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코 국경에서 나를 호스트 해준 Edward가 오브레곤에 있는 자기 형제 Roberto를 소개시켜줬다. 가운데가 Roberto 그리고 왼쪽은 그의 부인. 오른쪽은 Roberto의 동료. Roberto는 병원 의사이다.
Roberto가 의사다보니 멕시코 병원 시스템에 관련되어 그의 부인 Adriana와 얘기를 나누다가 혹시나 해서 내 치아 관련 문제를 얘기해봤다. 그러자 Adriana가 자기가 다니는 치과 의사를 소개시켜줬다. 외국에선 병원비가 더욱더 비싸기에 가는 게 망설여졌지만 혹시 모르니 우선은 Adriana를 따라갔다. 오른쪽 어금니 신경치료와 크라운 씌우는 걸 무료로 해주었다. 이런 횡재를. 캐나다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는데 캐나다 치과비는 상상초월이라 멕시코에서 치료 받을 생각을 하고 참아왔었는데 무료로 치료 받을 줄이야. 만약 Adriana에게 얘기하는 걸 시도하지 않았다면 이런 기회는 절대 오지 않았을 듯 하다. 왼쪽 어금니가 깨진건 치료기간 2주인데 미국달러 100불밖에 안 받는다고 했다. 엄청나게 싼 가격이다. 원래 Roberto집에 이틀간만 머물기로 했는데 다행히도 Roberto가 2주동안 더 머물게 해주어서 결국 엄청나게 싼 가격에 치과치료를 하게 되었다.
아드리아나는 조그마한 케익가게를 운영하고 주말엔 대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친다. 그래서 2주동안 아드리아나를 주로 도와주곤 했다. 사진은 물건을 쌓아놓고 파는 대형마트.
아드리아나는 요리하는걸 좋아했다. 덕분에 2주동안 배가 고픈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멕시코에선 오후 2~3시에 든든하게 배를 체운다. 내가 다니는 치과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문을 닫는다. 대부분의 학교는 아침 일찍 7시에 시작해서 오후 2시에 끝난다. 오후의 만찬. 로벨또도 오후 2시면 밥을 먹으로 집에 왔다. 2주동안 점심준비 그리고 아드리아나의 케익가게를 도와주곤 했다.
매누도라는 멕시칸 음식. 한국의 순대국과 비슷한듯. 돼지의 내장이 들어있는데 한국의 그 맛 과 비슷했다. 가난한 시절을 겪은 역사가 있으면 여러가지 부위를 먹는 음식문화가 발전하게 되는 거 같다.
멕시코 점심에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은 바로 직접 만든 쥬스! 물+과일+설탕을 조합해서매번 새로운 쥬스를 만든다.
쁠라우타스라는 것. 치즈와 고기를 각각 말아서 기름에 튀긴다. 오른쪽은 과까몰리라는 아보카드로 만든 소스. 왼쪽은 라하스 콘 꿰소. 그리고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은 직접 만든 쥬스
로벨또 집에 도착한 다음날 배가 아침부터 계속 아팠다. 그날 치과도 갔다온지라 마취가 풀리면서 오는 치통과 원인도 모르는 위경련으로 너무나도 많이 아팠다. 한국을 떠난 이후로 작년 캐나다에서 위경련으로 두번이나 아팠었고 올해말 결국 또 위경련으로 고생을 했다. 한국에서 한번도 아파본적 없는 걸로 아프니 참 답답할 노릇이다.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잘 먹는 나로서 도대체 알수가 없는 노릇이다. 오브레곤에서 둘째날 정말 많이 아팠고 셋째날 나아지기는 했지만 거의 2주간 계속 위가 아팠다. 뭐 먹을 때마다 위가 살짝살짝 아프니 먹는 게 두려워지기도 했었다.
꿰리또스(Cueritos) 돼지의 혀와 돼지 껍질 등등으로 만든 익히긴 익혔지만 약간 회 느낌이 나는 듯. 이건 약간 먹기가 그랬다.
정말 2주동안 위가 아프면서도 열심히 이것저것 잘 먹었다.
레스토랑에서 먹은 것.
아드리아나가 직접 다 만든 것. 물론 나도 열심히 도왔다.
아드리아나가 직접 만든 케익. 정말 케익도 열심히 먹었다.
타말(tamal)이라는 것인데 안에는 고기가 들어 있고 밖에는 감자로 쌓여있다.
성탄놀이 뽀사다(Posada)라는 것. 안에는 사탕이 들어있다. 아드리아나가 일하는 대학교에서 크리스마스 뽀사다 파티를 한다며 초대해줬다.
노래부르는 행사.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아마도 그에 관련된 노래를 부르는 거 같았다.
아드리아나가 일하는 곳에도 초대받았다. 아드리아가 가르치는 반보다는 역시 나의 관심은 아이들에게..ㅎ
하루종일 아이들과 놀았다. 처음엔 서로 서먹해서 거리를 유지하다가 결국 시간이 흐르니 하나둘 애들이 내 주변에 모여들기 시작.
자기가 그린 그림을 내게 선물해준 귀여운 Rebeca. 그 그림은 내 자전거 가방에 붙여놨다.
멕시코는 굉장히 가족적이다. 매 주말마다 이렇게 모여서 밥을 같이 먹고 카드게임을 한다고 했다. 모두다 노갈레스에스 날 호스트해준 에드워드의 형제들. 왼쪽의 남성분 로베르또 , 가운데는 여성분 마리엘레나, 오른쪽 여성분 글로리아 가 에드워드의 형제. 모두다 너무 친절하고 따뜻했다. 특히 마리엘레나의 남편은 내게 두번이나 용돈을 주기도 했으며 자기집이 내 집이라며 편하게 생각하라고 했다. 멕시코에서 “미까사 수까사”라는 말이 있다. 로베르또네 집에 도착해서 제일 처음 들은 게 “미까사 수까사”이기도 했다. 이 말은 우리집이 니네집이란 뜻이다. 멕시코에선 손님대접을 굉장히 잘 해주는 거 같다.
처음해보는 카드게임. 잃지도 않고 따지도 않고 다행히다.ㅎ
다음날 다시한번 로벨또의 가족들을 만나서 타꼬 먹으로 레스토랑에 갔다. 식당 구석에는 한국에 해장국 끓는 솥단지와 비슷한 게 보였다.
마리엘레나의 소개로 초등학교 선생님인 알레떼를 알게 되었고 알레떼가 자기네 학교에 나를 초대해줬다. 가운데 선생님이 알레떼
이 학교에서는 선생님들도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나에게 영어로 질문했다. 물론 알레떼가 내가 영어로 대답해주면 대부분 스페인어로 쉽게 아이들이 이해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아이들의 웃음 바이러스를 내 마음속에 담아 두었다가 자전거 위에 있을 때 꺼내서 보는 게 내게 큰 즐거움이다.
열심히 아이들이 질문하고 열심히 나는 답하고.
알레떼의 반으로부터 귀한 선물을 하나 받았다. 크리스마스 양말과 함께 그 안에는 아이들이 나를 위해 써준 편지. 물론… 스페인어라서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는 읽을 수 있는 날이 올거라 믿고 열심히 간직 중이다. 양말은 아마도 자전거 앞에 달고 달릴 생각.
아이들도 교복 입었으나 안 입은 아이도 있었다.
사진속은 알레떼. 내가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에게 시선을 맞춰주는 것이다.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본 내용 중 하나. 아이들은 어른보다 키가 굉장히 작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른과 대화를 해야 할 때는 한참 위를 바라봐야 하며 아이에게 있어서 그건 굉장히 권위적이고 위협적일 수 있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들은 후로 아이들과 대화를 할 때는 항상 키를 낮춰서 눈을 바라보며 얘기하려고 한다. 어느 누구에게도 권위적이고 싶지 않고 위협적이고 싶지도 않다. 그냥 눈 서로 마주치며 웃음 질 수 있는 거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
나는 자전거 여행자다. 여행을 시작한 이래로 똑같은 질문을 무한반복해서 듣고 있다. 어쩔때는 하루에 수십번 똑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해서 대답해야 할 때 도 있다. 정말 수없이 반복되는 똑같은 질문에 수없이 반복해서 대답해야 하지만 나는 그 순간에 정말 최선을 다해서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 그들이 질문하는 것은 수백번 수천번 반복되는 것이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그 질문은 처음이기에..
웃음 가득한 자전거 여행을 만들어준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아직 3천키로밖에 달리지 않은 초보자전거 여행자인지라 그들 앞에 서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그들과 함께 나눈 꿈, 그 꿈이 꼭 실현 될거라 믿는다.
멕시코에서는 저렇게 트럭 뒤에 앉아서 가는 게 굉장히 흔한 일이다. 한국에선 불법이지만 멕시코에선 불법이 아니라고 한다. 경찰들과 군인들도 저렇게 트럭 뒤에 앉아서 총 들고 앉거나 서서 가곤 한다. 내가 자전거에 안장에 앉아 있을 때 길에서 마주치면 나에게 손인사 해준다. 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이들이 인사를 해줄 때 엄청나게 힘이 나고 고맙다. 특히 경찰들이나 군인들이 인사를 해주면 너무나도 고맙다. 어느 자전거 여행자가 경찰에게 돈 뺃긴 사연을 인터넷에서 올렸던지라 멕시코 경찰에 대해 너무나도 겁먹고 있었는데 의외로 손인사를 너무나도 잘 해주고 친절하다. 그런데 총을 들고 있는 완전무장한 상태에서 나에게 반갑게 손인사를 해주면 참 기분이 묘하다.
치과치료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 북소리가 나길래 가보니 아이들이 제각각 자기들의 음악을 만들고 있었다. 궁금했다. ‘니네 왜 북치고 있는거야’. 하지만 스페인어가 안되니..그냥 사진만 찍고 웃음인사 하고 돌아섰다.
오브레곤은 신기하게도 보행자신호등이 없었다. 다들 무단횡단의 달인 같아 보였다.
멕시코에는 정말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도로위에는 정말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제각각 돈을 버려고 한다. 구걸, 과일장수, 과자장수, 신문팔이. 심지어 저렇게 서커스를 하기도 한다. 멕시코는 정말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나라 갔다. 잘사는 사람도 많고 못사는 사람도 많고 한국의 70년대와 한국의 현재 2011년을 섞어놓은 모습이다.
오브레곤에 있을 때 카드 문제 때문에 고생을 했다. 우선 내 캐나다 비자카드가 도난결제 당했다. 내 지갑에 고스란히 비자카드는 있는데 결제내역을 보니 누가 700달러나 긁었다. 멕시코에서 딱 한번 돈 찾을 때 썼었다. 아무래도 멕시코 국경에서 돈 꺼낸 후 영수증을 쓰레기통에 버린 게 잘 못 되었나보다.
처음에 캐나다 은행에 전화 했을 때는 새로운 카드를 내 친구내 집에 보내줄 수 없다고 했다. 혹시나해서 두번째 다시 전화해보니 이번엔 다른 친절한 상담원이 그게 가능하며 또한 내가 돈 안 물어도 되니 걱정말라고 했다. 우선은 4주간의 조사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새로운 카드는 미국국경 노갈레스에스 호스트해준 에드워드 집으로 보냈다.
또다른 문제는 멕시코에서 만든 카드가 이용이 안 되길래 은행에 가보니 카드만들어준 사람이 뭔 실수를 해서 내 카드가 취소 되었으며 통장에 있는 돈을 받으려면 처음 카드를 만든 은행지점으로 가야 된다고 했다.
오브레곤에서 노갈레스 멕시코 보더까지 다시 가라니 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다 있나 싶었다. 더군다나 이건 자기네들 실수인데 왜 내가 고생을 해야 되는지도 이해를 할 수 가 없었다. 정말 마인드 컨트롤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머리속으로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혹시나 모르니 다른 은행지점을 가봤다. 역시나 또 안 된다고 한다. 노갈레스에서 오브레곤까지 2주걸려 왔건만 다시 돌아가야 한다니? 이번에는 정말 애걸복걸 했다. 다른카드는 도난결제 당했고, 자전거로 왔는데 다시 왔던 길 갈 수 없다고 부탁부탁을 했다.
결국 은행직원이 노갈레스에 전화하더니 내가 노갈레스까지 직접 안 가도 된다고 했다. 은행에서 3시간을 기다린 끝에 모든 멕시코 돈을 찾을 수 있었다.
혹시 아드리아나에게 치과문제 말하는걸 시도하지 않았다면..
캐나다 비자카드 도난신고 관련문제를 두번이상 통화하지 않았다면..
멕시코 카드 취소관련해서 다른은행에서 다시 한번 시도하지 않았다면.. 과연??…
어쨌든 모르는 일이다. 시도해서 나쁠 것은 없다. 누가 알겠는가. 다시 시도 했을 때는 다른 결과를 얻을지.
공감해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면 언젠가 기회는 올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렇죠!!ㅎ
신경치료에 크라운까지 했으면 미국에서는 크라운 종류에 따라 2천불도 쉽게 넘어갈 텐데.. 무료로 치료받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속 아픈 것도 참지 말고 소문 내고 다니시길. 젊고 건강하다고 몸 혹사시키지 마시고요. 😉
3년 3개월이 지난 지금, 멕시코에서 한 왼쪽 어금니가 깨져서 우크라이나에서 새로 신경치료 및 크라운 하고 있습니다. 비용은 160$정도요..^^
공감합니다. 훌륭한 경험을 하셨네요.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길 기원하겠습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용중 님께도 항상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자전거 모양 쿠키였군요..트로이목마로 생각했는데 ㅎ (농담입니다-)
뭔가 시도해서 손해볼건 없지요- 실패를 한다해도 거기서 또 얻는게 있고 배울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로이 목마요?ㅋㅋ
오랜만에 지난 제 여행기 보니… 신기하네요.. 기억 안나는 일도 있네여.ㅋㅋㅋㅋ 예로들어서 카드 게임 한 건 기억이 안 나네요..역시 이래서 여행기는 꼬박꼬박 밀리지 않고 써야 하는 군요.ㅋ
덕분에 멕시코 대중음식의 이름을 익혀봅니다.
무조건 부딪혀보니 해결되는 모습이 안도가 됩니다. 그렇게 인생도 배우는거지요..!!
치과의사의 호의.. 참 여행의 묘미가 바로 사람과의 인정 나눔이겠지요.. 멋져요
오랜만에 제 지난 여행기 보니 멕시코 일부 음식이름이 낯설게 보이네요.ㅎ
넵.. 치과의사의 호의 감동적이었죠!!
그런데 아쉽게도 왼쪽이가 부러져서 신경 치료 및 새로 크라운을 씌우는 중입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치과 치료를 받는 중인데..의사 말로는 왼쪽 신경에(canal) 뭔가가 채워져있어서 제대로 된 신경치료는 불가능하고 canal의 반정도만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렇게 될 경우 새로운 크라운이 얼마나 잘 버텨줄지 모른다고 하네요.
의사는 그냥 이를 뽑고 임플란트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고 하는데…
우선은 쓸 수 있는 데 까지 써봐야죠.ㅎ
나중에 잘 못 되면 우크라이나로 다시 날라와야 되겠어요..ㅎㅎ
이 여행기를 읽지않았다면, 멕시코에 대해 떠오르는 첫 생각은 마약인 채로 살았을 거예요.
밖에서 보기에는 돌아다니기조차 위험한 나라인데, 어떻게 저렇게 친절한 사람들이 많은 걸까요?
멕시코 같은 경우는 땅도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서요.ㅎㅎ 실제론 좋은 사람들이 매우 많아서 여행하기 정말 좋았어요..^^
쓰신글을 읽고 멕시코란 나라에 대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카드가 해결되어 천만다행이네요.
좋은 호스트 만나 치과 치료도 하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빈부의 차이가 심한데도 낙천적인것 같네요.
종교의 힘이 크다고 합니다