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호주 사막 아웃백에서 생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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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남쪽 중앙에 위치한 애들레이드를 떠나서 본격적으로 아웃백이 있는 북쪽을 향해 갔다. 저 멀리 먼지바람이 몰려온다. 호주에서 가끔 저렇게 먼지바람이 몰려오면 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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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붉은 노을을 뒤로하고 캠핑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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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메이트(Camper mate)라는 호주 앱을 보면 무료 캠핑장 정보가 나오는데, 근처에 무료 캠핑장이 있길래 하룻밤 머문다. 캠핑카로 여행하는 호주 사람이 저녁 먹었냐고 물어보더니 방금 막 저녁을 요리했는데 먹으라며 저렇게 통에 저녁을 싸줬다. 덕분에 든든한 저녁을 챙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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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한창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차 한 대가 서더니 불났다면서 돌아가라고 했다. 곧 있어 피난처 찾으라는 긴급 문자까지 받으니 무서워졌다. 근데 산불이 꽤 멀어 보여서 근처 마을 가서 물어보기로 했다. 마을 도착하니 경찰차가 불난 쪽으로 향하는 길을 막고 있었다. 내가 가는 북쪽은 괜찮다고 계속 가라고 했다. 당시 북쪽에서 엄청 심하게 바람이 불었는데 나한텐 무자비한 역풍이었다. 산불 잘 잡았기를 빌어본다. 호주 산불 실제로 겪어보니 무섭다. (호주 동부와 남부에는 산불이 매년 난다. 참고로 내가 자전거를 탔던 시기는 호주에서 엄청 심하게 났던 산불과는 다른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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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정말 호주 캠핑 중 가장 최악이었다. 평화로운 아침 풍경 같지만, 사실은 전날 모래에 파묻힌 날이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는데 지퍼를 잠갔음에도 모래가 텐트 안으로 들어왔다. 잠자는 중간중간 나도 모르게 모래를 씹어 잠에서 깨기까지 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텐트 안은 고운 갈색 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밖에서 잔 건지 헷갈릴 정도였고 물티슈로 얼굴을 닦으니 티슈가 완전 갈색으로 변했다. 아침 내내 계속 입안에서 모래가 씹혔다. 호주 친구 말로는 이걸 Bull dust라고 부르는데 얼마나 모래가 고운지 무려 2년 가까이 텐트며 신발에 머무를 수 있다고 한다. 아웃백에 들어가는 길이 벌써 험난하다 싶었다. (다행히도 이날 이후 Bull dust에 파묻혀 자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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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는 죽은 여우들을 10마리 넘게 펜스에 걸어 놓은 걸 봤었는데, 이번에는 죽은 고양이가 보였다. 호주에서는 야생 고양이가 생태계를 파괴 해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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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아웃백을 향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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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애델레이드에서 아웃백 가기 전에 체인, 카세트, 크랭크 세트를 새로 사서 설치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어 변속할 때 체인이 뒤 변속기에 걸려 제대로 안 넘어갔다. 다음 자전거 가게는 앨리스 스프링스 (Alice Springs)에 있는데 무려 1,800km나 떨어져 있어서 Melrose라는 작은 마을에서 무조건 자전거를 점검해야 했다.
자전거 가게 직원이 뒤 변속기 문제라며 그걸 새 걸로 갈라고 했다. 가격은 $69(5만8천 원). 설치비 $55(4만 6천원). 이렇게 수리했으니 문제없겠지 싶었는데, 아니다!!! 이후에도 체인이 계속 뛰었다.
아웃백 여행 끝나고 체인 설치해준 사람과 얘기하던 도중 체인이 제대로 설치 안 되어서 그랬을 거라고 알려줘서, 그제야 체인 뛰는 것을 고쳤다. 아웃백 길이 험해서 기어 변속을 자주 해야 했는데, 제대로 작동이 안 되어 이것 때문에 훨씬 더 많이 넘어졌다.
자전거 수리 당시에 분명 부품들을 새로 갈았고, 다음 자전거 가게는 1,800km 떨어져 있으니 잘해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자전거 가게 직원이 여기서 일한 지 첫날이어서 아웃백이 뭔지, 다음 자전거 가게가 어디 있는지, 자전거 수리는 어떻게 하는지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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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의 황야 지대에 들어가는 거 같아서 설레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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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호주 남쪽 그레이트 오션 로드 지나갈 때 만났던 자전거 여행자가 있었는데 아웃백 향하던 길 중간중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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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토착 조류인 에뮤 (Emu). 타조같이 생겼지만, 타조와는 다르다. 호주 여행하며 야생 에뮤를 몇 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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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 여행하면서 은근 자주 본 게 바로 쐐기꼬리수리(Wedge-tailed eagle)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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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때문에 저런 이름이 저렇게 붙여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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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더스 레인지 (Flinders Range)에 자전거 트레일이 있다고 들어서 마지막 부분에서만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이건 인간적으로 짐 가득 싣고 달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사진처럼 마른 계곡이 자주 나왔다. 자전거가 망가지는 줄 알았다. 내 자전거 프레임이 스틸인데, 정말 그것에 감사하게 생각할 정도였다. 넘어지기도 엄청 많이 넘어졌다. 심지어 고프로를 잃어버리고 핸드폰은 망가졌다. 혹시 몰라 들고 다녔던 스크린이 거의 망가진 폰이 하나 있었는데, 앨리스 스프링스 도착할 때까지 그 폰을 쓰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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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심하게 진 곳도 있었다. 중앙아시아에서 만난 영국 솔로 여자 자전거 여행자 Jaimi는 이 트랙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탔다고 했다. 내가 아는 자전거 여행자 중 가장 하드코어 한 친구이다. 이 친구가 우드나다타 트랙에서도 자전거를 탔다고 하는데, 곧 있으면 나도 그곳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달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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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대피소가 있었다. 여기서 하룻밤 잤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고작 점심시간이었기에 점심만 먹고 떠났다. 아웃백에선 물이 귀한 관계로 물이 얼마나 남았는지에 따라서 일정을 맞춰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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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미국의 반사막 지역 유타(Utah)와 비슷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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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gh Creek이란 작은 마을에 도착했는데 여기에 슈퍼마켓이 하나 있었다. 대도시에 비하면 비싸고 작은 슈퍼마켓으로 취급받을 수준이다. 하지만 앞으로 아웃백 1,200km~1,400km 넘게 가도 이만한 크기의 슈퍼마켓은 볼 수 없기에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 중요한 슈퍼마켓이다.
이후 몇백 킬로미터 마다 작은 구멍가게가 있는데 거기서 파스타, 빵 등은 살 수 있을 거 같다.
매 점심으로 먹을 참치캔을 대량으로 샀다. 아웃백에선 물을 아껴 써야 해서 캔에 들어 있는 인스턴트 음식도 샀다. 간식으로 먹을 에너지바도 샀다. 휴지와 물티슈는 필수이다. 소고기는 육포로 만들 것과 다음날 파스타로 만들어 먹을 것을 샀다. 식빵은 너무 부피가 커서 몇 개 담기가 불편하다. 하지만, 사진 속에 보이는 식빵 왼쪽 빵은 맛은 없지만, 영양가도 높고 들고 다니기에도 편해서 슈퍼마켓이 멀 때는 종종 사 들고 다닌다. 마음 같아선 훨씬 이것저것 많이 사고 싶지만, 가방에 다 실을 수도 없고 무엇보다 작은 슈퍼마켓이라 종류가 다양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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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현지인 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건조기가 있었다. 그래서 생애 처음으로 소고기 육포와 고구마를 말려보기로 했다. 원래는 얇게 썰어야 하는데 칼날이 너무 안 들어서 그냥 대충 썰었다. 문제는 마늘을 너무 많이 넣어서 마늘 맛이 심하게 났다. 고구마는 건조가 제대로 안 되어서 말랑말랑했다. 어쨌든 아웃백 비포장도로를 가기 위한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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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아웃백 여행이 시작되었다. 드넓은 사막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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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제일 처음 접한 사막이 미국 모하비였다. 큰 언덕을 지나고 펼쳐진 사막 풍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그 광활한 사막을 본 뒤로 사막을 정말 좋아했고, 그리고 지금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사막에 다시 진입한다. 아무것도 없는 사막이 왜 좋냐면 끝없는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랄까나? 아무것도 없기에 모든 걸 볼 수 있는 사막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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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Marree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포장된 길이 보여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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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우드나다타 트랙(Oodnadatta Track)에 진입하기 전 주의 표지판이 보였다.
대략적인 내용을 해석하자면 이렇다.
*충분한 연료, 물, 음식, 지도와 2개 여유분 타이어, 2개 잭, 구급상자, 삽을 챙겨라
*물을 규칙적으로 마셔 탈수 증상을 막아라
*길 상태를 봐서 속도를 조절해라
*밤에는 가축이나 야생동물이 튀어나올 수 있으니 운전을 피해라
—>>>>!!!!*차가 고장 나면 !!!!!절대로 차를 떠나지 마라!!!!!!!!!!!!!!! (빨간 글씨 강조!!)
*마른 하천 위에 캠핑하지 마라. 갑자기 물이 떠내려올 수 있다.
*비 오는 날에 운전하지 마라. 길이 위험해질 수 있으며 통과 자체를 못할 수가 있다.
*친구와 주변에 아웃백 일정을 알려라.
실제로 호주 아웃백에선 매년 사람이 죽는다. 차가 고장 났을 때 주변을 둘러보다가 길을 잃어서 죽는 경우가 발생한다. 차가 고장 났을 때 그 장소에 가만히 있으면, 지나가는 차에 하루 이틀 내로 발견이 될 것이고 그러면 도움을 청할 수 있다. 하지만 차를 벗어나면 광활한 사막이라 방향감각이 상실되어서 길을 찾는 게 불가능하기에 사망 사고로 이어진다. 나 또한 이 길에 들어가면 길 위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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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금강산도 식후경, 호주에선 아웃백도 물후경! 물부터 먼저 구하러 갔다. 하나밖에 없는 슈퍼에 들어갔는데 물이 너무 비싸서 주변 보건소가 보여서 물을 얻으려고 했지만, 자기네들도 물을 사 먹는다고 했다. 화장실에서 나오는 물은 bore water라고 해서 땅 깊이 파내서 얻은 물인데 마실 수 없다. 보기엔 깨끗해 보여도 인간이 소화할 수 없는 성분들이 들어있으며, 필터로 걸러지지도 않는다. 실제로 맛보면 약간 우유 같은 비린내와 미끄러운 촉감이 나고 마시자마자 토가 나올 거 같다.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물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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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아웃백에서 자전거 탈 계획이 원래는 전혀 없었다. 아시아에서 자전거 타고 있을 당시 Jaimi가 아웃백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그 친구에게 “너 미쳤구나. 그 힘든 곳에서 왜 자전거 타니. 난 호주 가면 쉬운 길 선택할 거야!”라고 얘기했었다. 근데 호주 땅을 밟자마자 아웃백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은 이렇게 아웃백의 부름을 받고 왔다. 왜 그렇게 밤낮으로 아웃백이 날 불렀는지 이렇게 와서 보니 비로소 알 거 같다. 허허벌판인 사막이 좋다.. 고요함, 적막함, 평온함, 무수한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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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펜스가 쳐져 있는 곳들이 있어 가끔 캠핑 장소 찾는 게 쉽지가 않은데, 여기는 펜스가 없으니 그냥 아무 데나 텐트를 치면 되어 정말 좋았다. 텐트를 치기 전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물이 얼마나 남았나 세는 것이다. 오늘 저녁은 얼마나 물을 사용할 것인지, 그리고 다음 날 마실 물은 얼마나 남았는지, 물을 구할 수 있는 다음 지점은 얼마나 남았는지를 다 계산해야 했다. 아웃백에서의 일출과 일몰은 감동 그 자체다. 정말 좋은 점 중 하나는 파리들이 밤이 되면 사라진다는 것이다. 사진을 잘 보면 텐트 위 검정 것들이 붙어 있는데 다 파리다.
또 다른 좋은 점은 해 질 녘부터 차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는다. 이렇게 조용한 곳이 언제 또 있었나 싶다. 7년 전쯤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이 이렇게 조용했었는데, 드디어 다시 한번 그 고요함을 느껴본다. 바람이 불지 않고 파리가 들러붙지 않으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이 나는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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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호주 캠핑카와 얘기를 하게 되었다. 캠핑카 한 대가 문제가 생겼는데, 대도시에서 도움을 주려고 차가 오는데 다음날이나 가능할 거 같다며 여기서 하룻밤 머문다고 했다. 그러며 맥주를 줬는데 정말 내가 마셔본 맥주 중 가장 맛있는 맥주였다!! 잊지 못할 맥주 맛을 선사해준 호주 캠핑카 여행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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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나다타 트랙에 들어 온 뒤로 길이 정말 험해졌다. 영어로 Corrugation road라고 하는데 빨래판처럼 작은 간격으로 울퉁불퉁하게 길이 이어진다. 좀 더 길 상태가 괜찮은 쪽으로 달리기 위해 길 맨 왼쪽으로 갔다가, 오른쪽으로 갔다가, 가운데로 갔다가를 반복한다.
그리고 마른 하천이 자주 나오는데 그런 곳엔 자갈도 많고, 모래도 많고 길이 굉장히 험하다. 이렇게 물병을 잔뜩 싣고 다니다 보면 물병을 매일 같이 떨어트리기를 반복한다. 비싼 돈 주고 10L짜리 물 가방을 사면 이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지만, 평소에 필요 없는 장비를 아웃백을 위해 사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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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 중간에 소금 호수가 있었다. 우드나다타 트랙에서는 km마다 다양한 풍경을 보여준다. 황갈색 모래였다가 하얀색 모래였다가 나무가 보였다가 안 보였다가 등등 굉장히 다양한 풍경이 이어졌다. 애들레이드에서 앨리스 스프링스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풍경이 지루한데, 어떻게 이곳은 이렇게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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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험한 길에 큰 트럭이 다닌다.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궁금했다.
이런 작은 길에서는 지나가는 차에 인사하는 건 필수이다! 우리 모두 친구가 되는 이런 조용한 길이 좋다. 반가워서 손들고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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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래바람을 선물 받았다. 어쨌든 당신은 나의 친구요! 이 길을 지나가는 모든 이는 나의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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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한 번씩 캠핑차나 사륜구동차가 지나간다. 평일에 하루에 10대 정도 지나가는 거 같다. 재밌는 점은 내가 앉아 있으면 차들이 서서 괜찮냐고 물어본다. 쭈그려서 앉아 있으면 모든 차가 반드시 서서 괜찮냐며 꼭 물어본다. 가끔 물도 주고 지나간다. 꼭 외로운 길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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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지형들이 펼쳐진 우드나다타 트랙은 정말 호주에서 가장 최고라 말하고 싶다! 모험을 좋아하는 자전거 여행자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다만 꼭 주의사항들을 미리 챙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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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만에 윌리엄 크릭 (William Creek)에 도착했다. 여기에 작은 슈퍼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식당과 술집이 전부였다. 굉장히 실망이 컸다. 다행히도 냉동실에 얼려있던 빵을 식당에서 팔았기에 주식은 구했다.
그런데 500m 물 한 병이 무려 5천 원이 넘었다. 적어도 12L 물이 필요한데, 그러면 12만 원이나 든다. 이건 내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다.
주변에 캠핑장이 있었는데, 캠핑장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물을 얻었다. 마지막 캠핑 장소 사람들은 자기네들은 내일 대도시로 떠난다며 10L 가까이 넘게 물을 줘서 정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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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돌아다니는 딩고가 보여서 카메라 줌을 최대한 당겨서 사진을 찍었다. 개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엄연히 개와는 다른 호주 토착 동물이자 호주에 가장 최상위 포식자다. 캥거루 등을 잡아먹는다. 뼈 등을 씹어 먹을 정도로 턱뼈가 강하다. 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짖지 않고 늑대처럼 하울링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래 딩고 자체가 굉장히 말랐다. 물도 없는 사막에서 어떻게 생존하는지 궁금하다.
사진을 다 찍고 다시 내가 자전거를 타려고 하자, 멀리서 나를 본 후 재빨리 도망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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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분명히 지난 2년간 단 한 차례도 비가 안 왔다고 했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 내가 비를 부르는 능력이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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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행자 이야기에 따르자면 비가 많이 올 때 이 지역을 통과했는데 온통 진흙투성이라 결국 자전거를 포기하고 한참을 걸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었다. 갑자기 그 이야기 떠올라서 긴장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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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기 시작했을 때 엄청 무서웠다. 얼마나 많은 비가 오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른강들이 엄청 많은데 비가 많이 오면 길이 홍수가 되어서 부분부분 다 막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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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이후부턴 차가 한 대도 안 보이고, 엄청나게 강한 모래 폭풍이 불어서 한동안 자전거를 밀고 가야 했다. 이후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우비를 챙겨 입었다. 오직 할 수 있는 거라곤 자전거를 계속 타고 가는 것. 오히려 비가 오니 바람이 조금 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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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버려진 차들이 나온다. 이 차를 봤을 때 하룻밤 차 안에서 자야 하나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계속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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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무렵, 갑자기 하늘에서 엄청나게 밝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찌나 빛이 밝고 아웃백 전체를 강하게 비추던지, 마치 천국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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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에선 무지개가 보였다. 이제 더 이상 비는 안 내릴 것이란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다. 한동안 내 인생에 엄청나게 강한 빛으로 기억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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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텐트를 치는데 이날은 바로 길옆에 쳐버렸다. 오후 2시부터 차가 한 대도 안 지나갔고 아침에 보통 8시 9시나 돼 서야 차가 한두 대 지나가기 때문에 길 바로 옆이라도 굉장히 안전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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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저 멀리 안개가 아웃백 전체를 덮고 있었고 태양에 반사되어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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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디어 우드나다타(Oodnadatta)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윌리엄 크릭을 떠난 지 4일 만에 시골 마을을 보는 것이다. 고요한 아침 풍경과 함께 자전거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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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근처에 다다르자 갑자기 야생말들이 나타나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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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무사히 살아왔다는 마음에 안도감과 성취감이 크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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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하우스라고 길 옆에 있는데 관광객들 좋아할 만한 그런 아기자기 한 곳이었다. 가게 안에 작은 슈퍼도 운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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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도착했던지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우선 화장실 가서 옷들을 빨고, 그리고 어제 비에 젖은 것들을 말렸다. 핑크하우스에서 일하는 원주민이 기타를 치고 있어서 잠깐 말을 나눴지만, 그의 영어 발음이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서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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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장을 봤는데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 사과 1kg에 만 원이나 했다. 별로 산 것도 없는데 $49달러 (4만 천 원)이나 썼다.
이후 주변에 물을 얻을 수 있는 큰 컨테이너가 있다고 해서 둘러보았으나 찾질 못했다. 주변 술집에 물어보니 그게 어디있는지 모르겠다며, 자기네 물을 사라고 했다. 우선 밖에 나가서 다시 찾아보니 길 안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술집 직원도 그날 처음 일하는 날이라 물 컨테이너 위치를 몰랐나 보다. 저번 자전거 가게에 이어서 이런 우연의 일치가! 아웃백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직원을 또 한 번 만나다니! 이곳은 참 신비한 곳이구나(?)
Water station이라고 불리는 물 컨테이너에 동전을 넣으면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왔다. 든든하게 14L의 물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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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에 아침에 함께 수다를 떨었던 현지인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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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물이 풍부해서 마음이 편하다. 아웃백의 최고는 뭐니 뭐니 해도 지평선에서 뜨고 지는 해를 보는 것이다. 전 세계 여행을 해봤지만, 지평선에서 해 뜨고 지는 걸 보기가 힘들다. 보통 구름에 가렸거나, 산 혹은 건물에 가려서 보기가 힘든데 여기선 매일 같이해 뜨고 지는 걸 바로 지켜볼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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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밤하늘이 참 멋지다. 볼일 보러 나왔다가 밤하늘에 깜짝 놀라곤 한다. 참고로 사진 찍을 때나 화장실 갈 때 자주 뒤를 바라보며 텐트 위치를 확인했다. 잘못하면 길 잃어서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자전거 바퀴에 야광 반사가 둘려 있는데 랜턴을 비추면 반짝 빛나서 내 텐트 위치를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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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여러 멋진 풍경들이 반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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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모랫길도 중간중간 나왔다. 우드나다타 트랙에서 얼마나 많이 넘어졌는지 모르겠다. 정말 자주 넘어졌던 곳이 마른 계곡이다. 지금 보니 이와 관련된 사진이 하나도 없다. 플렌더스 레인지에서 내 자전거가 넘어졌던 사진과 같은 그런 마른 계곡을 생각하면 된다. 마른 계곡이 나오면 내리막이 시작되고 이후 다시 오르막이 나오는데 여기에 깊은 모래도 나오고 자갈도 나오고 빨래판 길도 심하다. 오르막을 올라가기 위해 내리막에서 최대한 빨리 밟는데 길이 엄청 울퉁불퉁해서 넘어지고, 기어 변속할 때 체인이 튕겨서 넘어지고, 모랫길이라 넘어지고, 자갈이라 넘어지고, 균형 잃어 넘어지고, 하루에 몇 번을 넘어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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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길 위에서 사람이 사망할 경우 가족들이 길옆에 십자가 등을 세운다.
여기 위에 있던 문구가 꽤 슬퍼 보였다. “다시 만나는 그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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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겨울 사이인 4~5월에 달려서 그렇게 덥진 않았다. 만약 한여름에 달렸다면 물을 20L는 들고 달려야 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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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이렇게 넷을 머리에 두르고 있어야 한다. 파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자전거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식사 시간인데, 식사 시간이 즐겁지가 않았다. 저렇게 망을 끼고 그 안에서 먹는데 파리가 사이로 금세 들어오기 때문에 중간중간 망을 벗고 다시 쓰고를 반복했다.

(밑에 사진은 혐오 사진입니다. 비위가 약하면 빨리 스크롤 내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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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에선 부지런히 계속 움직여야 한다. 안 그러면 이렇게 파리에 둘러싸인다. 아웃백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건 즐겁기도 하지만 역겹기도 하다. 서로의 옷에 붙은 수십 또는 수백 마리의 파리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등 쪽에 엄청나게 붙는다. 인종에 따라서 등에 얼마나 많은 파리가 붙었는지 비교가 되기도 한다. 정말 이상한 게 마을에선 파리가 좀 덜 달라붙는데, 사람도 동물도 안 보이는 이런 곳에선 파리가 미친 듯이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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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느낌을 자아내는 신기루 현상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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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가는 사람은 이 트랙을 평지라고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끊임없이 긴 업힐과 다운힐이 지속한다. 울퉁불퉁한 길에서 계속 자전거를 타다 보니 오른쪽 어깨가 계속 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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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나다타 트랙에 도착한이 7일째가 되었다. 내일이면 드디어 이 기나긴 트랙을 빠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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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에 들어온 뒤로 자주 모닥불을 만들었다. 주변에 마른 나무가 많았고 산불이 날 염려도 없었기에 편하게 불을 지필 수 있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중 하나를 뽑으려면 장작불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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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밤하늘을 보며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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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에서 바로 뜨는 해를 보는 게 흔치 않아서 우드나다타 트랙에서 나도 모르게 태양에 인사하는 습관이 생겼다.
일몰 시간엔 해를 향해 크게 소리친다 “오늘 하루도 고마웠어!! 내일 또 보자!!”
그리고 일출 시간엔 “오늘도 이렇게 마중 나와줘서 고마워!! 오늘 하루도 잘 부탁할게!!”
내 여행을 열렬히 응원해주며 용기를 주는 게 바로 태양이다! 언제나 고마운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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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캥거루도 꽤 자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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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이 트랙의 끝이 보인다. 생존했다는 사실에 정말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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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큰 자유를 얻었던 장소가 여기 같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무려 9일 가까이 핸드폰 신호가 안 잡혀서 인터넷과는 완벽 차단되어 마침내 현재에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길도 단 한 개밖에 없으니 GPS 볼일도 없었다. 핸드폰을 안 쓰니 베터리 걱정할 이유도 없었다.
사실 보면 많은 사람이 여행하면서 갖는 문제점 중 하나가, 매 순간 가족, 친구들이랑 연락하거나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현재에 집중을 못 한다. 그런데 이렇게 인터넷 없이 지내니까 마침내 현재에 살 수 있었고 주변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진정한 자유는 인터넷이 없는 곳에서 시작되는 거 같다.
인터넷이 잘 안 잡히는 아웃백 같은 곳을 신혼여행 장소로 추천한다! 그럼 서로에게만 집중하고 주변 자연환경을 더욱더 잘 즐길 수 있을 거 같다. 파리 때문에 서로에게 역겨움을 느낄 수 있으니 진정한 사랑은 모든 역경을 헤친 뒤에 온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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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포장도로에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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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근처에 큰 주유소와 작은 마을이 있었다. 자전거 청소를 싹 하고 water station에서 동전을 넣고 또다시 물을 가득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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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도로가 끝나고 아스팔트에서 다시 자전거를 타는데 적응이 안 되었다. 소음이 너무나도 컸다. 사실 아웃백 고속도로라 차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차들과 함께 달리려니 이틀 정도는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어쨌든 고속도로에서 달리긴 해도 여전히 아웃백이다. 어디다 텐트를 치든 항상 멋져서 감동이 있는 아웃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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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룰루로 향하는 갈림길에 주유소가 있었다. 1.5L 물병을 사는 것보다 작은 물병 한 박스를 사는 게 훨씬 쌌다. 이전에 들고 다닌 물병에 일일이 다 옮겨 담았다. 아웃백에선 금보다 물이 더 비싼 거 같다.
울룰루로 가기 전 무료 캠핑 장소가 하나 있었는데, 그날 새벽 늑대 울음소리가 들렸다. 늑대가 설마 여기 왜 있나 싶었다. 농장에서 키우는 개들이 이렇게 우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이 주변이 허허벌판인데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하울링이 들리는 걸까 싶었다. 다음날 옆 캠핑카 호주인들이 “너 어제 딩고 우는 소리 들었어?”라고 물어봤다. 늑대나 개 울음소리가 아니라 딩고 울음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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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도착했을 때 받았던 질문 중 하나가 “너 울룰루 갈 거야?”라는 거였다. 울룰루가 뭔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큰 돌 산이었다. 별 관심이 안 생겨서 안 간다고 했었다. 그런데 어느덧 울룰루 근처까지 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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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별일주 사진을 찍으며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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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별똥별에 소원을 빌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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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루루 진입 전에 율랄라(Yulara)라는 관광 마을이 나온다. 숙소, 캠핑장, 관광 안내센터, 식당, 술집, 큰 슈퍼 등이 있는 곳이다. 오랜만에 깔끔하고 큰 슈퍼를 보니 반가웠다. 돌아오는 길에 장을 보기로 하고 울룰루로 향했다. 멀리서 보이는 울룰루는 이전에 관광 책자에 봤던 사진과 달리 훨씬 멋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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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가서 깜짝 놀랐다. 그냥 큰 돌덩어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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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면이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흡사 그랜드캐년을 방문했을 때의 그런 감동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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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루루를 돌아볼 수 있는 산책로가 한 바퀴 이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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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움직일 때마다 울룰루 표면이 계속 변했고, 태양 빛에 반사되는 각도에 따라서 울룰루 색이 끊임없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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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전혀 안 해서 그런가 큰 감동이 밀려왔다. 울룰루 관광을 마치고 율랄라로 돌아와서 오랜만에 이것저것 장을 실컷 봤다. 한국관광객이 많아서 그런가 이런저런 한국식품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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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킹스캐년으로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그래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와보겠나 싶어서 좀 돌아가더라도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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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캐년 가는 길에 딩고를 몇 번 봤는데, 이번 딩고들은 특별했다. 검정색 한 마리와, 갈색 검정색이 섞인 한 마리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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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딩고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를 정말 수십번도 넘게 호주 사람들에게서 들었다. 너무 많이 들어서 귀에 못이 박일 정도였다.
1980년에 아웃백에 가족이 캠핑을 하러 갔었는데, 아기가 실종되어 엄마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엄마를 살인 혐의로 잡아넣었다. 하지만 엄마는 딩고가 전날 저녁 다녀간 흔적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엄마는 유죄를 확정받아 감옥에 살다가, 딩고의 은신처에서 아이의 옷이 발견되어 3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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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기 전 스포일러 당하지 않기 위해 트레일러를 안 보는 것처럼, 관광지 가기 전에 그곳 사진을 안 볼 때가 있다. 그래서 킹스캐년에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아니 이렇게 멋진 곳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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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들이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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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캐년 트레일이 6km 정도였는데 두 세시간 걷기에 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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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멋있었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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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아웃백에서 내가 좋아하는 모닥불을 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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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밤하늘을 구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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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스프링스로 향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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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gh Creek을 떠난 이후로 계속 캠핑을 했었다. 무려 20일 밤 연속으로 캠핑을 했다. 울룰루 가기 전에 딱 한 번 무료 캠핑장을 제외하곤 전부 와일드 캠핑이었다.
텐트 안에 이너텐트를 걷어 내면 공간이 생겨서 쭈그려서 샤워를 할 수 있는데, 물 400~500mL만 있으면 몸 전체를 샤워할 수 있어 샤워를 거의 매일 같이했다. 한 번은 그냥 야외에서 샤워를 해봤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추웠다. 그냥 텐트 안에서 하는 게 훨씬 나았고 마음도 편했다.
세계 여행 중 20일 밤 연속 캠핑은 최장 기록으로 내게 남을 것이다. 무엇보다 19일 밤을 와일드 캠핑이라니! 인터넷은 마을을 지나갈 때만 가능했기에,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굴레에 벗어나서 자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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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앨리스 스프링스에 도착한다. 그동안 물통 챙겨 다니느냐고 너무 힘들었다. 계속 떨어트려서 물통이 깨져서 다른 물병으로 옮겨야 하는 일도 발생했는데, 앨리스 스프링스에 가면 큰 슈퍼들이 있으니 이 물병을 챙길 필요가 없어서 발로 아주 시원하게 밟아버렸다. 이렇게 밟아줘야 가방 뒤에 싣기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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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 앨리스 스프링스!!! 아웃백에서 생존했다는 기쁨에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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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레이드에서 앨리스 스프링스까지 내가 지나간 경로를 지도에 표시해봤다. 정확히 30일이 걸렸으며, 무려 2,500km를 달렸다. 원래 이렇게 많이 이동하지 않는데, 사막지형이다 보니 물이 한정되어 있어서 빨리 이동한 거 같다.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어디로 갈지 잘 모르겠다. 동쪽 Cairns로 향할지 아니면 북쪽 Darwin으로 갈지 아니면 서쪽 Perth로 갈지 아니면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멈춰서 한두 달 일할지 잘 모르겠다. 우선 앨리스 스프링스에 도착해서 고민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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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오랜 세월 보고있으니, 오래된 친구와 같은 느낌입니다. 아무쪼록 코로나19 등 좋지않는 상황에 안전한 여행하시고, 귀국 기대합니다. 이길수 드림

  2. 사진들이 역대급으로 좋습니다!!! 늘 하는 식상한 말이지만 정말이지 대단합니다!!

  3. 무탈하게 귀국길에 오르시길 바랍니다

    점프샷은 언제보아도 멋집니다….

  4. 2008년 두려움으로 시작한 제주도 자전거 여행 에세이를 보기 시작하여!~
    어느덧 2020년까지 쭉 자전거 여행하시는 모습을 보게되네요!~
    늘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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