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대만을 세계 여행 마지막으로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아쉬움이 남아서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다 계획을 변경했다. 중국에 가서 압록강에서 두만강까지 자전거를 타고 백두산을 본 후 한국으로 귀국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선 홍콩에서 중국 비자를 받아야 했기에 대만에서 비행기를 타고 홍콩으로 넘어왔다.
숙소로 예약한 YMCA에 갔는데 건물이 엄청 컸지만, 자전거 실내 보관이 안 된다고 한다. 물품 보관소도 있었지만 짐만 가능하다고 했다. 리셉션 옆 창고에는 자전거 한 대가 이미 있었지만 거기도 안 된다고 한다. 자물쇠 걸어둔 건물 외부 뒤편이 보여서 거기에 두면 안 되냐고 했는데 그것도 안 된다고 한다.
결국 아무나 접근할 수 있는 건물 앞 쓰레기 옆에 자전거를 묶어둬야 했다. 여행 막바지에 자전거 도난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매일 밤낮으로 자전거의 생존을 확인해야 했다.
다음 날 아침 밖으로 나와 시내를 구경하는데 갑자기 향수가 밀려왔다. 홍콩 방문은 처음인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서 향수가 느껴지다니 신기했다.
어렸을 때 추석, 설날, 토요 영화 등에서 홍콩 영화를 즐겨 봤던 게 갑자기 생각났다. 사람들의 억양을 듣고 있으면 어렸을 때 즐겨보던 영화 속의 한 장면에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구건물과 신건물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현대와 과거가 나란히 서 있는 홍콩
숙소 앞에는 이런 식당이 있는데 에어컨도 시원하고 관광객이 가는 식당보다는 저렴하며, 양도 많고, 음식 종류도 다양해서 매일같이 와서 밥을 먹었다.
음식이 오기 전에 따뜻한 물을 줘서 매번 잘 마셨는데, 문득 옆 테이블을 보니 숟가락과 젓가락을 꽂아둔 걸 보게 되었다. 아, 마시는 물이 아니라 숟가락과 젓가락 소독용이었네.
숙소 앞 식당 같은 곳이 주택가에 꽤 많았는데 세트 메뉴는 엄청 든든했다.
시내를 걷다 보면 어렸을 때 봤던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빠져들어 가는 기분이 든다. 지금 한국 드라마와 한국 영화를 보고 자란 외국인들도 나중에 한국을 방문하면 이런 기분이 들까란 생각도 들었다.
어렸을 땐 홍콩 영화를, 중고등학교 때는 일본 영화를, 20대 초반엔 대만 영화를 즐겨봤다. 영화 산업의 흐름도 마치 홍콩에서 일본, 그리고 대만으로 이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만약 홍콩 영화가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 영화 산업이 이렇게까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해 온 것이 아닌가 싶다.
홍콩 길거리 음식인데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정말 맛있었다.
홍콩의 밤거리는 또다시 나를 향수에 빠져들게 했다.
홍콩의 건물들은 굉장히 독특한 게 많이 보여서 계속 사진을 찍게 되었다.
홍콩의 밤 거리..
홍콩의 밤거리….노숙자 한 분이 부동산 앞에서 밤을 보내고 있었는데 마음이 무거운 한편 아이러니함이 느껴졌다. 저렇게 집이 많은데 정작 많은 사람들이 살집이 없어서 힘들어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 사회에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이 바로 ‘나만의 집’을 갖는 게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는 이유도 ‘나만의 집’을 갖기 위함이 아닌지? 나도 곧 세계 여행이 끝나면 ‘나만의 집’을 찾기 위해 삶의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정말로 내 인생에 ‘나만의 집’이란 게 생기긴 할지 의문이 든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대만도 이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았기에 12년 만에 한국에 돌아가기 전 미리 한국 비슷한 환경을 체험하기에 홍콩이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부 사람들이 역 밖으로 나가지 않고 무언가 주고받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홍콩 지하철은 시원하고 깨끗했다.
홍콩 시내
홍콩엔 독특한 건물들이 참 많다.
다양한 건물들이 한곳에 모여진 홍콩 풍경
시내에 있던 큰 공원
홍콩은 신기한 게 건물 공사할 때 대나무를 사용하는 게 종종 보인다.
심지어 중장비와 함께 큰 건물을 지을 때도 대나무를 사용하는 걸 보면 정부에서 정식으로 대나무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거 같다. 대나무가 생각보다 엄청 튼튼한가보다.
홍콩의 특징 중 하나는 돈만 내면 번호판에 글자를 새길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의 야경을 처음 보러 나갔을 때 너무나도 환상적이라 감탄을 연발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니?
홍콩 시내 관광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자전거로 홍콩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홍콩은 차 위주로 도로가 지어져서 길이 굉장히 좁다 보니 시내 근처에서 자전거 타는 건 꽤 위험했다. 밤늦게 한 공원에 도착해서 보니 사람들이 바베큐를 즐겨 먹는 게 보였다. 날이 엄청나게 습하고 더웠는데도 바베큐를 해 먹는 모습을 보니 그들의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길옆 공원에 텐트를 쳤는데 너무 더워서 새벽 1시까지 밖에서 버티다가 새벽 2시쯤 텐트에 들어갔는데 땀이 계속 이마에서 송골송골 맺히고 모기도 자꾸 들어와서 깊게 잠을 자진 못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풍경이 너무 멋져서 감탄했다. 홍콩에 이런 곳이 있다니?
홍콩의 또 다른 지역 도시를 지나가는데 자전거 길이 잘 되어 있어 좋았다. 홍콩 시내 중심지는 굉장히 복잡한데, 이 동네는 아파트는 많았지만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았다.
시골 쪽으로 빠지자, 주택들이 보여서 신기했다. 어떻게 보면 한국하고 비슷한 듯? 도시는 복잡하고 아파트밖에 안 보이는데 외곽으로 빠져나오면 주택가도 나오고 자연도 있고 좀 더 삶이 여유로워 보인다.
밖에서 자기에는 너무 덥고 모기도 많아서 YMCA에서 하룻밤 머무른다. 건물은 컸지만, 머무는 사람은 나 말고 한 명밖에 더 없었다. 1층 실내 공간이 엄청 컸지만, 자전거는 실내 보관이 안 된다고 했다. 시골 동네라 도난 위험이 별로 없어 보여 큰 걱정은 안 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좀 더 깊숙이 산길로 들어갔다. 홍콩에 이렇게 자연 가득한 곳이 있다니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지도를 보다가 하이킹할 수 있는 곳이 보여서 자전거를 세워두고 산 안으로 들어갔는데 산책코스가 잘 되어 있었다. 산 중간에 바베큐 해 먹을 수 있는 곳이 정말 많았다.
여기가 홍콩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자전거로 홍콩을 여행하지 않았다면 내 머릿속에 홍콩은 분주하고 사람 많고 큰 건물밖에 없는 곳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이후 다른 도시 지역으로 넘어갔는데 자전거 길이 정말 잘 되어 있었고 이 길만 따라가면 오늘 캠핑하려고 하는 해변가가 나온다.
홍콩 외곽 도시 지역에서 다리가 정말 많았는데 출입구가 어디 있는지 굉장히 헷갈려서 고생 좀 했다.
드디어 오늘 캠핑할 해변에 도착했는데 바베큐 테이블이 엄청나게 많이 보여 깜짝 놀랐다. 한국보다도 바베큐를 좋아하는 곳이 홍콩이었나?
해변가를 둘러보니 이미 텐트가 두 대 쳐져 있어서 나름 마음이 놓쳤다. 무료로 샤워할 수 있는 샤워실과 24시간 운영하는 화장실도 있어서 편했다. 새벽 5시에 화장실 가려고 보니 수영하러 나온 사람들이 보였다. 이 어둠 속에서 수영하다니? 다들 열정이 대단했다.
해가 뜨고 수영하러 나온 사람들로 해변가는 분주해졌다.
지도를 보다 보니 배를 타고 다른 섬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경로가 보여 선착장에 가서 배를 탔다.
내가 타고 온 배는 나를 Tai O라는 곳에 내리고는 다음 목적지로 향해 갔다.
막상 도착해서 둘러보니 마을이 독특해 보여 확인해 보니 관광지였다.
마을 안은 좁다 보니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홍콩 아침, 스팸, 계란 국수를 먹으며 자전거를 타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섬 한편에는 저 멀리 마카오로 가는 다리가 보였다. 자전거를 페리나 배에 태울 수 없어서 마카오 가는 걸 포기 했다.
건물이 철판으로 지어져서 신기했다. 저렇게 되면 실내가 너무 덥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가에 지어진 집들도 꽤 있었다. 한 현지인이 발코니에 앉아서 점심으로 먹을 음식을 낚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른 한편에 지어진 집들
맛있었던 점심
식사 후에 마을을 빠져나와 산길을 오르는데, 중간에 장대비가 쏟아져서 버스정류장에서 잠시 쉬었다가 비가 좀 그치고 다시 자전거를 탔다. 홍콩 시내 중심지 택시는 빨간색인데 이 지역은 하늘색이다.
지도를 보니 캠핑장이 보였는데 정부에서 운영하는 무료 캠핑장이었다. 여권만 보여주면 바로 입실이 가능했다. 바다 바로 앞이라 풍경도 괜찮았다. 무료 샤워장과 화장실도 있어서 굉장히 편했다.
다음 날 아침.
홍콩이 아웃도어 시설이 참 잘 되어 있단 생각이 든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바베큐 시설도 매우 많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캠핑장도 여럿 있다. 이 캠핑장은 시설도 잘되어 있었다.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집들의 담은 굉장히 높았다.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인 거 같았다.
무이워(Mui Wo) 선착장엔 자전거들이 가득했고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홍콩 중심지는 너무 복잡하니 돈 많은 사람이나 외국인들은 이렇게 자연이 멋진 곳에 집을 두고 출퇴근을 페리로 하는 거 같았다. 학교에 가는 학생들도 페리에 많이 보였다.
바다에는 다양한 배들이 분주하게 지나다녔다.
어제까지만 해도 정글이 가득한 곳에서 자전거를 탔는데 갑자기 홍콩 중심지 높은 건물들을 보니 참 인간이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지구에는 800만 종의 동물이 있는데 그중에서 복잡한 도시를 이루며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동물은 호모사피엔스 인간밖에 없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이 사진 속 호모사피엔스는 건물을 짓는 능력은 없지만, 자전거를 잘 타는 능력이 있다. 홍콩 시내 중심에 돌아온 기념으로 엄지척하는 호모사피엔스 진.
홍콩 시내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홍콩 한 바퀴 자전거 여행 끝나자마자 오후에 중국 이민국으로 서둘러 갔다. 비자 약속이 잡혔었기 때문이다.
국경을 개방한 지 얼마 안 되어 비자를 받으려는 사람으로 가득 찼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터키 방문 기록이다. 당시 터키와 중국의 사이에 긴장감이 조성되었었는데, 터키에 방문한 사람은 중국 비자를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내 차례가 되어 창구에 인터뷰하러 갔는데 진짜로 내게 터키 방문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단순 루머는 아니었던 것이다. 구여권을 보여주며 방문한 적이 있다고 했다. 구여권에 도장이 워낙 많았기에 이민국 직원이 터키 도장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 직접 내가 찾아서 보여줬다. 직원은 구여권을 들고 잠시 안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다행히도 별문제는 없었다. 비자는 5일 뒤에 찾으러 오라고 했다.
이로써 중국 관광비자 받는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5일 뒤에 비자를 찾으러 중국 이민국에 다시 들어갔다. 이민국에서 본 홍콩 시내 풍경.
드디어 비자를 받았다!! 내 여행의 끝이 진짜로 보이는구나.
6년 전에 받았던 비자와 비교해 보니 비자 종이는 여전히 같았다.
홍콩 이공대 호텔관광경영학과 학장님과의 인연으로 대학교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학생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줄 알았는데, 방학 중이라 학생들은 거의 없었고 교수님들이 자리하고 계셨다. 너무 긴장되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사실, 학장님과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장님께서는 에콰도르를 방문 중이셨는데, 한국 여성이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나를 찾아오셨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해 인사만 나누고 떠나셨다고 했다.
그 후 학장님께서 코로나 시기 해외로 나갈 수 없게 되면서 여행 중 만났던 사람들을 검색하던 중 나를 발견하셨다. 그리고 이후 내가 홍콩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직접 연락을 주셨다.
잠시 스쳐 지나간 인연이 이렇게 다시 이어지고, 소중한 만남으로 돌아오다니. 참으로 감사한 순간이었다.
인스타그램으로 알게 된 홍콩 가족과 저녁을 먹은 후 야우마테이 도매 과일 시장(Yau Ma Tei Wholesale Fruit Market)을 보게 되었다.
과일 물량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깜짝 놀랐다. 수입해 온 과일들이 매일 여기에 도착한다고 한다. 아침이 되면 이 모든 상자가 길에서 다 빠져나가고 일반 차들이 다니는 도로로 변한다고 한다.
홍콩 경마장에 가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나도 경마에 참여해 봤는데 3만 원(160HKD)이나 땄다! 이로써 세계 여행 중 도박 2전 2승! 라스베이거스에 딱 한 번 도박에 참여했을 때도 바로 돈을 땄었는데, 이번에도 바로 한 번에 돈을 땄다! 나만의 도박 비결은(?) 절대 두 번째 판에 참가하지 않기!
곧 있으면 1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돌아간다는 생각에 긴장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홍콩에서 복잡한 도로와 지하철, 그리고 아파트 숲을 경험하며 한국에 돌아가는 적응 훈련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홍콩 가족과 함께 드래곤 보트 축제를 구경했다.
홍콩의 빨간 택시는 매일같이 내게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서 향수를 느끼며 어릴 적 추억에 빠져드는 신기한 경험을 선사해 준 홍콩
홍콩 가족이 러버덕이 지금 홍콩에 도착했다며 구경가자고 했다. 공원으로 향하는 길에 보였던 엄청 멋졌던 건물.
러버덕을 보려는 사람들로 공원이 가득 차서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건가 싶었다.
막상 보니 정말 대단하긴 했다! 너무 귀엽잖아!!!! 어찌나 귀엽던지 이후로 내 왓섭(해외 메신저 앱) 프로필 사진으로 계속 쓰고 있다.
홍콩을 떠나기 전 다시 한번 시내 야경을 보고 싶어서 나왔는데 때마침 영화 촬영을 하고 있었다. 영화 촬영에 이렇게 많은 장비와 인원이 필요한지 몰랐기에 영화 관계자들이 참으로 대단해 보였다.
동아시아 여행의 끝자락에서 10년 전에 봤던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영화가 떠올랐다.
“이번 여행에서 아메리카 대륙의 실체 없는 분열이 완벽한 허구라는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하나 된 아메리카를 위해 다 같이 건배합시다.”
그 당시에는 이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홍콩 여행 중에 그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여행의 막바지에 동아시아를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는 비슷한 모습이 많고, 서로에게 많은 영감을 주며 함께 성장해왔구나’라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시기와 증오, 혐오로 물든 우리는 서로를 오해하고 비방하며 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태평양 여행할 때 그들의 음악을 즐겨 들었었는데 특히 솔로몬 제도에서 나온 Ukulele – Blad P2A (DMP)노래를 즐겨 들었다. 그 노래의 유튜브 영상 댓글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남태평양 사람들이 모여서 Ukulele 노래를 칭찬해주며 하나로 뭉치는 모습이 너무나도 감동적이었다.
안타깝게도 아시아에서 어느 나라가 잘되는 영상을 보면, 다른 아시아 나라 사람이 주제와 관계없는 이야기를 끌어와 비방하는 경우를 본적이 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나니, 남태평양 사람들이 하나로 뭉치는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다. 우리 동아시아 사람들도 남태평양 사람들처럼 하나로 잘 뭉쳤으면 하는 바람이 당시에 들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막상 동아시아를 여행하고 보니 우리가 이렇게 닮았었는데 우리는 실체 없는 분열과 싸우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하나 된 동아시아를 위해 다 같이 건배!
여행 막바지에 그 지역 돈을 사진으로 남겼었는데 아마도 홍콩이 마지막이 될 거 같다. 중국은 이미 전에 여행했었기에 또 찍을 필요는 없고 이후에는 한국에 들어갈 테니 더 이상 찍을 해외 돈은 없을 것이다.
중국 관광비자 90일을 받는 것이 목표였으나, 안타깝게도 홍콩에서는 30일 비자밖에 받을 수 없었다. 원래는 자전거를 타고 홍콩에서 상하이를 지나 압록강을 거쳐 백두산을 보고 두만강까지 가는 것이 목표였지만, 시간이 부족해 비행기를 타고 압록강 근처인 대련으로 날아가야 했다.
짐 싸려고 보다가 깜짝 놀랐다. 가방이 심각하게 뜯어졌다. 데카트론에서 산 파란색 테잎으로 수리하고 좀만 더 버텨주길 빌었다.
자전거 가방이 많은데 이걸 비행기에 싣는 방법은 시장에서 산 체크무늬 가방에 하나로 담는 것이다. 랙팩에 담긴 캠핑 장비는 다 빼서 하나하나 담고, 그 위에 가방을 차곡차곡 담는다. 삼각대는 자전거 상자에 담기도 한다.
공항에 도착한 후, 갑자기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 바로 우표 수집!
세계 여행 중 동전을 수집해 왔는데, 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서 어느 순간부터는 우표만 수집했다. 아마도 홍콩이 세계 여행 마지막 우표 수집이 될 것 같다.
여행 초반에 사람들이 얼마나 여행할 거냐고 물으면 매번 3~4년이라고 했고, 유럽 여행에서부턴 (2014년) 항상 2년 정도 더 할 거라고 했는데 드디어 진짜 여행의 끝이 보인다. 마지막까지 무사히 안전히 자전거를 탈 수 있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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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행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 초반 2011년부터 자전거 여행 중 두 개의 언어로 블로그를 계속 유지하는 일은 힘들었지만
이렇게 계속해서 여행기를 공유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블로그에서 유익한 시간을 보내셨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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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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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 영상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