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로 가기 전 지형을 봤는데, 산으로 둘러 쌓여 있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자 산에서 자전거 타기로 결정! 하지만, 첫 날부터 전쟁의 상처가 살벌하게 느껴지는데, 과연 실제의 보스니아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산악지형으로 들어 오다 보니 국경선 가는 길이 험난한 오르막이다. 보스니아 국기 은근 마음에 든다. 별이 들어가 더 예뻐 보이네
해발 200 m 에서 해발 1,000 m 까지 올라가야 한다. 중간에 올라가다 보니 국경선이 보이고 내가 지나온 길이 보이네.
점점 정상에 다다르고 있는 거 같다.
아싸! 오르막의 보상 내리막 시작 된다!!
국경선 마을 지난 뒤로 다른 마을이 안 나온다. 해질 시간 8시 30분이 다 돼가는데..
은근 겁먹으면서 막 페달질 하다가 마을 발견.. 설마.. 그 말로만 듣던 유령 마을인가…..???
유고슬라비아 전쟁 중 보스니아가 중간에 있던 관계로 피해가 엄청 컸다고 한다.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이길 기도하며 내리막을 내려갔으나, 막상 보니 황폐화 된 건물 밖에 안 보인다.
길 바로 옆엔 지뢰 표시판도 보이고. 보스니아 시작부터 너무 무섭게 나가는데. 유령마을, 전쟁폐허, 총 자국이 가득한 부서진 집들, 길 옆에 지뢰 표시판. 해질녘에 이런 것들 보고 있으니 너무 긴장된다. 밤이 찾아 오고나서야 겨우 시골 마을에 근접.
처음 들어간 집은 알고 보니 공사 중인 곳. 공사 인부가 밖에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게 보였는데, 가까이 갈수록 각도가 달라지며 그의 등 뒤에 가려졌던 맥주병이 보이기 시작. 바로 핸들바 돌려서 도로로 빠져 나가는데, 이 아저씨 자꾸 내 쪽으로 걸어 오네. 왜 이려.. 무섭게..
두 번째 집은 할아버지가 살던 곳. 안심하고 텐트 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안 된다고 한다. 영어가 안 통했던 관계로 내가 한 말을 잘 이해하신 건가 궁금.
세 번째 집은 엄청 등치 큰 뚱뚱한 농부 집. 밖에다 텐트 치겠다고 하는데 자기 집을 보여준다. 방을 보여주는데 은근 무섭다. 부인이 있었음 안 무서웠을 텐데… 어쨌든 감사하다하고 얼릉 도망나왔다.
그리고 마침내 네 번째 집에 초대 받았다. 아프리카처럼 화장실이 밖에 있었던 집.
할머니가 나에게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신다. 계란을 보여주면서 먹고 싶냐고 하기에, 비건이라 정중히 거절.
그릇에 감자랑 정체 모를 게 올려져 있다. 베이컨 같다. 아.. 올 것이왔구나..
이미 접시에 담겨 져 있는 거라 거절하기 힘들어서 감사하다 하고 먹기 시작……… 알고 보니 양파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았당.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에 라끼야 한 잔을 권하신다. 구 유고슬라비아 지역 일부 사람들은 아침 혹은 저녁에 라끼야 한 잔씩을 한다.
쥬빌리(건배)라고 말하니까.. 너무 좋아하신다.ㅋ 역시 현지어를 몇 개 알면 사랑 받는다니까.ㅋ
아침에 술 먹고 자전거 타기는 처음.ㅋ
아침부터 여러 전쟁흔적이 보인다.
사람들이 버리고 간 집에는 나무가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
유령집과 일부 사람들이 사는집이 섞여 있는데, 여전히 오싹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아침으로 빵에 올리브오일, 그리고 잎 말린 것, 바나나 넣고 해결
길에 차가 별로 안 다니고 조용해서 가운데 가서 점프샷을!ㅋㅋ
보스니아의 첫 인상은 전쟁의 상처를 가득 안고 사는 가난한 동네처럼 보였는데, 좀 더 깊숙이 들어서니 이제서야 사람 사는 동네가 나온다.
하루에 한 번은 꼭 산을 한 개 넘어야 제대로 자전거 타는 거라능!! 그래서 오늘도 산 하나 넘어서 정상 인증샷을.ㅋ
사실 한 개 말고 몇 개 넘는다.ㅋ
산에 오르면 좋은 점, 풍경이 멋있다!! 절대 진리!
오르막 정상 주변에 현지인이 꿀과 치즈를 집 앞에서 파는 거 같다.
지도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길을 잘 못 들어갔네. 결국 지방도로로 빠졌는데, 길 포장상태가 그리 나쁘진 않다. 오늘은 어디서 자나 완전 긴장 하다가 조그마한 시골마을 발견. 현지인이 친절하게도 집 안에서 자게 해줬다. 해발이 높아서 해안가랑 달리 추웠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안에서 잘 수 있게 되었네.
이번에도 또 저녁에 초대 받았다. 뭔가가 양상추에 쌓여있다. 만두처럼..
설마 안에 고기가….? 칼로 자르고 보니..정말 고기가 들어 있네…
비건생활 50일만에………..결국……..어쩔 수 없이……….고기를 처음 먹는다……………….ㅠ
그나마 다행인 건 현지 문화가 담긴 음식이라는 거…..
여행하면서 예외적인 비건 상황은..현지문화음식 체험이 포함 되어 있으니..괜찮다!..
오랜만에 먹는 고기라고 해서 뭐 특별히 느껴지는 건 없었지만, 현지 음식을 접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고, 맛도 좋았다. 국물이 주황색 빨간색이었는데 아무래도 토마토 소스가 들어가서 그랬던 게 아닌가 싶다.
이 동네에도 빈집들이 여럿 있다.
무덤도 자주 나오고..
주변이 온통 지뢰밭이다. 이 동네에선 자연을 사랑하면 안 된다. 자연 사랑한다고 안에 들어갔다가 잘못 밟으면………………우………….
초반엔 길이 좀 부드러웠는데, 고속도로에 가까워 질수록 길이 울퉁불퉁하다.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등의 특징은 집을 한 번에 완성시키지 않는 다는 것. 돈이 생기는 대로 시간이 생기는 대로 천천히 완성한다. 특히 발코니에 아무것도 설치하지 않은 집이 굉장히 많다.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여러 빈민국들을 많이 방문해봤지만 어떻게 해서든 대부분 집을 완성시키고 사는데 이 지역 사람들은 뭔가 여유가 느껴진다랄까나?…
1200m 해발을 향해 열심히 달렸으니, 다시 한 번 신나는 내리막!! 오후후훗..
오호호호~하며 즐겁게 내리막길 가다가 갑자기 내 브레이크를 확 잡는 풍경을 마주하게 되었다……..오…..
와…………이렇게 멋진 풍경은…….기가막힌 풍경을 우연히 마주치긴 처음이다!!!!!!!!! 갈 길이 먼데, 한참을 서서 호수를 바라 봤다. 이렇게 감동적인 호수는 진심 처음!!
여행이래 처음으로 집을 사고 싶은 곳이 생겼다. 이 곳에 홀리데이 집을 하나 사고 싶다. 가끔씩 와서 쉴 수 있는………흠..근데 돈 모으는 게 취미가 아닌 나에게 있어서 가능할 일인 거 같진 않공..ㅋㅋ
가끔 방문해서 호텔에 쉬는 게 더 돈을 절약할 수 있을 듯..
근데 이렇게 멋진 풍경이 있는데 관광객도 안 보이고 그 흔한 호텔도 안 보인다.
인터넷에 올린 뒤로 갑자기 관광지 되는 거 아닌가?ㅋㅋ 그럼 물가 올라서 내가 방문하기 힘들어지는 거 아니?ㅋ
어라..지도를 지금 보고 있는데..어느 마을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ㅋ
Scit 이었던 거 같은데..흠..Gornje Selo인가…Ramsko jezero 라는 호수인 거 같다. ㅋ
암튼 기회 되면 나중에 차 렌트해서 발칸반도 시골마을만 골라 골라 여행해 보고 싶다.
오늘은 해발 200까지 내려 간다. 풍경이 너무 멋져서 중간 중간 계속 섰다.
래프팅으로 유명한 Konjic 같은 관광도시 주변에선 텐트 치기 힘들기 때문에 얼른 빠져 나왔다. 샛길로 빠져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들어 가서 텐트를 하룻밤 치게 해달라고 했는데, 날이 춥다면서 자기 호텔에 (자기 아들 호텔?) 가면 무료로 재워주겠다고 한다.
물론 영어가 안 통해서 바디 랭귀지와 호텔이름을 받아 찾아 갔다.
얼른 씻고 대충 밥 먹고 잠자려고 했는데, 호텔 주인과 친구들이 맥주를 한잔 하자고 한다. 그래서 딱 한 병만 하고 얼릉 쉬어야지 싶었는데.. 자꾸 맥주가 끝나갈 때쯤 또 주문하고 주문하고..
결국 네 병 째 때.. 나 이거 마지막으로 하고 올라가서 잘게라고 미리 통보.ㅋ
쉬고 싶은 마음에 빨리 마셔서 그런가..피곤이 급 몰려와서… 올라가자마자 잤다……..
아 공짜 호텔에서 와이파이도 사용 안 하고.. 정말 잠만 자고 나오다니..아쉽.ㅋ
어제부터 동네 분위기가 좀 다르다. 무슬림을 위한 모스크도 자주 보이고, 사람들도 너무 친절하다 못해.. 귀찮게 하는 수준… 차들은 시끄럽게 너무 경적을 자주 울리고..
수도로 가는 길이다 보니 차량은 많고 도로가 좁아 내 옆으로 차들이 바짝 바짝 지나가서 긴장이 더욱더 된다.?역시.. 어느 나라든 수도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오늘은 해발 200에서 1000을 올라가야 한다. 열심히 올라가야재.
좀만 더 올라가면 10%짜리 짜릿한 내리막이 기다린다!!
도로 옆에 도대체 이게 뭔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가축 먹이라고 한다. 풀을 밴 뒤에 나무 기둥에 덮으면 공기가 잘 통해서 가축 먹이로 좋다고 한다. 오래된 전통방식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걸 보여주는 증거라고 한 현지인이 알려줬다.
수도에 다다르자 갑자기 날이 꾸물꾸물. 비가 한차례 세차게 쏟아져 내린다. 요즘 날이 항상 이렇게 비가 살짝 오다 안 오다 한다.
수도에 다다르자 스트레스가 확 밀려 온다. 차들이 너무 바짝 옆에 붙는다. 내가 조금이라도 균형 잃었으면 차에 몇 번 치이고도 남았을…
강 옆 길로 가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화가 밀려 온다. 이 길은 차가 못 지나 다니는 길이라고 한다.
원래 호스텔에서 지내려고 했는데, 막판에 카우치서핑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덕분에 사라예보 맥주도 맛 봐 보고..
시내 중심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 내전때 죽어간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올드타운 골목. 사라예보는 유럽에 있는 이슬람 도시 중 가장 큰 도시로 알려져 있어서 관광객이 굉장히 많이 찾는다.
사라예보에는 동방정교회, 이슬람사원, 로마카톨릭 교회가 나란히 함께 공존해 있다. 구시가지에는 터키식 문화가 남아있어 다른 유럽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양한 민족들이 서로 어울려 만들어내는 독특한 문화가 있어, 여행객들이 꾸준히 찾는다.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The Latin Bridge이다.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 황태자 페르디난드 (Franz Ferdinand)가 사라예보에 왔다가, 보스니아계 세르비아 청년에게 총을 맞아 황태자 내외가 사망을 했다.
오스트리아-헝가리는 우방이었던 독일에 도움을 요청, 러시아가 군대를 최전방으로 배치하자, 독일이 선전포고를 하면서 제 1차 세계 대전이 시작. 결국 사라예보 사건 때문에 세계 1차 대전이 일어났다고 한다.
1차 세계대전에 있어 독일과 오스트리아-헝가리가 패전하자 결국 오스트리아와 헝가리가 이 때부터 두 개의 나라로 나뉘었다고 한다.
사실 유럽의 여러 도시 지나친 사람에게 있어서 사라예보는 마냥 특별하지는 않다. 사라예보 다음으로 유명한 관광도시가 모스타르이다. 모스타르에도 올드 타운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모스타르를 가지 못하는 대신 사라예보를 선택했다.
보스니아 돈. 유로랑 달러를 어느 정도 갖고 있었는데, 수도 전까지는 환전할 곳을 찾지 못할 거 같아서 결국 며칠 있지도 않을 거면서 대량의 돈을 ATM에서 뽑아냈다. 너무 배가 고픈데, 돈은 있는데 현지돈이 없었던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돈을 뽑은 것..가끔씩 어쩔 수 없이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항상 환전은 도시 떠나기 전에 하는 게 좋은 거 같다. 다른 나라로 넘어가서 환전하면 환율이 확 떨어진다. 그래서 뽑아 놓은 일부 돈을 유로로 환전. 환전하기 전에 급하게 돈 사진 찍었다.
예전엔 싸구려 식빵만 먹었는데, 요즘은 무조건 이렇게 곡류가 들어간 빵으로 산다. 다행히 보스니아는 물가가 저렴해서 이빵이 천원정도 밖에 안 한다.
사실 빵에 유제품 (계란, 버터, 우유)가 들어 간 게 아닐까 걱정이 되지만, 빵만큼은 끊을 수가 없다. (현지 사람들 말로는 버터나 우유가 들어가면 비싸기 때문에 일반 빵에는 안 넣는다고 하던데..흠..) 매번 밥을 해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빵으로 배 채워야 하는 걸 거부 할 수 없다.
바나나3개, 토마토 2개, 당근 5개, 사과 2개 총 다 합해서 이천 오 백원!
비건이 마냥 비싼 건 아닌 듯?ㅋ
보스니아가 사랑스러운 이유 중 한가지는 약수물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도 시원하고 물에서 아무 맛도 안나서 물 맛 좋다.
자전거를 타다 보면 드는 습관 중 하나는, 앞의 길이나 차의 각도를 유심히 보게 되는 것이다. 차각도가 살짝 앞으로 기울어져있으면 내리막을 의미, 뒤로 기울어져 있으면 오르막을 의미한다. 멀리 길이 어디에 나있나를 보면서 오르막 내리막을 판단할 수 있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건 저 멀리 위에 길…즉 올라가야 한다는 소리
올라가면 좋은 점은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해질녘 과연 마을이 어디 나타날까 걱정하던 찰나 집 몇 채가 보인다. 문 두드려 보니, 할머니 한 분이 나온다. 텐트 허락받고 치려는데, 혼자냐고 바디랭귀지로 묻는다. 혼자라고 하니까 손을 흔들면서 안에서 들어와 자라고 한다. 해발이 높아서 밖에서 잤으면 추웠을 텐데 다행히 떨지 않고 자서 좋네.
지도에서 보면 메인 도로는 살짝 돌아 가는데, 그 중간을 가로지르는 국도가 나와있다. 그래서 그 지방 도로로 오늘 아침부터 열심히 달리는데..
아프리칸 집 같이 생긴 신기한 모형의 집 발견.
어느 시점부터 갑자기 길이 비포장 도로로 되어있다. 한 갈림길에서 어떤 아저씨가 날 부르며 소리 지른다. 무섭게시리 왜 이러시나 하며 무시하고 계속 비포장 도로로 가는데, 심지어 허허벌판 한적한 길에서 나를 언제 앞질렀는지 몰라도 벌써 나를 기다리고 있다.
아저씨..왜 이러세요..겁주지 마시지..
아저씨가 자꾸 현지어로 소리 지른다. 자세히 바디랭귀지를 살펴 보니 이 길로 가면 엄청난 오르막이 나온다면서 절대 차로도 가기 힘든 길이라고 하는 거 같다.
결국 아저씨를 처음 봤던 갈림길로 되돌아 갔다. 아, 허무하다. 30분동안 열심히 비포장 도로 달린 길 돌아 왔네. 무엇보다 결국 오늘 오전을 다 날려버린 거다. 괜히 가로질러 가겠다고 했다가, 시간 낭비. 메인도로로 빠졌으면 이미 저 멀리 가있었을 텐데. 아저씨가 가리키는 방향도 비포장 도로이긴 마찬가지. 지도를 살펴보니 이 길이 메인도로로 연결 된 길이다. 아저씨는 이 길로 반드시 가야 된다면서, 아까 내가 선택한 도로로는 턱도 없다고 한다.
사실 이미 고도를 살펴 봐서 아는데, 그길로 갔었면 해발 1,700 m 까지 가야 한다.
근데 이 비포장 도로도 어렵긴 마찬가지. 돌들이 이리저리 뒹굴어 다녀서 균형 잡기도 힘들고, 30분 넘게 땀 삐질 삐질 흘리며 열심히 균형잡아가며 오르막 올라 갔더니, 역시나 풍경이 보상해주네.
그러더니 갑자기 신나는 내리막이 나오기 시작. 아, 짐도 없고 산악자전거 타고 있었으면 진짜 재밌었을 텐데, 짐이 많고 자전거가 상할까봐 스피드를 최대한 즐길수는 없었다. 어쨌든 풍경도 좋고 비포장 산악길에서 신나는 내리막 경험해서 좋네.
메인도로로 결국 빠져 나왔다. 반나절을 버린 일은 잊어야지.. 뭐 어쩌겠나.ㅋ앞으로 갈 길에 집중을…이날은 해발 1,100m 정도까지 찍는다.
역시나 멋진 풍경이 기다려주고 있고.ㅋ 사진으로 보면 그게 그거 같지만, 직접 땀 삐질 삐질 흘리며 온갖 고통을 견뎌내고 오른 사람에게 있어서는 모든 산 정상의 풍경이 너무 멋져 보이고 달라 보인다.
그러더니 다시 신나는 내리막. 이후엔 공원을 빠져나오는 평지 도로가 나온다.
공원 주변?이후에 엄청나게 멋진 풍경이 날 기다리고 있다. 돌산+설산
중간 중간 짧은 터널도 나오고
날이 어둑해질 때라서 쉴 시간이 별로 없었지만, 정말 달리면서 끊임없이 풍경을 눈에 담기며 즐겼다. 보스니아가 이렇게 멋진 곳이라니..감탄하고 또 감탄한다. 크로아티아의 해변 관광도시, 혹은 프랑스에 그 흔하디 흔한 올드타운들보다 나는 이런 멋진 풍경이 훨씬 더 좋다.
저녁이 되기 전 한 레스토랑에 허락 받고 뒤에 텐트 쳤다. 여직원이 자기 같으면 이런데서 안 잔다고 한다. ‘누군 자고 싶어서 자나?ㅋ’…..
중간에 깨서 보니 알고보니 레스토랑에 아무도 없고 불 빛 하나 없이 껌껌했다. 결국 와일드캠핑이었구만…그래서 그 여직원이 그런 소리 했나…
너무 피곤했던 관계로 무서울 감정 가질 시간도 없이 다시 잠들어 버렸다.
새벽 4시 30분 넘어 일어나서 요리를 하기 시작.ㅋ원래는 파스타랑 소이빈 넣고 끓이다가.. 따로 끓이기 귀찮아서 양파랑 감자랑 마늘이랑 다시마 추가로 첨부..
물이 계속 넘친다.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중간에 물 좀 버렸다.ㅋ
근데 갑자기 끓기를 멈춘다. 어라…… 딱 5번 밖에 사용 안 했는데 가스 벌써 달았네….크로아티아에서 만 천 원이나 주고 새로 산 가스…. 입구가 안 맞아서 사용이 불가능하다…..이런 배신자…………….이런 배신자……….. 나사용은 따로 있나 보다……….. 내 돈……
아 배고픈데..
우선 뚜껑을 덮고 한 20분정도 뜸을 들여 보니 잘 익었네.ㅋㅋㅋㅋㅋ 고추장이랑 간장 넣고 냠냠 시식.ㅋ 남은 절반은 파스타 담던 비닐봉지에 점심용으로 포장. 파스타 봉지가 은근 강해서 남은 음식 보관하기에 좋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해발 1300m 찍기! 요훗!
빨리 가지 않고 천천히 가도 정상이 나와서 너무 좋다.
와.. 자전거 여행 이래 가장 긴 터널이 날 기다리고 있었네? 2km 짜리 터널……….터널에 가면 모든 소리가 엄청 울려서 차 한대만 지나가도 그 긴장감은 최대치로 올라간다. 우선 자전거 뒤와 앞에 랜턴을 설치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 일은 음악 볼륨 최대한 높이기다. 터널에서 차소리 들어서 좋을 거 하나도 없다. 오히려 차 소리 들으면 긴장돼서 핸들바 균형 잃고 그렇게 되면 핸들바 꺾이고..그렇게 되면 차에 쉽게 치일 수 있다. 최대한 편안하게 자전거를 타야지만 균형을 잘 잡을 수 있기에 신나는 음악으로 볼륨 최대한 크게!!
웃기는 게 1300 고지를 터널 안에서 찍었다.ㅋ 그리고 터널의 절반이 내리막의 시작.ㅋ
터널 빠져 나오자 마자 랜턴 제거하고, 천천히 과일과 파스타와 빵을 먹는다. ㅋ
이제부터 해발 0을 향해 달리니까 편하겠지라고? 생각하면 오산.. 중간중간 큰 오르막들이 하나 나온다.
오르막 하나 넘은 뒤 Gachko(개츠코)라는 마을까지 신나는 내리막을 즐긴다.
동네 장이 열렸네..
비건이 동네 장을 그냥 지나칠 수 없지.ㅋ
딸기 한 바구니, 사과3, 복숭아4, 바나나3, 당근6, 토마토3, 당근=6천 오백 원 정도..
마을을 벗어나면서 생각해본다. 우선 바에서 물 충전. 와이파이도 이용하고. 시장에서 과일도 사고. 완벽하군 완벽해…………..라고 방심하는 순간……아뿔싸…………빵을 안 샀네………
혹시나 싶어 중간에 시골 마을 들어갔으나………..집 몇 채도 안 보인다. 이런곳에 빵가게 있을리 만무하지…..아…….
과일로 배채워 보는데..은근 배가 차긴 차네.ㅋ
중간에 오르막 몇 개 오른뒤 신나는 내리막을 반복하다가 큰 호수를 지나친다.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등의 특징이라 하면은..많은 사람들이 밭 가꾸는 걸 즐겨한다. 살펴보자면 은퇴하신 노년층이 심심해서 밭을 가꾸는 경우가 많다. 날씨도 좋으니 밭을 가꾸는 거겠지? 키위, 체리, 파, 각종 샐러드 등이 주를 이룬다.
또 하나 재밌는 특징은 파를 생 걸로 샐러드로 즐겨 먹는다. 소금에 찍어 먹기도 하고 그냥 먹기도 하고.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왜 파를 그냥 생 걸로 먹나 싶었는데, 이 사람들의 특징인 거 같다.
아참 여기서는 20살이 넘어서도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발칸반도는 옆 유럽 국가에 비해 반 혹은 반의 반정도로 월급이 낮은데, 그들의 월급에 비하면 물가가 굉장히 비싸다. 그렇다 보니 같이 사는 게 아닌가 싶다. 같이 살아도 각자의 프라이버시는 중요시 하는 거 같다.
호수 옆에서 아까 장 본 것들을 살펴 본다. 우선 씨앗 종류를 좀 샀다. 과일 말린거랑. 흠 초코렛을 열심히 살펴 보는데..정말 웃긴 건 May contain of trace of milk. 우유가 섞였을 수도 있다고 적혀 있다. 뭐야 제품을 만든 사람이 왜 우유가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를 확실히 모르는거지? 우유 안 들어간 초코렛을 찾기 힘들어서 그냥 이젠 포기다…….
물건 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설명서 다 읽어 본다……. May contain.. 우유 계란 등이 들어가있으면 빼버린다.
사실 가공품을 완전히 끊고 생 것들만 먹고 싶은데…..어쩔 수 없다. 특히 저 맨 위 왼쪽 과자 사면서 정말 고민 많이 했다. 유제품이 안 들었지만… 과자만큼은 끊어야지 않나 싶다가도..유제품도 안 들어갔는데 끊을 필요가 있나 싶다가도……흠…
좀 비싼 곡물 과자는 에너지로 채우기에 좋은 거 같아서 계속 사도 되겠지만..문제는 너무 비싸서………ㅋ
다음부턴 싸구려 과자는 끊도록 노력해봐야지..
장본 것들로 샌드위치 만들어 먹는데.. 날씨가 더워도 더워도 너무 더워……….. 해발이 낮으면 너무 덥다는 게 대박함정!!! 하도 더워서 자전거가 만들어낸 그늘 뒤에 쭈그려 숨어 먹는다.
오르막 몇 개 내리막 몇 개 즐겨 본다.
이후에 기나긴 내리막. 이날 저녁엔 현지인 집 앞에 편하게 허락 받아 텐트를 쳤다.
보스니아는 정말 이 부분에 있어선 진짜 친절하다.… 바로..바로… Free WiFi!!!! 여태까지 다녀본 30여개 나라 중에, 이렇게 무료 와이파이를 접하기 쉬운 나라는 진짜 보스니아가 처음이다. 그렇다고 보스니아가 부유한 나라는 아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적은 월급으로 힘겹게 살아 간다. 하지만 보스니아에선 어딜 가든 무료 와이파이를 꼭 마주치게 된다. 많은 곳에서 와이파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비밀번호를 설정 해 놓지 않았다. 이 얼마나 따뜻한 마음씨던가…ㅠㅠㅠㅠ
보스니아는 내게 있어 정말 멋진 곳이다. 사람들도 적당히 친절하고. 다만 수도 이전에 차들과 사람들로 스트레스 좀 받았지만 그 이외엔 너무 좋았다. 영어가 안통해서 의사소통이 어려웠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들을 전해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풍경이 정말 멋졌던 곳으로 기억한다. 자전거 타기엔 정말 힘든 곳이지만, 풍경이 너무 멋져서 매일매일 즐길 수 있었다. 즐기다 보니 산에서 자전거 타는 게 꽤나 행복한 일이란 걸 깨달았다랄까나? 산에서 자전걸 타는 걸 즐기는 마음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행 2년 9개월 만에 산에서 자전거 타는 걸 즐기기 시작.. 신기한 변화다!
보스니아에게서 받은 가장 큰 선물,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씨 그리고 산에서 자전걸 타는 걸 즐기는 방법, 멋진 풍경!
대략 해발을 보자면..이렇다. 800에서 1000 오르기도 하고, 200까지 내려갔다가 800까지 다시 올라갔다가 1200까지 올라갔다가..등등.. 정말 매일매일 다이나믹했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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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경로
보스니아에서 지낸 총 일수 = 9일
보스니아에서 자전거로 이동한 총 거리 = 579.53 km (362.20 mi)
보스니아에서 머무른 도시 = 7개
Bosansko, Rilic, Ovcari, Sarajevo, Dobro Polja, Grab, Todorici
보스니아에서 총지출 = $42.60
($1=1.4 Kom)
[14/05/30~06/07 (D+1011) Bosnia] 풍경 좋고 사람 좋아서 산에서 자전거 타는 게 즐거워지려 한다!
와. 저 호숫가에 탁자있는 간이 휴게소. 저도 저기서 점심식사했는데… ㅎㅎ 경로는 반대였지만
유명한 관광지도 아닌데, 똑같은 곳에서 쉬었다니 정말 신기합니다.
그런데 색감과 구도가.. 사진 실력은 정말 비교되네요 ㅜㅜ
아.ㅎㅎㅎㅎㅎ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풍경이 정말 좋잔항요.ㅎㅎㅎㅎㅎ
풍경이 좋으면 뭘 먹어도 맛이 좋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