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경로보단 조금 더 어려운 경로로 가보는 건 어떨까? 아름다운 만과 멋진 산들을 볼 수 있는 곳,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국경을 넘었는데, 몬테네그로 이민국이 안 나오네. 이민국이 은근 좀 떨어져 있다. 국경선에는 뾰족뾰족한 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굉장히 독특한 풍경이라 자전거 위에 서서 바라보았다.
풍경을 즐긴 대가… 긴 차량 줄.ㅋ 크로아티아 국경 빠져나갈 땐 두 세 대 밖에 없었는데, 몬테네그로 입국땐 엄청나게 많은 차들이 기다리고 있네.ㅋ
날이 너무너무너무너어어어무 덥다. 헬멧이 열로 인해 뜨거울 정도. 가만히 서 있으니 더 더운 거 같기도 하고, 이런 강렬한 태양 밑에서 어떻게 종일 자전거 탔나 싶어 내 자신이 신기하기도 하다.ㅋ
기다리다가 옆에 보니 꽃들이 보여서 꽃 냄새 맡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근데 이 꽃 냄새 참 독특한 거 같다.
몬테네그로 서쪽에는 큰 만이 있다. 만 주변은 평지로 되어 있어서 자전거 타기에 안성맞춤이다. 만에는 수많은 비치들로 가득차있다.
만 주변은 큰 산으로 둘러 쌓여 있다.
만 한가운데에 세워진 건물들
내일 저 산을 넘어야 할 거 같다.ㅋㅋㅋ.. 후덜덜..과연?ㅋ
날이 너무 더운데, 강렬한 햇빛 덕분에 아름다운 바다 색을 볼 수 있어 나쁘진 않다.
만은 리본모양으로 되어 있다. 그 중 절반을 자전거 타고 가는데, 한 바퀴 도니까 보는 위치가 달라졌다.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던 곳
해 질 녘이 다 돼서 만의 절반을 돌았다. 한 바퀴 다 돌까 하다가, 그냥 내일 산으로 올라가기로 결정.
오늘은 어디서 잘까 고민을 하다가 현지인 집에 텐트 요청했는데 한 3번 거절 끝에 네번째 때 성공.대가족이 사는 곳. 시원한 수박 한 접시를 대접받았는데 너무 맛이 좋다. 역시 날 더울 땐 수박이지.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가는 방법은 3가지다.
Plan A : 해발 0에서 해발 1100까지 올라간 다음에 내려 오는 것
Plan B : 해발 0에서 해발 1100까지 올라간 다음에 옆길로 빠져서 1400 찍고 내려 오는 것
Plan C : 해안가로 내려 간 다음에 해발 600짜리 산 찍은 다음에 내려 오기
주유소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절대 옆에 산 넘지 말라고, 힘들다고 한다. 부드바(Budva) 해변가를 거쳐서 가라고 신신당부 한다.
그냥 시험삼아 한 번 넘어보고 싶었다. 40분을 힘겹게 오르막 오르면서 중간 중간 쉬었다. 아침에 해가 뜨기 시작하니까 날이 엄청 더워지기 시작한다. 땀 닦다가 깜짝 놀랐다. 어라 헬멧 놓고 왔네……흠.어차피 헬맷 쎄거 필요하긴 한데..흠.. 그래도..이런식으로 물건 잃어버리는 건 싫으니… 어쩔 수 없지..
되돌아 가는 길은 5분도 안 걸린 거 같다. 헬멧 챙기고 다시 또 오르기 시작. 아까 40분 걸리던 거, 쉬지 않고 분노의 페달질 하니 20분 밖에 안 걸리네. 이미 해는 산 너머로 고개 올리면서..”너 오늘 뒤졌데이~더워 죽어보라이~” 경고 메세지를 보내오는데..
몬테네그로의 코토르 만… 그러고 보니 크로아티아에서 매일 같이 봤던 만과 비슷하네…
높은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모습
산을 오르는 게 마냥 힘들지만은 않다. 봄과 여름 사이라 그런가 많은 다양한 꽃들이 보인다.
꽃 구경하면서 천천히 천천히 쉬멍 놀멍 먹으멍 올라간다.
풍경은 진짜 멋있다.ㅎ정상으로 가는 길은 지그재그 오르막으로 되어 있는데 길 끝에 오르막 숫자가 적혀 있다. 총 25번 지그재그 하면 정상에 접근.
정상에 다가갈수록 전체적인 풍경이 한 눈에 들어 온다.
1100 고지 주변에서 바라 본 모습
올라왔으니 기념 사진 찍어야지.ㅋ 28000 km 기념샷!ㅎ
주변 여행객에게 사진요청했는데, 잘 못 찍기에 삼각대 세워서 직접 다시 찍었다.ㅋ
풍경이 좋으니 잠시 쉬며 커피 한잔도 마셔야지.ㅋ
중간에 큰 동굴 같은 게 하나 있었는데 이 주변에 새들이 집을 참 많이 지어놨다.
1100고지는 찍었다. 이제 밑으로 쭉 내려가면 수도에 도착한다. 근데, 애시당초 내 계획은 1400 찍는 거였기에, 오른쪽으로 빠져서 계속 올라간다. 근데 너무 더워더우더워 헬멧도 뜨겁고 물도 뜨겁고. 무엇보다 1100 고지보다 경사가 더해서 숨이 헉헉 더 찬다.
그늘에 서서 점심 먹어야지.
왜 구지 1400 찍고 내려가느냐고 묻는다면, 사실 별 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도전정신이랄까나?
1400고지에 뭐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라 해발 1400 기념비따윈 없다. 어느순간 내리막이 시작 되고, 오르막이 끝났다라는 걸 체감할 뿐
초반엔 내리막이 이어졌으나 수도로 가는 중간중간 오르막이 몇 개 나와줬다. 결국 밤 9시 정도 돼서야 수도에 도착했다. 오늘 하루 정말 뿌듯뿌듯. 일부러 어려운 길 선택해서 더 어려운길로 가보긴 처음. 게다가 날도 참 더웠는데. 오늘은 내 자신에게 상 주고 싶넹.ㅋ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날 웜샤워 호스트해준 친구가 몬테네그로 수도에 사는 친구를 소개해줬다. 자전거에서 멈춰 서면 여행기,주변 물건 정리, 앞으로 갈 여행경로 설정, 여행정보 검색 등으로 정신이 없다.
우선 최근에 오트립 가방 찢어진 걸 먼저 수선한다. 본드로 붙였는데 얼마나 버텨줄지 모르겠다. 하필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이걸 어쩌지.
가방 앞이 조금 찢어졌는데, 예전에 오트립 회사에서 보내준 패치도구로 수선
스포크 한 개가 부러졌었다. 기억을 더듬자면……….보스니아에서 부러진 듯…….안 고치고 250 km 달린 듯? 한 4일 연속.ㅋ 근데 큰 이상은 없었었다.
이번에 혼자 고쳐보기로 결정. 날 더워서 땀으로 세수를 계속. 톱니바퀴 꺼내는 도구는 있는데, 톱니바퀴를 고정시킬 여분용 체인이 없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내 체인으로 한 번 해보기로 하고 시도 했는데 실패.ㅋㅋ 옆집 이웃이 도와준다고 하는데도 빼지지가 않는다.
현지 가족의 큰 도움 덕분에 집 바로 옆 자전거 수리점을 발견해내서 맡겼다. 8유로 (만 천 원)라고 한다. 좀 비싸지만 뭐 어쩔 수 없지ㅋ. 자전거 수리점 직원이 현재 내가 쓰는 스포크가 너무 닳았다면서 6개를 추가로 교체 해줬다. 언제 또 부러질지 모르니 나중에 시간 될 때 스포크 다 교체하라고 한다.
비건이면서 이번엔 대놓고 고기를 먹었다.ㅋ Sarma란 발칸반도 음식. 보스니아에서 배추에 쌓여 있던 거 뭣도 모르고 반 잘라 보니 고기가 들어있어서 어쩔 수 없이 먹었던 음식. 이번엔 호박에 쌓여 있다. 제대로 한 번 발칸반도 음식을 체험해보자 싶어 먹었다.
생각해보니 속 안 음식을 안 찍었네. 안에는 고기와 쌀과 야채가 들어있다.
현지 야채 음식
몬테네그로 맥주.ㅋ 몬테네그로 수도에 지내면서 너무 더워 죽는 줄 알았다. 잠자는데 너무 더워서 땀이 삐질삐질.. 이건 완전 중미 더윈데..
떠나는 마지막날 비가 한차례 내린덕분에.. 선선한 날씨가 엄청난 큰 축복이란걸 아주 크게 느꼈다.
몬테네그로는 나라가 조금해서 일직선으로 가면 국경 넘는데 이틀 밖에 안 걸린다.
이번에도 또 고민을?ㅋ 20Km 넘으면 바로 국경 넘는다. 그리 힘든 경로도 아니다.
밑으로 돌아서 지방도로로 가면 국경까지 80 km이다. 해안도로도 있는데 해안도로도 오르막 내리막이 있지만 지방도로가 더 힘들어 보인다. 물론 지방 산 옆 도로가 더 조용하겠지. 이번에도 또 일부러 어려운 경로 선택.ㅋ
초반엔 평지가 이어진다. 그러더니 이런 산들이 보이기 시작.ㅋ 올라가야지.ㅋ
날은 너무 덥고, 오르막은 정말 경사 졌다. 순간 살짝 의문이.. 내가 왜 여길 왔지?
풍경 보러 왔지. 조용히 달리고 싶어서 왔지.ㅋ 난 더워 죽겠는데 저기 멀리 설산이 보인다는 게 신기하네.
큰 산 세 개를 넘는데.. 너무 더워서 그늘이 보이는 곳에 자전거 세워놓고 그냥 누어버렸다. 다니는 차량이 거의 없어서.. 그냥 잠시 쉬려고 했는데..잠이 들어 버렸다. 길 한 복판에서 잠자기는 또 처음이네.ㅋ
도대체 저긴 어디지.. 저 멋져보이는 평지는 도대체 어디지싶어서 아이폰을 꺼내서 오프라인 지도를 살펴 보니, 알바니아다. 만약에 짧은 경로 선택했으면 지금 저기서 자전거 타고 있었을 듯.ㅋㅋ
열심히 산에서 자전거 타면 뭐하노, 야채과일 사묵겠지ㅋ
해지려면 한 시간 남았는데 국경은 내일 넘기로 결정하고 조용한 시골 마을로 자전거를 돌렸다. 현지인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지만 바디랭귀지로 흔쾌히 허락을 받아 텐트를 쳤다.
밤이 되니 날이 조금 선선해 지는 듯. 영어를 할줄 아는 할머니의 손자가 와서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눴다. 할머니의 아들은 바로 앞 큰 주택에서 살고 있었다. 역시나 발칸반도 사람들은 함께 사는 가정 문화가 있는 거 같다. 비록 몬테네그로에 머문날도 별로 없고, 자전거 탄 거리도 별로 안 되지만 뭔가 모를 따뜻한 곳으로 기억 될 거 같다.
===================================================================
이동 경로
몬테네그로에서 지낸 총 일수 = 6일
몬테네그로에서 자전거로 이동한 총 거리 = 245.62 km (153.51 mi)
몬테네그로에서 머무른 도시 = 3개
Kotor, Podgorica, Brajse
몬테네그로에서 총지출 = $38.30
($1=1.4 Euro)
[14/06/08~13 (D+1017) Montenegro] 어려운 경로로 가볼까나?
크로아티아 국경 빠져나갈 때… 차량 뒤에 줄 서서 빠져나갔어요? 아님… 자전거 타고 맨 앞에 가서 통과 했어요?
차량 뒤에 줄 섰어요. 일부 차량이 저보러 앞에 가도 된다고 손짓을 했는데.. 확실치 않아서 그냥 다른 차들처럼 천천히 기다렸어요. 따로 이민국이 없고 고속도로 위에서만 받는 거 같아서요.ㅎ
그렇군요~ 사진 보다가 문득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
모처럼 들어와보니 동유럽까지 가셨네요.
기억하실런지? 예전에 slr 클럽에서 쪽지도 몇 번 드렸었고 홈페이지도 들어와 답글도 남기고 했던 다동입니다.
본래의 계획이라면 이 시절, 유럽 어디쯤에서 효진 양 뵙고 삼겹살에 소주라도 일잔 할 줄 알았건만,
사정이 생겨 잠시 한국 들어와 있습니다. 그 사이에 출판도 하고 또 지금 다른 책을 위해 글을 쓰고 있기도 하고.
길에서 베가본더와 아톰, 밍규리 등을 만나 효진 양에 대한 이야기 많이 했습니다.
우리 모두 다함께 효진 양을 위해 건배도 하고 하는 둥, 아무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짓거리였지만.
이땅에서 추석을 보내고 나면 아마 다시 바깥으로 나갈 듯한데, 때에 뵐 수 있다면 영광이겠습니다.
나날히 안녕하시길.
추신. 그간 못 본 여행기 소주 마시며 천천히 재미 삼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다동님..^^
그간 여러 경험들을 하셨네요..멋지십니다..^^
전 천천히 자전거로 집에 들어가는 중입니다.ㅎㅎㅎㅎ
신기하네요.ㅎ 만난 적은 없지만..저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셨다니.. 어쩐지 귀가 많이 간지러웠습니다.ㅋ
저를 위해 건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동유럽까지 무사히 왔네요.ㅎㅎㅎㅎ
아..올해 추석 잊고 있었는데… 추석 잊지 말고 집에 전화 할 수 있게 됐네요..ㅋ 알려주셔서 감사힙니다.ㅎ
제 여행기가 너무 재미 없어서 소주를 확 들이부으시면 안 되옵니다!!!ㅎㅎ 한국에서 무더운 여름 잘 보내세요..^^
중앙아시아, 동유럽, 이쪽이 눈을 정말 시원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다니시는 분들은 고생 많이 하시겠습니다만…
이 여행기는 너무 많이 밀려 있어서 언제 날 잡아 쭉 진도를 빼야 되겠네요.
안전하게 여행하셔요. ^^
동유럽은 정말 쵝오인거 같아요..ㅎㅎ
여행기가 천천히 올라오니..천천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
감사합니다..^^
세계의 화약고 발칸반도 여행중이시군요~
혹시….레또님 소식 아시는지요.?
벌써 3개월째 아무런 글이 올라오지 않아 걱정이 많이 앞섭니다.
제가 경험한 발칸반도는 평화 그 자체였던 거 같아요. 물론 비싼 물가, 턱없이 낮은 임금은..정말 안타까웠어요.ㅠㅠ
레또님은 영국에서 5월에 세계 여행을 끝마치시고..
여행 중 만난 아름다운 한국 여성분과 올해 여름에 결혼한다고 하십니다..^^
산 많이 타셨네요?ㅋㅋ 완전 자전거에 대해 고수가 되어 있으신 거 같습니다.
글들 보면 되게 하루하루 업그레이드 되어 가고 있는 효진님을 보네요.
사진이 로딩이 안되서 글만 읽어봤는데,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안전 라이딩 하세요 ㅋㅋㅋ
그러게요..1년에 몇 번 탈까 말까한 산을..
몰아서 다 타버렸네요.ㅋㅋㅋ
하루하루 업그레이드 되다가.. 갑자기 다운그레이드도 되고 막 그런 인생이죠.ㅋㅋ
사진이 로딩 안 되나요?ㅠㅠ 한 3~5분 기다리면 뜨지 않나요?ㅠ…흑흑.. 플리커 링크 사용 하는데..
아마 이 댓글 달았을 때가 인터넷이 활발하게 안 되는 지역에서 해서 그런 듯 합니다 🙂
지금은 잘 로딩 되요 ㅎㅎㅎ
홈피가 느린 거 같아서.. 서버를 이번에 다른 곳으로 바꿨는데.. 그래도 느리네요.ㅋㅋㅋㅋㅋㅋ
여행한지 3년이 넘으면서 자전거로 이동하는 거리/달 속도가 늘어나느데..
어째 홈페이지 속도는 제자리 걸음이네요.ㅋㅋ
쭈그리고 않아서 양발바닥으로 카세트를 잡고 돌리면 풀립니다. 등산화면 더좋구요. 짐이무거우니 스포크가 자주끊어지는군요.. 대단하세요… 저도 인투더와일드 보앗어요. 잼나더군요… 주인공 무모해요…
아..그게 가능한가요? 몰랐네요..ㅎ.. 스포크가 은근 잘 끊어지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