾸 떨어져 나가 고무줄로 묶어야 했는데 이번엔 핸들바 밑에 있는 짐받이가 부러졌다. 이곳에 삼각대와 자물쇠를 달고 다녔던지라, 부러져도 크게 영향을 받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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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편엔 금지된 땅 아프가니스탄이 보였다. 가끔은 그냥 걸어서 갈 만큼의 강폭이 좁을 때도 있었다. 파미르에서 여행자들 사이에 웃긴 루머가 한 가지 있는데, 강 옆에 텐트 치고 자면 밤에 탈레반이 넘어와서 총 쏴 죽인다는 거였다. 하지만 모든 여행자가 이 루머를 무시하고 강 옆에 텐트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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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정말 멋졌지만, 혼자서 텐트 치고 자기엔 무서워서 현지인 집 앞마당에 허락받고 텐트를 쳤다. 신기했던 게 밖에 사우나 건물이 있었다. 거기서 깔끔하게 샤워를 할 수 있었다. 사우나는 추운 겨울에 사용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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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록 호스텔에서 이쪽 길을 차로 지나쳐온 여행자를 만났었는데, 혹시 힘든 오르막 내리막길이냐고 물어봤더니 완전 평지라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자기가 평지의 나라인 네덜란드에서 왔기 때문에 잘 안 다면서 평평한 평지라 자전거 타기 쉬울 거라고 했는데, 이게 웬 개코딱지 시베리아 벌판에 귤까다가 손톱뿌러지는 헛소리인가!!! 엄청나게 경사진 도로였고 중간중간 포장상태도 안 좋아서 자전거 타기 힘들었다.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실제 길 상태에 대해서 제대로 된 감각이 하나도 없다. 예로 들어 도시 사이에 허허벌판 사람이 사는 흔적이 하나도 없고 평지라고 말할경우, 알고 보면 끊임없는 오르막 내리막에 길 중간 중간 작은 마을과 슈퍼마켓이 실제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차를 타고 있는 사람들의 말을 믿고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면 안 된다. 자세한 길 상태는 비슷한 여행자에게 물어봐야지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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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폭이 정말 좁았던 곳에 다리가 하나 있었는데, 이 다리만 건너면 바로 아프가니스탄에 넘어갈 수 있을 거 같았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 비자를 타지키스탄에서 받아 차로 여행하는 여행자를 만났는데, 그 사람 말에 의하면 사람들이 참 친절한데 먹을만한 음식이 없어서 힘들었다고 했다. 어떤 배낭여행자는 타지키스탄에서 허가를 받고 아프가니스탄에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다고 했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을 여행하는 사람이 있을 거란 걸 몰랐는데, 알고 보면 나름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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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옆에 알록달록 꾸며진 집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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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아이 두 명이 저 알록달록한 곳이 자기네 집이라며 홈스테이 하고 가라고 했다. 파미르 하이웨이에는 여행자들이 워낙 많이 다니다 보니 타지키스탄 현지인들은 집을 홈스테이로 꾸미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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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을 잘 꾸며놓은 슈퍼라서 뭔가 좀 괜찮은 것들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비스켓 말고는 그다지 먹을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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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마을을 지나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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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정말 멋진 산봉우리를 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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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에 덮여있는 눈만 보면 항상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인생에 한 번은 꼭 올라가고 싶은 곳이 바로 눈 덮인 설산이다. 남미에서 오르려다가 실패했던지라 더욱더 가고 싶은 곳이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에선 이 근처 설산을 올라가는 트렉킹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 주변 아프가니스탄 지도를 보면 여러 게스트하우스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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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을 바라보며 달리다 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을 바로 옆에 두고 달릴 거라곤 상상을 못했던지라 정말 독특한 경험이었다. 우리가 티비에서 본 아프가니스탄은 오로지 테러 그 단 한가지다. 하지만 사실 난 이전에 아프가니스탄의 정말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영상을 인터넷에서 본적이 있다. 지금 다시 찾으려니 안 나오는데, 정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뉴스 그 뒷면에, 실제 사람이 살고 있고 그들의 삶은 우리와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여행의 장점은 우리 눈을 가리고 있는 뉴스 뒷면의 실체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란 거 같다. 비록 멀리서 그들을 바라봤지만, 티비에서와는 다른 모습을 보게 되어서 좋았다.

 

티비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아프가니스탄 다른 모습

 

아프가니스탄 와칸 벨리에 사는 아프간 사람들

 

10 Comments
  1. 배탈이 나어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어디건 다 사람이 사는곳이라지만 아프카니스탄은 정말 무서울것 같아요.
    특히 여성분들에겐 더욱 위험할것 같습니다.
    자동차 타는 사람에겐 업다운에 대한 감각이 없는게 맞을겁니다.
    저도 자캠을 하면서 두어시간 걸렸든곳도 다음에 차로가면 그냥 아무 감각없이 넘어 가는걸보면 맞는것 같습니다.
    타지키스탄의 가장 험난한 길을 가신다는데 저야 좋은 사진과 여행기를 보겠지만 몸조심 하십시요,
    한국의 계좌번호가 있어면 ds5bul@naver.com으로 알려 주십시요.
    페이팔로 물값이라도 보낼려했는데 가입을 해서 보내도 가지를 않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한 여행하십시요

    • 안녕하세요, 남겨주신 메일로 메세지 보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한 번 가보고는 싶은데, 아무래도 여자로서 가기는 힘들 거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언젠가 아프가니스탄이 안전해지면 꼭 가보고 싶어요! 자연이 정말 아름다운 거 같아요!
      여행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지난주에 한국 TV 프로중 ‘전체관람가’에서’파미르’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단편영화를 상영해서 봤었는데..이렇게 살아생생한 여행기를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영화에서는 실제 파미르 지역은 촬영허가가 나질 않는다하여, 몽골에서 촬영을 했다더군요) 아무쪼록 여행기 재미나게 읽으며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 제 여행기를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했던 곳 중에 파미르가 가장 험난한 지역이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여행허가가 더 안 나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ㅎ

      • ㅎㅎㅎ 전광석화같은 답글에 놀랬습니다. ㅎㅎㅎ 지금 계속 여행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읽고 있어요 ^^ 저도 젊었을땐 자전거 세계여행을 꿈꿨지만…..결혼하면서 때를 놓쳤어요ㅋㅋㅋ 그대신 가늘고 길게 친구들과 가족들과 때때로 자전거여행을 재미나게 하고 있답니다. 페북이랑 인스타그램으로도 두눈 크게 뜨고 Jin님의 여행기 잘 따라갈께요 (Jin님이라고 부르면 되나요 효진씨라고 부르면 되나요 아님…..애칭이라도?^^)

  3. 아직 전부 정주행은 못해서.. (남미 글 보며) 가끔 새글 올라오면 보는데 참 반갑네요. 이미 오래 전 이지만 배탈이 나아서 다행입니다. 배가 아픈다는 글이 많은거 봐선 저처럼 속이 찬 체질 같습니다. 맥주나 아주 차가운 음료 같은걸 자제하면 조금 도음이 될까? 싶네요.

  4. 오랜만에 와보니 새 글이 많이 올라와 있네요. 지구상에서 가장 험난한 곳 중 한 곳을 지나고 계시군요. 생생한 글 속에 경외감이 느껴집니다.

  5. 글을 읽다 가슴이 두근거려 몇줄 남김니다. 후회하지 않을 멋진 인생을 살고 있으신것 같습니다. 스스로 반성이 됩니다. 올해도 몇일 남지 않았는데 새해에는 어떻게 살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실행하려 합니다. 좋은 경험 나누어 주시것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6. 정말 아름다운 영상이네요. 가슴이 뻥 뚤리는 느낌입니다.

  7. 처음 미국편부터 정주행중입니다
    여기저기 사고소식이 자꾸 들려서 읽으면서도 마음이 안편하네요
    이젠 베테랑 되셧으니 알아서 잘 하시겟지만
    조심,조심 또 조심,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시길 바랍니다
    소중한 여행기 하나하나 잘 읽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럽 중간쯤을 읽고 있습니다 사진 한장한장마다 화면들이 너무도 좋아서 대충 읽으면 안될듯해서
    천천히 읽고있습니다 ㅎ
    소중하게 읽으면서 다시 이곳까지 오겠습니다 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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